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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공장장님은 목재 유튜버

[제재소 다니는 직장인의 일상]

by 우드코디BJ

2005년 4월 23일 유튜브에 첫 영상이 올라왔다. 'Me at the zoo(동물원에 온 나)'라는 제목의 영상은 코끼리 앞에 선 남성이 코끼리 코를 칭찬하는 것이 내용의 전부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유튜브 앱을 사용하며 세계 이용자 수는 27억 명 정도로 추정된다.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의 광고 수입은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엔 한화로 약 42조 원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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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국내 지상파 콘텐츠 영향력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2023년 JTBC, YTN, KBS, 연합뉴스, 한겨레신문 등 5개 언론사가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낸 곳들 역시 전년보다 80~90% 줄어들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광고시장(약 16조 원)에서 방송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6%(3조 3000억 원)에 그쳤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 광고는 56%(9조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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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방송 업계가 불황에 빠지며 출연 기회가 줄어든 연예인들이 줄줄이 유튜브에 뛰어든다. 한때 '월드 스타'로 불렸던 가수가 치킨집에서 다른 손님들과 수다를 떨고, 한류스타로 이름났던 배우가 청담동에서 붕어빵 장사를 한다. 유명 발라드 가수가 순대 국밥에 소주를 마시며 맛집을 소개하고, 톱클래스 여배우가 미모를 가꾸는 꿀팁을 설명한다. 반면 친한 연예인을 출연시켜 진행하는 토크쇼가 난무해 식상하다는 반응도 있고, 미성년자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에서 유명인들이 술을 마셔야 하냐는 논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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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유튜브가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된다. 이제 먹방, 맛집, 요리, 취미, 리뷰, 여행 등의 콘텐츠를 두고 연예인과 일반인이 구독자 모으기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됐다. 우리 회사 공장장님은 유튜버다. 커다란 원목을 켜는 모습부터 부엌 선반장 제작, 목재 계단 가공, 우드슬랩 테이블 제작 등 50여 개의 동영상이 있다. 구매 가능하냐고 묻는 댓글도 있고 기술 배우고 싶다는 댓글도 달린다. 연예인 유튜버와 겨룰 일 없어 다행이라는 그가 언제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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