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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 Nov 08. 2021

행복 즐겨찾기

영화, <행복을 찾아서>

요즘 개인적으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서 심적으로 지쳐있었다. 그래서 지난달은 거의 영화와 드라마로 버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해야 할 일, 혹은 해야 한다고 믿는 일을 놓치고 살았다. 어쩌면 휴식이 필요했던 건 아닌지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가 있었다.  바로 <행복을 찾아서>다. 오래전에 개봉했음에도 이제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영화 속에는 단지 한 사람의 인생을 넘어 모든 이의 인생을 담은 것처럼 묵직한 울림을 줬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이 글이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뒤로 가기 버튼을 클릭해도 좋만 나처럼 지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영화는 꼭 한 번 봤으면 한다.





자, 이제 진짜 영화 얘기를 해보자. 주인공 크리스는 한물 간, 심지어 비싸기까지 한 의료기기를 파는 영업사원이자 어린 아들을 둔 아버지다. 이미 그 비싼 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재산을 쏟아부은 것부터 고생길에 들어선 것 같다. 어쨌든 이걸 팔아야 생계가 유지되는데 한 대를 파는 데도 너무 힘다. 급기야 그의 아내는 생활고에 지쳐 떠나고 만다. 아들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아들을 끝까지 보호하려고 하지만 하늘은 정말 냉정 하리라만큼 그에게 가혹하게 굴었다. 집세를 내지 못해 결국 거리로 내몰리고 공중 화장실에서 어린 아들을 안고 물을 흘린다.





솔직히 하늘은 한 인간에게 이리도 잔인해도 되는 건지 영화를 보는 내내 턱턱 숨이 막혔다.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 나조차도 이제 그만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에는 주식 중개인의 일자리를 획득한다. 이 스토리는 실화를 토대로 했으며 실제 주인공은 주식 중개인에서 더 나아가 CEO로 성공다. 이런 입지적인 인물이 주는 교훈을 딱 하나로 꼬집어 말하긴 힘들다. 그냥 그의 삶을 천천히 보고 곱씹다 보면 우리네가 삶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인생의 축약 판이라고 할까? 갖가지 교훈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이 영화에서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하늘은 그를 단련시키고자 끊임없 시련을 주었다. 삶에 여유가 없을 때 크리스는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그도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은 곤궁하면 주변 사람에게 난폭해지는 것, 그래서 어쩌면 여유 있는 자가 조금 더 베풀고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실제 주인공이 크게 성공한 뒤로 기부를 하고 있는 것에서, 그 역시 이런 지혜를 배웠고 또 집을 잃은 그에게 무료 숙소를 제공했던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알고 있어서 일거다. 그리고 아마 힘들었던 시절의 기억이, 도움받고 싶었던 당시의 기억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가만히 앉아서 누군가의 도움만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현재 처지와 상관없이 좋은 차를 보고 부러워했고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보내는 대신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될 수 있냐고. 불우한 환경에 단념하기보다 꼭 저들처럼 살고 말겠다는 집념을 가졌다. 아내는 안될 거라고 포기하고 그를 떠났지만 그는 그가 가진 모든 능력을 써서 마침내 기회를 얻었다. 그 누구도 그를 못 미더워하던 때에, 농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아들에게 넌 날 닮아 농구를 못할 거라고 말하자 실망한 아들을 보며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다시 말한다. 안될 거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말라고. 그게 설령 나(부모)일지라도. 어쩌면 그가 아들에게 했던 말은 사실 그가 자신에게 외우는 주문이기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가 도둑맞은 스캐너를 찾기 위해 교통사고까지 당하며 도둑을 쫓아갈 때는 솔직히 어리석게 작은 일에 집착한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의 유일한 재산일지도 모를 몸뚱이를 던져가면서까지 기계에 집착하는 게 맞냐고, 역시 작은 것에 눈이 멀어 큰 것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한방 맞았다. 생각보다 행운이 찾아오는 시간은 길었는최후를 버티게 한 것이 바로 다시 찾은 한물 간 기계였기 때문이다. 그게 없었면 행운이 바로 코 앞에 있는데도 그 찰나의 순간을 버티지 못해 주저앉 영원히 기회 잡지 못했을 것이다. 이로써 또 한 번 느꼈다. 시련을 겪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미련하게 당장의 이익, 어쩌면 생존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 것에 그렇게 집착할 수밖에 없는지, 그렇게라도 지켜내야만 그에게 또 다른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결국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뭐랄까, 영화답게 긴 인생을 축약해 놓으니 그 어떤 순간도, 어떤 장면도 교훈이 서려 있다. 그래서 횡설수설하게 되고, 아직도 말하고 싶은 거리가 너무 많지만 그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깨달을 일이기에 이만 생략하기로 한다. 어쨌든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이 영화를 꼭 한번 보길 바란다. 얼마나 삶이 그를 휘몰아쳤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는 다시 일어섰는지. 옥같은 대사는 덤이다. 들면 제든 꾸욱 눌러볼 수 있게 내 마음속에 행복 즐겨찾기를 저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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