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 Dec 13. 2020

인생에 정답은 없다.

퇴사하고 유튜버가 되겠다고요?

요즘 직장인의 2대 거짓말이 '퇴사한다'와 '유튜브 시작할 거야.'란다. 아마 지금 뜨끔한 사람이 많을 줄 안다. 사실 난 두 개 다 해봤다. 비록 퇴사하고 바로 다른 회사로 옮겨 여전히 회사원일 뿐이고 유튜브의 조회수는 0으로 막을 내렸지만. 대기업 입사 10년 차의 친구는 자신의 소심함을 한탄했다. 입사 동기는 과감히 회사를 때려치우고 유튜브로 어마어마한 구독자와 수익을 얻었는데 도저히 자신은 그런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 눈물을 머금고 출근한단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붙잡고 낑낑 대다가 정답을 맞히면 미칠 듯 기뻤는데, 인생은 왜 정답이 없어서 늘 고뇌하게 만들까?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때론 차라리 정답이 존재해서 고민 없이 그 정답만을 좇으며 살고 싶다. 하지만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을.



20대 때 한창 자기 계발서와 성공한 사람들의 수기를 읽으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런데 나이 들수록 느끼는 점은 세상이 변했고, 따라서 과거의 정답이 오늘의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을 모두 따라 하기도 내가 역부족이다. 묵묵히 노력하는 힘도, 공부를 잘하는 것도 왜 타고나는 성질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까? 사람의 생김새만큼 적성도 다르고 능력치도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타고난 환경이 다르기에 완벽히 똑같은 시간을 투자해 같은 노력을 할 수 있는 것도 기적이지만 그렇다고 한들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누구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더라, 누구는 저렇게 해서 돈을 벌었다 더라.'이런 카더라 통신을 듣고 있자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흔들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소심해서 퇴사하지 못한다는 친구의 말처럼 경험치가 적은 사람이 함부로 그들을 따라 했다간 한 번에 고꾸라질 수 있는 게 인생이다. 그럼 다시금 '근데 성공할 수도 있는 거 아냐?'란 생각이 슬그머니 고갤 내민다. 이렇게 생각의 무한반복 속에 꼼짝없이 갇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을 결국 못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나를 비롯한 이런 소심한 사람들에게 고하니, 그럴 거면 차라리 그냥 다 해보면 되지 않나? 꼭 회사를 그만둬야만 유튜브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 입사동기는 과감히 퇴사해 투자까지 해가며 유튜브를 해서 일찍 성공했다. 시간과 자본을 확실히 투자한 것이 분명 성공의 한 요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환경과 여건이 안 되는 사람은 당연히 다른 방법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회사일도 힘들고 바쁜데 유튜브까지 하려니 미치겠다는 사람은 회사를 그만둬도 유튜브 제작이 결국 회사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아무리 피곤해도 회사 마치고 집에 와서 좋아하는 드라마 보고 게임도 하지 않는가? 좋아하는 일은 특별히 시간을 내서 하지 않는다. 저절로 하고 있는 것이지.



원하는 목표 달성까지 당연히 더 오랜 세월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직장도 없이 불안정한 마음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버틸 힘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게 낫다. 사실 그런 면에서 자기 계발서는 내게 유효하다. 다양한 방법 중에서 내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뭐, 자기 계발서의 유용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만약 내가 남들과 같은 길을 간다면 한 번쯤 이게 맞나 의심도 해 볼지어며,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고 해도 불안할 필요 없다. 어차피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이전 21화 나는 피해자가 아니에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