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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39화 눈물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샌딩&페인팅 공간!!

by Wooden Maker 배원열

나는 목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공예품을 만들다 보면 나무를 갈고 페인트 칠을 하는 일이 빈번하다.

기존의 공방에서는 이러한 작업이 야외공간에서 이루어졌는데 사계절을 정통으로 부딪혀야만 했다.


- 봄에는 페인트 칠 해 놓으면 송진가루가 내려앉는다.

- 여름에는 벌레가 내려앉는다.

- 가을은 딱 좋은데 태풍이 오면 작품이 굴러다녔다.

- 겨울에는 손이 깨질 것 같았고 페인트는 얼었다.


왜 이렇게 겨울은 긴지... 주로 해가 떠 있는 낮에 작업하려 노력했다. 공구의 회전으로 생기는 바람은 추운 날이면 손이 얼어 뼛속까지 시리게 했고 다 마른 줄 알았던 페인트는 실내로 들여오면 녹으면서 손과 테이블을 물들였다. 샌딩과 칠을 다시 해야 했다.


다년간의 노하우로 나름 해결책도 있었다.


샌딩작업을 할 땐 장갑을 끼고 비닐장갑을 끼고 또 장갑을 낀다. 섬세한 작업은 어려웠지만 손이 깨질 것 같은 고통은 해결할 수 있었다.


페인팅 작업은 큰 상자를 덮고 그 안으로 드라이기를 틀어 놓으면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고 건조가 가능한데 부피가 클수록 박스도 커져야 하고 드라이기도 여러 개 필요했으며 바람에 박스가 날아가지 않도록 돌을 올려놓아야 했다.


그러면 실내에서 하면 되지 않는가? 그럴 공간이 있었으면 이런 고생을 했겠는가!!

나무 분진을 마음껏 날려도 되는 공간!!

페인트 냄새가 진동을 해도 괜찮은 공간!!

사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


이 공간이 바로 '샌딩 & 페인팅 실'이다.


공간의 사이즈는 가로 4m × 세로 2m × 높이 3m


재료 : 샌드위치 패널 3m짜리 6장

부자재 - 하부용 S/T U 바, 상부&측면용 C/S U 바,

C/S L 바, 인코너 L 바, 아웃코너 L 바,

조립용 피스 또는 리벳

(샌드위치 패널 부자재 사용방법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youtu.be/ZEs77YRJWzM?si=fY4vLthM_ZFzrTRx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아래 이미지와 같다.

전에 살던 집에서 뜯어서 보관 중이던 방문이 여기에 사용될 줄이야. 역시 자재는 쌓아놓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물론 공간차지로 인해 불편함도 있지만 말이다.


집을 지으며 남은 재료를 활용해 만드느라 적당한 규격으로 자르고 모양을 만들어 사용해서 손이 많이 갔다.

https://youtu.be/VUI9msj7U14

이제 공간 확보가 되었으니 활용도 있게 꾸며보자!!

모든 가구는 내 키에 맞도록 최적화하여 만들었다.

어떤 작업을 할 것이냐? 어떤 공구를 올릴 것이냐?

하나는 페인팅 작업용 테이블(좌측) 다른 하나는 샌딩용 테이블(우측)


그리고 샌딩시 발생하는 분진을 효과적으로 배출하기 위한 덕트 시스템 장착!! 이 정도의 공간이라면 1마력 시로코팬이면 충분하다.

이제 공간을 활용도 있게 사용할 아이템 추가!!

다년간의 노하우로 작은 공간을 활용도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칠하려는 작품을 테이블 가운데 놓고 뿌리면서 칠을 할 때 작품을 돌릴 것이냐 사람이 주위를 돌 것이냐의 차이점이다. 사람이 주위를 돌게 되면 그만큼의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작품이 테이블 위에서 돌면 사람은 한자리에 서서 작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확실히 공간을 적게 필요로 한다. 이때 필요한 도구가 회전판이다.

이렇게 만들어 응용하면 작업동선과 불필요한 활동량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드디어 샌딩기와 페인트를 기존 야외공간에서 실내공간으로 들였다. 그리고 돈을 벌며 집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라 바로 가동에 들어갔고 그 쾌적함과 편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난 9년간 사계절의 악조건 속에서 작업하느라 고생 많았던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과도 같은 공간의 탄생이다.


사계절이 이젠 예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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