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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크 Sep 13. 2024

가장 보편적인 복지 '공원'

우리 집 정원을 너머 공원으로 

요즘 복지 포퓰리즘으로 난리다. 어느 곳에 복지를 지원하면 사각지대의 대한민국의 누군가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서 더욱 필요한 복지는 전 국민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해보니  대표적으로 복합문화센터 콘셉트를 가고 있는 도서관과 무장애디자인을 하는 공원이다. 



갑자기 공원 네가 왜 튀어나와? 


공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남녀노소는 물론 장애인들을 위한 무장애디자인(universal design)의 흐름으로 설계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이고 공평한 복지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누리는 공원에서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늘 보는 꽃과 나무는 아무런 의도 없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주민설명회를 통해 몇 번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번 수정에 걸쳐 오늘의 공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사람들이 불편함을 최대한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도서관 예산도 깎는 마당에 공원의 시설관리 및 노후화된 공원의 재정비를 위해서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거리를 나갈 때마다 감탄사가 나온다. 우리 어릴 때 보던 채송화, 무궁과, 맨드라미, 봉숭아, 해바라기, 나팔꽃, 붓꽃 등등이 있었다면 요즘은 품종이 개량되어서 더 튼튼하고 오래 볼 수 있는 외래종들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공원을 나가보면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설계자가 주민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려고 의도되었기 때문이다. 





사계절 정원이 숨 쉬는 공원


봄에 구근류들이 먼저 소식을 알려온다.  튤립들이 지천에 널린 것처럼 삭막했던 겨울 가지들 틈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운 튤립을 보고 있으니 생동감이 넘치며 올 한 해의 시작에 의욕을 불러오지 않는가? 



사람들이 지나가는 동선 따라 쭈욱 수선화가 심어져 있다. 겨우내 한국은 앙상한 나무가지와  마른 풀잎들로 삭막하고 추운 인상을 남겨준다. 그 사이에서 노랗게 올라온 수선화를 보며 싱그러운 봄을 떠올리게 한다. 



왼쪽의 수선화 길, 오른쪽은 마운딩(언덕)을 조성하여 지루하지 않은 길로 연출하였다. 


평평한 땅에 재미를 주기 위해 마운딩을 만들고 그 위 벤치를 놓고 앞 호수 전망을 바라볼 수 있게 연출한다. 



호수로 물이 모이도록 계류에는 조경석들을 놓아 자연친화적인 풍경을 유도한다. 




공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인공폭포를 만들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원함을 제공한다. 



물가의 초화류에 삼색버드나무를 심어 호수의 전경에 리듬을 주었다. 길 하나를 만들어도 시민들이 휴식과 안정을 취하도록 색상이 다양하게 보이도록 식물들을 식재한다. 




삼색버드나무 밑에 조경석들을 툭툭 놓고 인위적이지 않게 자연친화적으로 유도한다. 




잔디 위에 길을 자연스럽게 덮친 토끼풀이 은은한 미를 내뿜는다. 




봄이 서서히 지나갈 무렵에는 빨간 장미가 아름다움을 뽐낸다.

광장에는 경계석이 없는 다각형 형태의 화단을 만들어 세련된 디자인을 보이며 다양한 식재로 풍성한 장면을 만든다. 



수선화가 진 자리엔 아이리스가 피어난다. 


5-7월에 한참 풍성하게 자라난 수국은 한여름이 지나면 꽃이 지는데 깔끔하게 말라가는 형태를 보면 이 또한 자연스러운 정원의 모습으로 연출하여 가을 색을 덧입혀준다. 




여름이 지나가고 수선화가 지고 아이리스가 진 자리에는 다시 꽃범의 꼬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꽃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사초류(그라스류)들이 고개를 들어 가을을 맞이한다.  또 겨울이 다가오면 식물들은 다양한 질감과 형태로 여전히 겨울 정원의 모습으로 뽐낼 것이다. 계절과 온도의 영향으로 우리는 변화하고 있는 자연을 공원을 이용하며 느끼고 있다. 



이렇듯 공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마음껏 누리고 즐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발전되고 있다. 더구나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될수록 다양한 키와 다양한 연령, 다양한 신체활동,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연출한다. 디자이너의 많은 고심이 있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그저 즐겁게 이용하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이렇게 공평한 복지만 한 게 없다. 삭막한 아파트에 내 집 앞마당은 바로 우리 집 앞 공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원에 대해 막연하게 이용만 했다면 이제는 천천히 걸으며 벤치에 앉아 쉬거나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다양한 식재들을 감상하면서 공원이 있음을 즐기며 마음껏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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