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창작자의 시간이 온다 (2/2)

AI와 나눈 대화가 하나의 글이 되기까지

by 우드코디BJ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글쓰기


이 글은 우디(필자)가 질문하고, 카이(인공지능)가 대답하는 문답 형식의 대화록이다. 마치 졸업논문을 쓰는 대학생이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질문을 설계하듯, 결론을 가정하고 그 근거를 찾아나가는 과정이었다.


다만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이는 대신, 제자리에서 AI에게 정보를 요청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AI는 빠른 속도로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져왔고, 주제 의식은 나의 것이지만 근거를 찾고 문장을 구성할 때 AI는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1인 크리에이터'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물론 콘텐츠에 담을 핵심 메시지와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노란봉투법, 왜 AI 자동화를 앞당겼는가


우디: "작은 포크마저도 50% 직격탄… 한국 철강의 절망적인 현실"이라는 뉴스를 봤는데, 정말 심각하더군요. 미국이 관세를 50%나 때린다니, 이건 거의 공장 문 닫으라는 얘기 아닌가요?


카이: 맞습니다. 미국이 철강 파생 상품 전반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심지어 반도체에도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언급했죠. 다만 조건이 붙었습니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으면 관세를 면제해 주겠다는 겁니다. 사실상 제조업 기반을 미국으로 옮기라는 압박입니다.


우디: 대외적으로는 관세 폭탄, 대내적으로는 노조 문제… 그런데 바로 그 와중에 노란봉투법이 통과됐단 말이죠?


카이: 그렇습니다. 8월 24일 국회를 통과했는데, 그 직후 주식 시장에서 로봇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법이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리스크 요인으로 해석된 겁니다. 기업들은 '이러다가는 생산 차질로 버티지 못하겠다'는 불안감 속에서 자동화를 서두르는 겁니다.


우디: 노동자를 위한 법이 결과적으로 노동자를 대체하는 기술을 부추긴다… 참 아이러니하네요.


카이: 맞습니다. 국내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면 인건비를 10분의 1로 낮추고 생산성을 60% 높일 수 있다"고 말했죠. AI와 로봇은 파업도 없고, 24시간 일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이라는 변수를 아예 제거하는 게 최적의 선택으로 다가오는 겁니다.


직장은 인류사에서 고작 1분 15초짜리 발명품


우디: 카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직장'이라는 게, 정말 인류 역사 속에서 오래된 개념일까요?


카이: 사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인류 역사를 30만 년이라고 보면, 지금 우리가 말하는 '직장'은 산업혁명 이후 260년 동안만 존재했어요. 이걸 하루 24시간에 빗대면 고작 1분 15초짜리 발명품에 불과합니다. 그 이전 수십만 년 동안은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우디: 아, 그러니까 '출근'이나 '퇴근' 같은 단어조차 없는 시대가 훨씬 길었다는 말이군요.


카이: 그렇습니다. 직장은 인류사적으로 아주 짧고 예외적인 순간에만 존재했던 제도입니다. 게다가 이 짧은 1분 15초 동안에도 세 번의 격변을 겪었습니다. 산업혁명으로 '출근'이 생겨났고, 20세기 중반 '평생직장' 신화가 만들어졌다가 1990년대 이후 무너졌죠. 그리고 지금, AI와 로봇이 '직장' 자체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우디: 결국 우리가 평생 붙잡고 살아온 '직장'이라는 게, 사실은 아주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얘기네요.


카이: 네, 정확히 그렇습니다. 어쩌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인류가 원래 살아오던 방식, 즉 일과 삶이 하나로 얽힌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매개가 AI와 로봇이라는 전혀 새로운 기술이라는 점이죠.


화이트칼라의 문서 작업, 사실은 콘텐츠였다


우디: 카이, 그런데 직장인이 본업을 하기도 벅찬데, 기록이나 콘텐츠를 따로 만든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그냥 보고서 잘 쓰고 일만 잘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카이: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화이트칼라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 '정보를 정리하고 시각화해 전달하는 것'이에요. 보고서, 기획안, 이메일—전부 문서 작업이죠. 본질적으로 콘텐츠 제작과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는 하나입니다. 보고서는 문서함에 처박히지만, 콘텐츠는 퍼져나간다는 거죠.


우디: 그러니까 제가 매일 작성하는 보고서도, 시선만 바꾸면 사회적으로 쓸모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건가요?


카이: 그렇습니다. 직장에서 쌓은 경험은 단순히 개인의 업무 노하우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기록하면, 같은 길을 가는 후배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겠죠.


우디: 결국 개인의 기록이 곧 사회적 자산이 된다는 말이군요.


카이: 맞습니다. 이것은 사회 전체의 정보 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선배들이 경험을 남기고, 후배들이 그것을 읽고 배워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다시 그들이 기록을 남기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거죠. 그 과정에서 개인은 단순한 직장인을 넘어, 자신의 경험을 구조화해 가치로 전환하는 '지식 창작자'로 성장하게 됩니다.


N잡을 넘어, 지식 창작자로


우디: 카이, 그렇다면 이렇게 기록을 쌓고 콘텐츠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단순히 자기계발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말인가요?


카이: 그렇습니다. 그것은 자신만의 지적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입니다. 산업사회에서는 노동력과 시간을 파는 '직장인'이 중요했지만, 지식사회에서는 경험과 통찰을 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지식 창작자'가 핵심 인재가 됩니다.


우디: 지적 자산이라고 하니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지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카이: 직장인이 프로젝트 경험을 꾸준히 기록한다면 그것이 쌓여 하나의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원천 콘텐츠가 됩니다. 사람들은 점차 그를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인식하게 되고, 그 순간 그는 단순한 직장인의 정체성을 넘어섭니다. 자신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책을 쓰는 '작가', 지식을 나누는 '강사', 문제 해결을 돕는 '컨설턴트'가 될 수 있습니다.


우디: 결국 이건 단순히 "N잡을 해서 생계를 보충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본업에서 파생된 역량을 확장해 새로운 직업적 지평을 열라는 말이군요.


카이: 맞습니다. 진정한 N잡은 '생계형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자신의 핵심 역량을 확장하고 다층적인 정체성을 갖추는 과정입니다. 회사라는 울타리에만 갇히지 않고, 이름 석 자로 시장에 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죠.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남는 길


우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모두 자기 살길 찾느라 바쁜데, 기록을 남기고 공유하라는 게 말처럼 쉽나요?


카이: 보고서, 기획안, 회의록… 직장인이 하루 종일 쓰는 게 글입니다. 본질적으로 콘텐츠예요. 다만 보고서는 회사 문서함에 묻히고, 콘텐츠는 사회에 흘러갑니다. 청소노동자 김예지 씨가 《저 청소일 하는데요?》를 펴내며 자신의 노동을 자부심으로 바꾼 것도, 버스기사 허혁 씨가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로 일상의 언어를 세상과 나눈 것도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사실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이미 '콘텐츠의 씨앗'인 일거리와 '새싹이 움트는 텃밭'인 일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디: 결국 개인의 기록이 곧 사회적 자산이 된다는 말이네요. 선배가 경험을 남기면 후배가 시행착오를 줄이고, 후배는 다시 그걸 이어 다음 세대를 돕는 선순환.


카이: 맞습니다. 중요한 건 '혼자 살아남는 기술'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는 길'을 만드는 겁니다. AI는 데이터를 재조합할 수 있지만, 당신의 실패담에서 우러난 땀과 후회, 다시 일어선 용기까지는 흉내 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합심으로 이뤄낸 프로젝트 성공기나 동료애가 두터워진 경험담은 그야말로 '휴먼 스토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고유성이 바로 인간의 힘이고, 인간만이 꺼낼 수 있는 콘텐츠가 됩니다.


우디: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은 분명해지네요. "나는 지식사회라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신인재상, 즉 지식 창작자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카이: 네, 바로 그 질문입니다. 지식사회에서 살아남는 건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걸 넘어섭니다. 자신의 경험을 구조화하고, 타인에게 가치를 전달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직장은 사라질 수 있지만, 당신의 기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늘 남긴 짧은 메모 하나가 내일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AI와 인간, 새로운 협업의 시작


이 대화가 끝난 후, 나는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AI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사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던진 질문에 AI가 응답하고, 그 응답을 바탕으로 인간이 더 깊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이 탄생했다. 이것이야말로 AI 시대의 새로운 창작 방식이 아닐까.


물론 AI가 제공한 정보를 검증하고, 핵심 메시지를 구성하며, 독자에게 전달할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하지만 이 협업 과정에서 혼자서는 도달하기 어려웠을 깊이와 폭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당신도 AI와 대화하며 새로운 발견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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