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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편적인 복지 '공원'

우리 집 정원을 너머 공원으로

by 바크

요즘 복지 포퓰리즘으로 난리다. 어느 곳에 복지를 지원하면 사각지대의 대한민국의 누군가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서 더욱 필요한 복지는 전 국민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해보니 대표적으로 복합문화센터 콘셉트를 가고 있는 도서관과 무장애디자인을 하는 공원이다.



갑자기 공원 네가 왜 튀어나와?


공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남녀노소는 물론 장애인들을 위한 무장애디자인(universal design)의 흐름으로 설계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이고 공평한 복지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누리는 공원에서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늘 보는 꽃과 나무는 아무런 의도 없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주민설명회를 통해 몇 번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러 번 수정에 걸쳐 오늘의 공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사람들이 불편함을 최대한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몫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도서관 예산도 깎는 마당에 공원의 시설관리 및 노후화된 공원의 재정비를 위해서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거리를 나갈 때마다 감탄사가 나온다. 우리 어릴 때 보던 채송화, 무궁과, 맨드라미, 봉숭아, 해바라기, 나팔꽃, 붓꽃 등등이 있었다면 요즘은 품종이 개량되어서 더 튼튼하고 오래 볼 수 있는 외래종들이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공원을 나가보면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설계자가 주민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려고 의도되었기 때문이다.





사계절 정원이 숨 쉬는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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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구근류들이 먼저 소식을 알려온다. 튤립들이 지천에 널린 것처럼 삭막했던 겨울 가지들 틈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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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꼿꼿이 세운 튤립을 보고 있으니 생동감이 넘치며 올 한 해의 시작에 의욕을 불러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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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지나가는 동선 따라 쭈욱 수선화가 심어져 있다. 겨우내 한국은 앙상한 나무가지와 마른 풀잎들로 삭막하고 추운 인상을 남겨준다. 그 사이에서 노랗게 올라온 수선화를 보며 싱그러운 봄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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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수선화 길, 오른쪽은 마운딩(언덕)을 조성하여 지루하지 않은 길로 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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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땅에 재미를 주기 위해 마운딩을 만들고 그 위 벤치를 놓고 앞 호수 전망을 바라볼 수 있게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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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로 물이 모이도록 계류에는 조경석들을 놓아 자연친화적인 풍경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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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인공폭포를 만들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원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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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의 초화류에 삼색버드나무를 심어 호수의 전경에 리듬을 주었다. 길 하나를 만들어도 시민들이 휴식과 안정을 취하도록 색상이 다양하게 보이도록 식물들을 식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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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버드나무 밑에 조경석들을 툭툭 놓고 인위적이지 않게 자연친화적으로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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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위에 길을 자연스럽게 덮친 토끼풀이 은은한 미를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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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서서히 지나갈 무렵에는 빨간 장미가 아름다움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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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는 경계석이 없는 다각형 형태의 화단을 만들어 세련된 디자인을 보이며 다양한 식재로 풍성한 장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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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가 진 자리엔 아이리스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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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월에 한참 풍성하게 자라난 수국은 한여름이 지나면 꽃이 지는데 깔끔하게 말라가는 형태를 보면 이 또한 자연스러운 정원의 모습으로 연출하여 가을 색을 덧입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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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가고 수선화가 지고 아이리스가 진 자리에는 다시 꽃범의 꼬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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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사초류(그라스류)들이 고개를 들어 가을을 맞이한다. 또 겨울이 다가오면 식물들은 다양한 질감과 형태로 여전히 겨울 정원의 모습으로 뽐낼 것이다. 계절과 온도의 영향으로 우리는 변화하고 있는 자연을 공원을 이용하며 느끼고 있다.



이렇듯 공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마음껏 누리고 즐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발전되고 있다. 더구나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될수록 다양한 키와 다양한 연령, 다양한 신체활동,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연출한다. 디자이너의 많은 고심이 있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그저 즐겁게 이용하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이렇게 공평한 복지만 한 게 없다. 삭막한 아파트에 내 집 앞마당은 바로 우리 집 앞 공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원에 대해 막연하게 이용만 했다면 이제는 천천히 걸으며 벤치에 앉아 쉬거나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다양한 식재들을 감상하면서 공원이 있음을 즐기며 마음껏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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