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by 김태민

장을 보러 마트에 들렀다. 할인코너에 무설탕 제로 음료들이 정말 싼 가격에 한가득 놓여있었다. 그러나 정작 사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최근에 논란이 된 아스파탐 이슈가 원인이 된 것 같았다. 아스파탐의 암유발가능성이 뉴스로 보도된 후 유독 할인행사가 크게 늘었다. 섭취량만 지키면 안전하다는 후속보도가 이어졌지만 놀란 사람들의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아스파탐의 대체재로 수크랄로스를 사용하는 업체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수크랄로스 역시 DNA손상이라는 치명적인 이슈가 있다. 인공감미료는 살이 찌지 않는 설탕으로 불릴 수도 있겠지만 안전한 식품첨가물은 될 수 없다. 대가 없는 행복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감미료는 인류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다. 거의 모든 가공식품과 반조리식품 그리고 밖에서 사 먹는 대부분의 음식에 감미료가 들어간다. 인공감미료와 식품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료를 사서 집에서 조리해서 먹는다고 해도 별의미가 없다. 양념이나 소스 그리고 공장에서 제조한 원재료에 이미 화학성 첨가제가 들어있다. 우리는 모두 음식을 통해 수많은 화학물질을 섭취하면서 살고 있다. 화학은 인류 문명의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산업이다. 의식주 모든 면에서 화학은 큰 업적을 남겼지만 그중에서도 식생활에서 식품공학이 남긴 족적은 어마어마하다.


치매와 당뇨 그리고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온갖 질병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 그러나 단맛은 인류가 포기할 수 없는 가장 큰 기쁨이다. 화학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감미료를 발명해 냈다. 음식문화의 발전속도는 화학의 기술적 성장에 비례한다. 덕분에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단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설탕의 대량생산과 감미료의 발명은 인류의 삶의 질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를 했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누렸던 달콤한 행복은 공짜가 아니었다. 식욕이 무분별한 탐욕으로 변질되면서 인류는 식품첨가물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감미료가 불러온 유해성 논란은 뒤늦게 식탁을 근본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녹색먹거리, 슬로푸드, 푸드마일리지 같은 단어는 건강한 식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한다. 그러나 식품공학이 만드는 화학적 식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첨가제와 감미료로부터 벗어나도 식품보존제가 남아있다. 선도가 중요한 과일과 채소는 보존제 없이 식탁까지 도달할 수 없다. 사람이 만든 것 중에서 오로지 장점만 있고 단점은 하나도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 많은 음식을 더 저렴하고 다양하게 무제한으로 즐기게 된 만큼 더 많은 화학물질을 먹고살아야만 한다. 아스파탐의 유해성을 접하고 모두들 백안시하고 있지만 어차피 늦었다. 이미 우리 몸은 화학첨가물에 푹 절인 상태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인류가 더 많은 화학물질을 먹고살게 된다면 미래에는 죽어도 썩지 않는 몸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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