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눈부신 땅을 갈고 대지의 짐 져 나르고
지게 꼴 쏟아주고 등짝 툭 치며
어 오늘 큰 일했다
이 간단한 서사가
우물우물 씹히지 않는다
부드럽다
얼굴은 맑고 덩치는 커서
성실한 눈빛이 남아서
속성의 최상등급 근육질
저를 키운 아버지도 상군의 역꾼이었지
지금 내 속은 저녁이어서 배가 아프다
웃통 벋고 한 바가지 찬물에 씻어내는 기쁨의
노동 가족 동네가 없다
고도로 고층으로 집적된 단 칸에서
가려운 해방
문기둥에 등짝을 긁는다
허겁지겁 검은 봉지 속 거두절미
간편하게 완성된 산업의 미식요리에
몹시 배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