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 중고신입사원입니다 EP.009
입사 두 달이 흘렀다. 저번 주 금요일부로 팀원 한 분이 육아휴직을 떠나며 그 일을 내가 맡게 됐다. 당장 내일부터 그 사람 몫의 일을 해내야 한다. 인수인계는 어찌어찌 받았으나 받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내가 그 업무를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는 것을. 무튼 그래서인지 지금 부담감과 불안감이 상당하다. 새로운 환경과 업무에 적응을 해나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나의 에너지를 너무나 많이 소진시키는 일인 것 같다. 특히 나와 같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비교적 싫어하고 이것저것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업무 걱정들로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겐 초반 업무 적응기는 참으로 스트레스받는 과정인 것 같다. 더불어 업무 특성상, 바뀌는 것들이 많은 편인데 이 지점도 나의 불안을 증폭시키는데 한 몫한다. 답답한 마음에 이래저래 불평불만을 써 놓는 것 같은데, 뭐 어쩌겠나 내 마음이 이런 걸.
그래도 어차피 해야 되는 일이라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려고 한다. 지금의 일은 나에게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줄곧 안겨주고 있지만 그래도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요 근래 정말 하루하루 쉬운 날이 없지만 바꿔 생각하면 자칫 무료하고 무미건조할 수 있는 나의 일상을 일을 통해 좀 더 텐션 있어지고 난이도 자체도 올라가고 있지 않을까 한다. 쉽기만 한 인생은 몸과 마음이 편하겠지만, 또 그것도 그 나름대로 허무함과 권태감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최고겠지만 나는 비교적 난이도 있는 삶인, 전자를 택하겠다. 어쨌거나 한 단계 한 단계 해결할수록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고 그 자체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시간이 흐르고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그리고 그리 어렵지도 않았던 일에 혼자 걱정하고 고민하고 끙끙됐다고 생각하겠지. 그때 당시에는 꽤나 스트레스받았겠지만 결국에 시간이 흐르면 그 세기는 약해지고 희미해질 것이다. 그러니 힘든 상황을 그냥 초연하게 잘 흘려보낼 수 있는 여유로움을 이번 기회에 가져보려고 한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해보는 거다.
내일은 월요일. 매주 월요일은 보고가 있는 날이라 분명 또 힘든 하루가 될 것이 분명하지만 일을 할 수 있음에, 일을 통해 이렇게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그렇게 한주를 또 잘 살아내야겠다. 오늘은 니체의 말로 마무리를 해야겠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