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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47화 돈이 다 떨어졌다. 내 집짓기 중단...

by Wooden Maker 배원열

돈이 다 떨어졌다. 내 집짓기 중단...


내 집짓기 도중 공방 이전까지는 무사히 마쳤지만 그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통장의 잔고가 제로에 다 달았다.

이쯤 되면 추가 대출을 알아보게 되는데 아내와 나는 추가 대출을 원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크게 돈을 빌려서 얼른 할 거하고 이후에 열심히 돈 갚는데 매진하는 것이 좋다고...

이 말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월급을 받는 직업이라면 생각해 볼만했지만 우리는 벌 때 벌리고 안 벌릴 때 안 벌리는 자영업자이기에 선택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은행도 이러한 자영업자에게 많은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2007년부터 유통, 상점, 카페를 하며 나름 잔뼈가 굵은 자영업자다. 늘 어려운 시기를 대비하는 방법을 알았고 돈이 잘 벌린다고 우쭐대지 않았다.

만약을 위한 준비를 할 줄 아는 꾀 생존력이 있는 자영업자이다.


내 집짓기 공사를 중단하고 당분간 열심히 돈 버는데 매진하기로 결정했다.

건 2년간 집 짓기와 돈 벌기를 같이 해오다가 돈 벌기에만 집중을 하니 세 가지 좋은 점이 생겼다.


첫 번째는 몸의 변화이다. 그동안 몸이 얼마나 혹사를 당했는지 모든 관절과 근육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공사만 안 했을 뿐인데 몸이 회복되어 갔다.


두 번째는 기술과 지식의 성장이다. 그간 열심히 경험한 것을 토대로 집 짓는 방법과 다양한 기술들을 더욱 깊이 있게 공부하여 더 좋은 공사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이것은 조만간 다가올 창고 짓기와 2층 집 실내인테리어의 초석이 되었다.)


세 번째는 주경야경 한 덕에 통장의 잔고가 다시 쌓여 다음 공사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간 집 짓느라 하고 싶어도 못했던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도 만들었다.

한동안 몸도 추스르고 내 집 짓기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통장도 어느 정도 채우고 기술을 향상해 가며 공사 관련 지식도 채우는 시간이었다. 솔직히 내 집 짓기를 직접 실천하시는 분들 또는 꿈을 꾸시는 분들에게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실내 인테리어 들어가기 전에 꼭 쉬어 가세요.'


직접 집을 지어본 사람으로서 해주는 충고이기도 하다.

골조 세우고 벽 붙이고 지붕 붙이면 큰 일은 끝난 거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실내 공사는 쉬울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지 마라!!

실내 공사는 골조와 외장 작업보다 최소 2배 이상은 힘들다!!


그렇기에 쉬어 가시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몸을 다시 완벽하게 회복시키고 실내 공사 공부도 하고 마음도 다잡으며 다음 공사 준비를 철저히 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


우리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집을 지으며 획득한 철 가공 기술은 철 가공 공간의 필요성을 높였다. 엄연히 철가루와 나뭇가루는 다르다 보니 같은 공간에 공존할 수 없었다.


내 집을 짓는 데 있어 철 가공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보니 '철공방' 공간을 만들기로 아내와 얘기를 마쳤다.


다음 이야기는 철공방 짓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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