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주는 두려움이 너무 큰 나에게

by 욱노트

늘 처음은 두렵고 어렵다. 처음엔 누구나 서툴고 미숙하고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만 나는 더 어렵게 느끼는 사람 같다. 특히 그것이 손으로 다루어야 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은 아무리 처음이라도 감을 빨리 잡고 금방 적응해 나가는데 나는 손에 익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어설픈 동작과 함께 삐꺽 대는 모습을 보일 때면 스스로 참 답답하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손에 익으면 그 누구보다 안정적으로, 실수 없이 해낸다. 손으로 느껴지는 감과 프로세스가 내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면 잔 실수가 거의 없다. 무엇이든 손에 익기만 하면 숙련자라는 소리를 들어온 것 같다. 미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반에 약하고 뒤로 갈수록 강해진다. 이런 나의 강점을 잘 알고 있음에도 초반에 나의 어리숙한 모습이 너무 싫어서 낯선 환경과 익숙하지 않은 것에 나를 노출시키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예로 헬스장에 가서 맨날 사용하던 운동머신만 사용한다거나 한번 손에 익은 물건은 쉽게 잘 바꾸지 않는다.


사실 내가 가진 고유한 성향이니 이것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가끔은 참 답답하고 스스로 미워질 때가 있다. 그냥 해보고 깨지고 배우면 되는 건데, 누구나 다 처음은 힘든 건데 그것을 알면서도 그 처음이 주는 '두려움'이 너무 커서 그 상황을 되도록이면 만들지 않으려 한다. 시간이 흘러 적응이 되면 누구보다 안정적으로 수행할 것임을 알면서도 여전히 처음 도전하고 배우는 과정이 두렵다. 그래서 더 조금씩 변화하고 싶다. 어렵겠지만,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서툰 것임을 받아들이고 지금 단계만 넘어서면 그 누구보다 잘 해낼 나를 그리며 그렇게 한 단계씩 한 단계씩 시도하고 도전해 가는 내가 되고 싶다. 그렇게 인생을 보다 성숙하게 성장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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