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사>리뷰와 영화 추천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을 겪는 렌은 상황을 가만히 받아들이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이혼을 막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과거의 행복한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에서 카메라는 계속해서 움직인다. 인물의 동선을 따라가기도, 독자적인 움직임을 갖기도 한다.
요동치는 렌의 감정을 조용히 응시하기 보다는 함께 요동치며 렌을 따라 흘러간다. 프레임 안에 렌을 가두지 않고 렌이 움직이는만큼, 오히려 렌이 나아갈 여지와 공간을 만들어주는 듯한 움직임을 갖는다.
그 안에서 렌은 보다 자유롭게 움직인다.
나는 렌이 있는 힘껏 뛰는 장면이 좋았다. 아빠의 이삿짐 차를 쫒을 때도, 엄마에게 잡히기 않기 위해 뛸 때에도 렌은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이는 벗어나고자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려 애쓰는 움직임이다.
카메라는 그 속도를 놓치지 않는다. 렌과 함께 달리고, 때로는 반걸음 앞서 빈 공간을 보여준다.
영화는 아이가 이혼이라는 어른들의 사건을 겪으며 가만히 성장하게끔 두지 않는다.
성장에는 어떻게든 과정이 있어야 한다. 환상과도 같은 새벽의 장면이 지나고 동이 트면 렌은 크게 손을 흔들며 축하한다고 외친다. 렌은 기억을 쌓기보다 덜어내는 일이 지금의 나를 지키는 방법임을 이해한다.
붙잡는 대신 손을 떼야 하는 순간을 깨달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이들의 역동적인 뜀박질을 담은 영화 4편 추천
1. <클로즈> 2023, 루카스 돈트
상실의 아픔을 견뎌내는 소년의 이야기.
<클로즈>는 상실을 이겨냄이 아니라 견뎌냄으로 표현한다.
생명력이 가득한 봄에서 시작해 움츠러든 겨울까지 계절의 이동으로 소년의 마음을 보여주는 영화.
2.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8, 션 베이커
디즈니랜드 옆 임대주택단지에 사는 무니와 친구들, 그리고 어른들의 이야기.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과 어른들의 현실이 대비되어 더욱 마음이 아픈 영화.
3. <괴물> 2023,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누가 괴물인가’가 아닌 ‘우리는 무엇을 보지 못했는가’로 관점이 옮겨간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과 어우러진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으로 아름답다.
4. <자전거 탄 소년> 2011, 다르덴 형제
자신을 버린 아빠를 찾아 보육원을 떠나고 싶은 11살 소년 시릴과 그의 임시 보호를 맡은 사만다의 이야기.
시릴의 자전거는 과거를 쫒는 용도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도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