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빈부차이는 어디서 드러날 것인가

by 우비소년

예전에 해외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이 있었다.

“한 사회에서 빈부차이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충치, 정확히는 치과 치료였다.


아픈 사람은 많지만,

제때 치료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지금 나는 이 질문을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이렇게 바꿔 묻고 싶다.


AI 시대의 빈부차이는 어디서 드러날 것인가?


2년 전만 해도 AI는 생소한 영역이었다.

하드웨어 비용이 높았고,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어찌 보면 ‘특별한 사람들의 분야’였다.

그러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굳이 고가의 장비가 없어도,

브라우저만 있으면 누구나 AI를 쓸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1년 전만 해도 그랬다.

품질을 떠나서,

어떤 목적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놀라울 만큼 저렴했다.


그럼 지금은 어떨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구글을 보자.

이제 AI 서비스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

무료 혜택은 ‘서버 부하’라는 이름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중요한 건 이게 일시적인 조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방향 자체가 바뀌었다.

무료 → 체험 → 유료

이 흐름이 아니라,

무료 → 축소 → 사실상 접근 제한

에 가깝다.


그렇다면 비싼 돈을 내고 쓰는 서비스는 어떨까?

품질이 압도적으로 뛰어날까?

꼭 그렇지도 않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는다.

비효율의 끝판을 향해 달리는 구조도 적지 않다.

(이 이야기는 따로 써야 할 정도다.)


중국의 AI 서비스들도 다르지 않다.

품질이 좋아지면 비용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동시에 무료 혜택과 접근성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익숙한 말을 듣기 시작했다.

구독의 늪’.


흥미로운 건 동시에 들려오는 또 다른 이야기다.

“구독을 정리하고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이미 체감하고 있다.

모든 것을 구독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 지점에서 불길한 예감이 든다.

AI는 더 이상 대중적인 서비스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가볍게 체험하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쓰는 것’은 점점 비용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AI를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AI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느냐가 격차가 되는 시대.


미래에는

치과 치료 대신,

AI 사용 내역이

빈부차이를 드러내는 지표가 될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그록(Grok) 같은 서비스는 꽤 흥미로운 위치에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접근성을 유지하려는 시도.

적어도 “돈이 없으면 쓰지 마라”는 태도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의도치 않게 일론 머스크를 응원하게 된다.

그의 모든 판단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시장에서 드물게 ‘접근성’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AI의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가격표다.


그리고 그 가격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계급의 표식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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