유행에 뒤처지지 않아야 해! 라며 외치는 아이와 생산적으로 밈 활용해보기
좋아하는 건 막을 수 없다.
저의 육아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재 유행하는 문화에는 괴랄하거나 선정성이 걸러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에 먼저 확인하고, 연령제한을 건드리지 않는 한 같이 보고 알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지요. 아직까지 핸드폰을 사주지 않았기에 어렵지 않게 이 교육관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엄마! 트랄랄레오 어쩌고가 요새 유행이래. 나도 알고싶어.
GPT한테 물어보면 안돼?”
단어에서부터 거부감이 들었던 요즘 그 유행. 알고보니 ai 이미지생성을 풍자하는 의도에서 시작된 괴이한 캐릭터들이 뜻하지 않게 전세계적인 밈이 된 것이었죠. “유행에 뒤처지지 않아야 해.” 라는 말과 함께 노트에 캐릭터 이름들을 적어내려가며 외우기 시작한 아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네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이해할만 해.
그런데, 꼭 유행에 따라가야만 하는 건 아냐.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알아두자, 라는 생각정도면 돼.
"그 말이 그 말 아냐?"
"느낌이 조금 다르지- 전자는 빠르게 달려가는 유행을 좇아가기 위해 힘겨워하는 모습이라면,
후자는 유행이라는 파도를 타고 즐기는 모습이지. 넌 어떤 모습을 선택할래?”
아이가 유행을 즐기면서, 학습적으로도 활용해보기
무분별하게 그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트렌드를 놀이로 활용하기 위해 몇가지 방법을 사용해보았습니다. 캐릭터를 외워야한다며 쭉 적어내려가는 아들에게, 나중에 그 이름만 보면 누가 누군지 헷갈릴 수 있으니 생김새의 포인트 몇개를 적어놓자고 하거나, ‘한번쯤 마주치고 싶은 캐릭터’ ‘가장 셀 것 같은 캐릭터’ ‘가장 약해보이는 캐릭터’ 등 캐릭터를 보면서 분석하고 파악해보는 놀이를 함께 해주었어요.
그후에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생성해보는 것도 좋은 놀이방법이예요.
캐릭터의 특성을 이미지화해보면서, 그 캐릭터가 살고 있는 세계와 지구로 오게 된 배경까지 이야기로 만들어서 창작해보면, 아이도 신이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낸답니다.
자신만의 브레인롯 세계관 캐릭터 생성해보기
한국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기존의 캐릭터에 새로운 동물을 추가해보기도 하면서 창작자의 역할을 경험해보는 거지요.
이 활동을 하면서 제가 아이에게 익히게 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였어요.
우리의 아이들은 나와는 다른 문화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그 문화는 매우 지능적이며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기에 날이 갈수록 더욱 따라잡기 힘들어질거예요. 그 시류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 우리가 가르쳐야할 것은 수학, 영어의 선행이 아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 그리고 ‘질문하는 능력’ 아닐까요?
좋은 질문이란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와 새로운 관점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의미합니다(<2030 자녀교육 로드맵>, 140).
외부의 힘에 끌려가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정체성에 맞게 삶의 주인이 된 존재가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저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주도적으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질문하는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기 때문입니다(Ibid, 146).
“나를 온전히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각, 세상을 탐험할 수 있는 용기와 호기심. 그 호기심을 끌어내기 위해 더 많은 이들, 다양한 존재와 손 잡을 수 있는 힘(Ibid, 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