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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남는 장사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교환가치를 가진 상품

by 김규성

일찍 잠귀가 덜 떨어진 자리를 물리치고

세수하고 밥 몇 숟가락 입에 밀어 넣고

뛰어서 버스 타고 비 오고 눈 올 때는

귀찮고 불편하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


오전 내내 손님 두셋


세탁가방 가득 입지 않는 옷

6남매를 둔 젊은 부부에게 보낸다

산 불이 크게 난 곳에 보내기는 그곳 형편을 알 수 없고

텔레비전에서 젊은 사람들이 어찌나 밝고 당찬지

먹고 입히고 빨래해대는 큰 걱정거리를 시원시원하게

두드리고 치대며 뽀얗게 티 없이

제일 큰 놈은 제 어미 아비처럼 젖은 머릿수건질에 책가방 메고

낑낑대고 틈만 나면 헤찰하는 아이들


저 중에 필시 손재주 좋은 놈이 나오고

수완 좋은 놈도 있을 것이고

그럭저럭 살면서 형 누나 잘되라고

부모 봉양하는 놈 난봉꾼은 없을라

형제끼리 맘만 먹으면 뭔 걱정 있을까


형편 좋고 잘 배운 사람, 없어서 못하는 사람

남들이 하지 않는 대가족 살림이 부러워서

비싼 삯이라도 내야지요


이렇게 하루 번 돈이 시급 대비

내 서비스 노동은 교환 가치를 지닌 상품이 되질 못하고

많으면 많은 만큼 적으면 적은 대로 영업 대금을 밀어 넣고 나니


바닥에 잘랑 짤랑 맑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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