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창작자의 시간이 온다 (1/2)

직장 생활이야말로 당신의 콘텐츠를 길러낼 텃밭이다

by 우드코디BJ

이미 시작된 대전환


2025년, 아침 지하철. 스마트폰 화면을 스크롤하는 취준생의 한숨, 회사 복도에서 오가는 구조조정 소문에 불안해하는 직장인의 걱정스러운 표정. 이것이 우리의 현재이자, 과거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다.


지난 8월, 한 장면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 노동자 보호를 위한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는 그 순간, 증권시장의 로봇 관련주가 일제히 뛰어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 15%, 로보스타 10%, 유진로봇 8% 등 자동화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증권가는 이를 "노사갈등 심화로 인한 자동화 수요 증가"로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법안 통과 직후 미국 로봇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아이러니한 장면은 단순한 경제적 반응이 아니다. '노동'이 '자본'에 맞서는 구도가 이제 '인간'과 '기술'의 새로운 대전환으로 넘어왔음을 의미한다.


보호법이 부른 자동화 가속


관세 역풍으로 수출이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는 단지 어느 한 기업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외적 관세 장벽과 대내적 노사 갈등이라는 이중고에 갇힌 기업들은 자동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제조업 자동화 투자는 연간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로봇 도입으로 인건비를 최대 90%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이 선택받는 이유는 단순히 효율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파업', '휴무', '휴식'이 없는 노동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현재 업무의 30%가 자동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노동을 보호하려는 규제가, 오히려 '인간 노동' 자체를 시스템에서 밀어내는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다.


'직장'이라는 1분 15초의 짧은 꿈


인류 30만 년 역사를 24시간으로 압축하면, 산업혁명 이후 우리가 '직장인'으로 불린 역사는 고작 1분 15초에 불과하다. 인류 역사의 99.9%는 농부의 밭, 대장장이의 작업장처럼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흘렀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1분 15초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은행 창구직원이 ATM으로, 여행사 직원이 온라인 예약 시스템으로, 식당 직원이 무인 키오스크로 대체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20세기 중반 확립된 '평생직장' 개념은 1990년대에 사라졌고, 지금은 AI와 플랫폼 경제가 '직장' 개념 자체를 해체하고 있다.


우리가 당연시했던 직장은 인류사적 관점에서 보면 일시적인 발명품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발명품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모든 개인은 이미 '잠재된 창작자'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는 일은 무엇일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의미를 창조하는 '창작 활동'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 기획안, 제안서 같은 문서 작업을 생각해보자. 이는 본질적으로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업무 이메일 역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가공해 전달하는 글쓰기의 연속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것뿐이다. 대부분의 서류는 사내 문서함에 갇히지만, 동일한 스킬로 만든 콘텐츠는 외부로 확산되어 개인의 브랜드가 되고, 세상과 연결된다.


당신의 직장 생활은 이미 콘텐츠의 텃밭이다. 실패한 프로젝트는 '교훈의 씨앗'이 되고, 새로운 업무에 적응한 과정은 '성장 스토리'로 자라난다. 상사와의 갈등을 풀어낸 경험은 '소통의 기술'이라는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이처럼 당신의 일상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경험과 감정으로 채워진 창작의 원천이다. 이것이야말로 AI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고유성'과 '진정성'의 영역이다. AI는 데이터를 재조합할 수는 있어도, 당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미세한 감정과 통찰까지 복제할 수는 없다.


급속한 변화 속 새로운 기회


ChatGPT가 1억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개월이었다. 넷플릭스는 3년 반, 인스타그램은 2년 반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빠른 속도다. 기술 변화는 더 이상 점진적이지 않다.


하지만 이 급속한 변화가 개인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 시스템이 흔들리는 동안, 개인이 직접 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프라는 그 어느 때보다 잘 갖춰져 있다.


지식 창작자로의 첫 걸음


"그래서 뭘 어떻게 시작하라는 거지?"라고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또 다른 일'을 시작하라는 건 비현실적이니까. 지식 창작은 시간을 따로 내는 부업이 아니라, 기존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습관이면 된다.


첫 번째, 관찰하기. 매일의 업무를 '콘텐츠 후보'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오늘 내가 맞닥뜨린 문제는 무엇인가?"


"이것을 모르는 동료에게 어떻게 설명해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일상을 관찰해보자.


두 번째, 기록하기. 완벽한 글쓰기를 추구할 필요는 없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당신의 작은 성찰을 공유해보자. '기록'이라는 행위 자체가 생각을 정리하고, 경험을 지식 자산으로 바꾸는 첫걸음이 된다.


세 번째, 확산하기. 한 번 쓴 글을 다른 SNS에 조금 다르게 재가공해서 올려보자. 글을 고치는 과정에서 실력이 늘고,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당신만의 콘텐츠가 쌓이고, 좋은 콘텐츠가 쌓이면 전문성으로 인정받게 된다. 결국 강의, 자문,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지는 개인만의 가치 체인이 만들어진다.


1인 미디어 시대, 당신이 편집장이다


'일어난 일을 전달하는 글쓰기'는 이제 AI가 더 잘한다. 앞으로는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을 전달하는 글쓰기'가 더 큰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개인에게는 SNS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세상에 전할 수 있는 '역사상 최고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신의 경험을 정리한 기록' 이상으로 강력한 '지적 자산(IP)'은 없다는 사실이다. 농경 시대의 땅, 산업 시대의 자본에 이어, 지식 시대의 최고 자원은 개인의 경험과 통찰이다.


직장을 단순히 '돈벌이 하는 장소'가 아니라 '경험을 제공하는 환경'으로 바라보자. 그렇다면 오늘이 바로 당신이 '직장인'이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창작자'로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기보다는, 스스로 파도를 타는 서퍼가 되어보자. 당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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