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아끼지마라

대인관계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2

by 김태민

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만큼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거리를 벌리면서 멀어지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과 배려에 상대방의 반응이 시원찮을 때 드는 허탈함은 곧 실망으로 이어진다.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할 때 그 사람에게 들이는 정성은 곧 진심이다. 그래서 정성어린 배려와 존중에도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가슴 속의 간직한 자신의 진심이 초라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일을 한두 번 겪다보면 자연스레 우리는 어른다운 어른이 된다. 함부로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진심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며, 쉽게 마음을 열었다 다치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는 그런 사람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친절과 배려는 소중한 진심에서 비롯되는 행동이다.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은 그 자체로 정말 순수한 것이다. 이런 마음은 모두 이익과 계산이 배제된 제대로 된 진심이다. 그러나 이런 진심은 전달되는 경우보다 외면 받는 경우가 월등하게 많다. 때에 따라서는 호의로 대한 사람에게서 날선 비수를 답례로 받기도 한다. 뒤통수는 언제 맞아도 아프다. 마음은 나이가 들어도 단련되지 않는 근육이다. 그래서 다치면 늘 아프고 고통스럽다. 아픈 상처는 모여 고통이 되고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아픔은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마음을 닫고 진심을 나누지 않으며 친절과 호의를 가장한 현란한 계산을 익힌다. 누적된 마음의 상처들이 작동시키는 이런 방어기제는 동물들의 보호색과 같아서 진심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버린다.

그러다보면 누군가를 정말 좋아하려고 마음먹는 일조차 어려워진다. 사람에게 다가가려다가도 자연스럽게 손익을 따져 계산을 하게 되고,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키우다가도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자기도 모르게 거리를 두게 된다. 그리고 이런 자신을 보면서 '나는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라는 자조 섞인 질문을 하면서 점점 더 폐쇄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누군가에게 진심을 건네는 일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자신의 소중한 진심이 외면 받거나 홀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이다.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은 없다. 소중한 진심이 홀대받고 하나뿐인 마음이 외면당한다 해도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아함으로써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존재다.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나에게 실망과 괴로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또 다른 누군가는 나에게 반드시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인생의 스코어는 일방적이지 않다. 언제나 치열하게 실점과 득점을 허용하는 듀스포인트다. 상처받았다면 반드시 위로받고 구제받는 순간도 온다는 사실을 믿어야만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 다시 말해. 어긋난 관계에서 발생한 아픔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의 기대치에 미달하는 상대방의 반응 때문이다. 하지만 오래된 친구나 하나뿐인 연인 그리고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타인은 결코 내가 아니다. 내가 얼마나 상대방을 사랑하고 좋아하고 아끼는지 상대방이 100% 이해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사람을 좋아할 때 우리는 이 기대치에 초연해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마음은 처음부터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더 크게 혹은 내가 준만큼 돌려받기 위해 주는 것은 진심이 아니다. 상처받는다 해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에 마음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는 나를 실망시키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나에게 행복을 준다.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순 없지만 그래서 나를 아끼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의 진심은 더 소중한 것이다. 진심을 아끼지 말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