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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성

촌놈,

눈부신 땅을 갈고 대지의 짐 져 나르고

지게 꼴 쏟아주고 등짝 툭 치며

어 오늘 큰 일했다

이 간단한 서사가

우물우물 씹히지 않는다

부드럽다

얼굴은 맑고 덩치는 커서

성실한 눈빛이 남아서

속성의 최상등급 근육질

저를 키운 아버지도 상군의 역꾼이었지


지금 내 속은 저녁이어서 배가 아프다

웃통 벋고 한 바가지 찬물에 씻어내는 기쁨의

노동 가족 동네가 없다

고도로 고층으로 집적된 단 칸에서

가려운 해방


문기둥에 등짝을 긁는다

허겁지겁 검은 봉지 속 거두절미

간편하게 완성된 산업의 미식요리에

몹시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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