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스스로 무너지는 제국

by 우비소년

예전의 네이버는 젊었다.

적어도 “막아서는 플랫폼”은 아니었다.

완성도는 떨어져도, 시도는 허용했고 실험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의 네이버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보수적이고, 이렇게까지 겁 많은 플랫폼이 또 있을까.


최근 AI법을 근거로 커머스에 적용되는 기준을 보면 그 인상이 확실해진다.

기준이 문제 해결을 향하지 않는다.

기준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AI는 쓰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판매자가 AI를 썼는지,

쇼호스트가 사람인지 AI인지,

얼마나 개입했는지,

형식과 수단만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그런데 묻지 않는다.


그 상품은 제대로 된 물건인가?

가짜는 아닌가?

카테고리 불량은 여전히 방치된 채 아닌가?


이건 우선순위가 완전히 뒤집힌 판단이다.


지금 네이버 커머스의 가장 큰 문제는 AI가 아니다.

품질 관리 실패와 구조적 방치다.

가짜 상품은 넘쳐나고, 분류는 엉망이고, 신뢰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플랫폼은 엉뚱한 곳을 때린다.

AI를 쓰지 말라고.


이건 관리가 아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통제다.


중국을 보면 상황은 정반대다.

커머스에서 AI는 이미 기본 도구다.

상세페이지, 라이브 구성, 추천, 운영 자동화까지

AI를 전면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수익을 낸다.

상당한 규모로.


그들이 똑똑해서가 아니다.

문제를 AI 탓으로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AI를 쓰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보고,

그걸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했다.


판매자는 더 편해지고


고객은 더 명확해지고


플랫폼은 책임질 부분만 책임지는 구조


이걸 설계했다.


반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AI냐 아니냐를 따지며 기술을 밀어낸다.

마치 기술을 금지하면 문제가 사라질 것처럼.


이건 기술 정책이 아니라 자기방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제 네이버 검색을 거의 쓰지 않는다.

지도 보거나 가격 비교할 때 정도다.

그마저도 습관처럼 들어간다.


블로그 알고리즘은 갈수록 이해하기 어렵다.

창작자를 보호하는 것도 아니고,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쯤 되면 질문을 해야 한다.


네이버는 지금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선택의 결과다.

열리면 살아남고,

닫히면 서서히 사라진다.


혁신을 막아서 플랫폼을 지킨 사례는 없다.

다만 혁신을 두려워하다가

조용히 영향력을 잃은 사례는 무수히 많다.


지금 네이버가 보여주는 태도는

안전한 선택이 아니다.

가장 비겁한 선택이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도구를 금지하는 것.


그건 관리가 아니라 포기다.


플랫폼이 스스로 늙어가는 순간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아니라,

기술을 믿지 못할 때다.


지금 네이버는

AI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변화 이후의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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