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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by 김규성

타고난 성정이 순하고 악착같지

하루 이틀에 걸려 익숙해진 몸짓이 아닐세

깎아지른 절벽도 찰싹 달라붙어 다니지 않았던가

폭설이야 처음이겠냐만 베어 넘기고 깎아내리니

마땅히 살만한 데가 있어야지

주린 배를 참다 참다 내려와 뭘 배불리 먹었겠어


발굽을 하늘에 들고 누웠으니

이제 막 에미 품 뗀 듯한데

울타리를 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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