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이야기 2

머리는 상징이다

by 김규성

늦봄 무렵 바깥 산책을 나갔다가 어느 집 지붕에 앉아 있는 새를 보았는데 모습이 처음 보는 새였다.

흔하게 보는 새와는 다르게 벼슬이 솟아 있고 무늬도 검정 줄이 뚜렷하여 확연하고 크기가 멧비둘기만 하였다. 집에 들어와 인터넷을 검색을 하니 정식 이름이 ‘후투티’로 깃이 인디언 추장이 쓰는 깃털 장식을 하였다 하여 일명 ‘인디언 추장 새’ 임을 알았다. 외국에만 서식하는 새로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텃새살이를 할 만큼 자주 목격되는 새이기도 했다.


동물의 세계에선 암컷보다 수컷이 아름다운 쪽으로 진화했고 사람은 여성이 좀 더 아름다움에 가깝게 진화했단다. 어떤 종은 몸에 색채 무늬를 두르고 또 다른 종은 머리에 뿔과 갈기 털 등이 솟기도 하고 특정 부위에 향香을 내뿜는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상징화했다. 후투티는 아름다움의 상징이 머리에 표현된 새다.


인간은 어떤가. 타고난 신체의 아름다움 외에도 장식품을 걸치거나 화장과 문신을 한다. 이런 표현은 평범함과 구분 짓고자 하는 힘의 노출이다. 가벼운 말로 남들보다 튀어야 남이 날 알아주는 자존감의 표시인데 머리 스타일이 한 방법이다. 머리 스타일이 표현하는 언어는 어떤 것인가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남성들 대표적인 머리인 삭발과 상고머리는 개인보다는 단체를 나타내고 자유보다는 통제 생활을 하는 지난날의 학생들과 군인들이 많이 깎았던 머리다. 2대 8, 3대 7 가르마 머리는 보는 이에게 단정하고 안정감을 주는 느낌이 있다 하여 공직사회에서 유행한다. 요즘은 자유분방하여 폭탄머리는 외부로 폭발하는 기운을 형상화하고 올백 꽁지머리는 전투적이고 마초 기질을, 닭 볏(베컴) 머리 역시 미국 원주민 모히칸족 전사戰士의 머리이니 이는 용맹함을 말한다.


여성의 머리 스타일은 남성들보다 훨씬 다양하고 갈래가 복잡한데 우리나라 서양식 근대 미용의 시작은 개화기 유학파 신여성들이 선보인 파마머리이며, 최초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1933년 3월 화신백화점에 오엽주라는 이가 ‘화신 미용부’로 미장원의 문을 열었다.(한국미용100년 참조) 그는 일본에서 영화배우로도 활동하였는데 주로 외국 유명인사들의 머리 모양을 연출하여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듯하다. 파마는 초기에 머리카락에 열을 가하여 방식이었다가 얼마 후 화학약품으로 웨이브를 만드는 방식으로 발전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머리를 매만진다 함은 머리카락을 자름은 기본이고 지금은 묶고 땋는 물리적인 방법과 화학적인 염색 파마를 한다 함은 머리카락에 힘을 주어 꼬고 세우고 펴는 형태다. 이런 행위는 머리에 태양과 달 파도 바람 등 자연을 담는 것이다. 강렬하고 생동함을 담는 태양과 물결치듯 은은한 머릿결이 곱슬머리니 웨이브 스트레이트니 현재 유행하는 머리스타일이다. 유행이란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아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해답이다.


젊은 미용사들은 스스로를 헤어 디자이너 연출가 라라 신분을 말하는데 자기만의 독특함을 엮어낸다는 데에서 예술가라 해도 어려움이 없다. 예술이란 어느 장르나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을 추구한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머리. 사람들에겐 나라는 존재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남들과 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적극적이냐 소극적이냐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이런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예술가이다.


그날이 그날이겠지가 아닌 오늘은 뭔가 새롭고 달라져야겠다면 머리에 ‘새싹 핀’ 이라도 꼽아보자.

그렇다면 당신은 의식하던 안 하던 이미 행위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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