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 신입 19주 차 : 충분히 잘하고 있어 넌

서른두 살 중고신입사원입니다 EP.019

by 욱노트

입사 19주 차가 흘렀다. 일단 내일은 휴가라서 부담이 조금 덜한 상황이다. 다음 주는 3일만 일하면 된다. 저번 주도 변함없이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쳤던 한 주였다. 함께 일하는 팀원에게도 한소리 듣고. 본인이 직책자도 아니고 책임자도 아니니 내 일을 봐주는 시간을 좀 덜 썼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분도 바쁘고 여유가 없으니까 그 말을 했겠지만 신입인 나는 이제 어떤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나 라는 생각과 함께 그 여파로 많이 다운됐던 한 주였다. 계속해서 업무가 바뀌고 또 새로운 업무가 추가되고 기존에 했던 업무와는 다른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되니까 솔직히 너무 버겁다. 나는 충분히 업무를 팔로업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돌아오는 피드백은 좀 더 업무에 책임을 가지라고 하니 (=알아서 잘하라는 뉘앙스의)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당신은 여기서 3년이나 일했지 나는 이제 4개월 됐다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충분히 적응을 했을 시기라고 생각한다나? 또 생각하니까 약간의 분노가 차오르는데 또다시 삭혀본다.


지난주에는 까다로운 업무들의 가짓 수가 많아지면서 특히 화 > 수요일로 넘어가는 일자에는 너무 스트레스받고 퇴사욕구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또 어찌어찌 일이 해결되며 그 순간을 다행히 잘 넘겼다. 내년 1월이 되면 이런 일들이 더 잦아질 거 같은데 이걸 내가 계속 잘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고 고민이다. 아니 좀 어지간히 힘들고 스트레스받으면 이게 직장생활이겠거니 하고 버티겠는데 이건 뭐 업무도 그렇고 깐깐한 팀장 업무 스타일 + 개인주의 가득한 팀원 영향으로 일하기가 점점 더 버거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이 제일 직장 푸념이 많은 거 같은데 이런 공간에서라도 이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야 이 시기를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해야지 뭐 어떡하나. 퇴사를 하면 다른 차원의 고통과 막막함, 무기력함이 올 텐데 참 쉽지 않은 인생이다. 어쨌거나 내일은 휴가고 이번 주는 3일만 출근하면 되니 마지막 연말을 잘 즐겨보는 것으로. 지금 나는 충분히 내 몫을 잘 해내고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그거면 됐다. 주변의 평가에 너무 휘둘리지 말자.

이전 19화서른두 살 신입 18주 차 : 견뎌내, 이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