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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정메이트 Dec 08. 2020

내 팔자 내가 꼬이게 한 거지

브런치 라디오 도전

신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토정비결을 보러 다닌다. 내 팔자가 왜 이렇게 사나울까? 괴로운 마음으로 운세에 의지하는 사람도 있고, 내년에 목표한 일이 있어, 기대감에 찬 사람도 있다.

나는 사주, 팔자에 대한 이야기가 싫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팔자대로 산다고 말하는 데 처음부터 확정된 인생이라면 열심히 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렇게 부당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순탄했던 내 삶에서 결혼하고 이혼을 했다. 팔자 이야기를 싫어하던 내가 싱글맘이 되면서 팔자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다.

‘내 팔자가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되었지’, ‘내 팔자에 뭐.. 더는 안 좋은 일만 없으면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앞으로 내 팔자가 어떻게 될 것인가 두려움에 사주를 보러 다니기도 했다.

사주를 보면 나보고 왜 이렇게 빨리 결혼을 했냐고 물었다. 그 사람하고 궁합이 최악인데, 결혼  때 궁합 안 받냐고 물으셨다. 내가 결혼할 당시 우리 궁합은 최고였다. 내 고민 빼고는 완벽한 결혼이었다.     


요즘은 사주를 안 본다. 철학관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것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 변했기 때문이다.


난 사주팔자를 믿지 않기로 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선택 없이 환경적으로 타고난 것은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내 팔자 꼬인 것은 내 선택이었기 때문에 사주가 더는 부질없다고 생각한다.    


우희경 작가님의 브런치 북 <<나는 부러워하며 살지 않기로 했다>> 에서는 내가 계속 힘든 건 나답지 않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고 내가 살고자 하는 사람의 삶을 부러워하며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나는 참 질투가 많은 아이였다. 학창 시절 공부 잘하는 언니들은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초등학교 때는 공부 잘하고 얼굴 예쁘고 옵션으로 인기까지 많은 친구를 부러워했었다. 대학교 때는 얼굴은 그다지 이쁘지 않은데,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과 선배를 부러워했었다. 직장에 다니니 프로답게 일 처리하고, 거기에 센스 있게 상사 비위도 잘 맞춰주는 사수가 부러웠고, 결혼하고는 자상한 남편에 돈 많고 육아며 살림이며 완벽하게 잘하는 주부들이 부러웠다. 건강이 나빠진 후에는 건강한 사람을 부러워했었다.  

   

참 부러워하는 대상도 다양하고 그때그때 바뀐다. '엽기적인 그녀'전지현처럼 나란 여자.. 참 어쩔 수 없나 봐를 외치고 싶다. 왜 나는 항상 남들을 부러워했을까?


그건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데 있었던 것 같다. 항상 동경하던 꿈이 있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프로답게 일도 잘하고 거기에 인성까지 갖추고 돈까지 잘 버는 사람.  

이상은 먼데 현실은 못 따라가니 남들 부러워하기에만 바빴다.     

 

그렇게 부러워하는 삶만 살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결정일 때, 나는 없었다. 그 사람에 대한 의심과 내 마음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도 난 주위 사람들 부추김에 선택지를 남들에게 줘버렸다. 남들에게 그럴싸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고 과시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내 팔자를 내가 꼬이게 만들어버렸다.  

  

주위에 팔자 좋은 사람들을 관찰해보았다. 그분들의 공통적인 부분은 자기 결정을 절대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확신이 섰을 때, 결정한 것이었다.     

사업을 시작할 때나, 결혼을 생각할 때, 진로를 결정할 때, 중심은 자기 자신이었다. 흔들림 없는 자기 선택이 팔자를 좋게 만들어준 거였다.     


앞으로 나는 내 팔자 내가 꼬이게 더는 두고 보지 않으려고 한다. 나를 믿고, 신중한 선택을 해서 팔자가 더는 꼬이지 않았으면 한다.

내 팔자는 내가 개척하는 것이기에..


*사진출처: 동아사이언스 '[인간 행동의 진화] 사주명리학의 운명'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4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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