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산책을 하는 날은 꼭 맥도널드에 간다. 천 원짜리 드립커피를 사서 2층 창가에 앉는다. 늘 같은 자리에 앉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풍경을 본다. 도로 위 차량행렬은 오늘도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져있다. 매장 옆에는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려고 대기 중인 차들이 늘어서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글을 쓰다 보면 사람들이 하나 둘 2층으로 올라온다. 창가 자리는 늘 인기가 많다. 오늘도 금세 가득 찼다. 모처럼 날씨가 맑은 월요일이다. 창문 너머 아파트단지 위로 새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다. 글을 쓰다 말고 한참 동안 하늘을 구경했다. 벌써 9시가 넘었다. 아침은 늘 빠르게 지나간다.
똑같은 프랜차이즈라도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에서 주고받는 대화내용은 조금 차이가 나는 편이다. 아침부터 햄버거를 손에 들고 진지한 화제를 꺼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가볍게 패스트푸드를 먹으면서 꺼내는 주제는 대게 단순한 것들이다. 하지만 카페는 다르다. 커피 한 잔을 두고 마주 앉은 사람들 입에서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온다. 아침이고 밤이고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 여럿이 잡담과 험담 그리고 밀담을 나누다 보면 점점 목소리가 커진다. 엿들을 생각은 없지만 큰 소리가 나면 귀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서 아예 음악으로 귀를 덮는 것 같다.
자영업자 시절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밤마다 부엌에서 글을 썼다고 한다. 작가마다 선호하는 환경이 있다. 나는 맥도널드에서 자주 글을 쓴다. 일주일에 서 너번은 맥카페를 마시면서 에세이를 완성한다. 이쯤 되면 제2의 작업실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스타벅스에 비해 맥도널드는 회전율이 높다. 바쁜 아침시간에 오래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맥모닝을 먹으면서 열띤 토론을 벌이는 사람도 없고 시끄러운 잡담을 늘어놓는 사람도 없다. 느긋하게 앉아서 한 시간 정도 글쓰기에 참 좋은 환경이다.
글 쓰는 시간은 한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길어야 40분쯤 앉아 있다 일어난다. 커피를 마시면서 글감이 되는 소재와 주제를 찾는다. 어떤 날은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기 전에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할 때도 있다. 이런 날은 좀 특별한 날이다. 겨우 한 문단 남짓 쓰고 집으로 돌아갈 때가 훨씬 더 많다. 어차피 단 번에 완성되는 글은 없다. 문장을 고치고 표현을 다듬는 과정이 글쓰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것과 글쓰기는 닮았다. 맛과 향을 음미하려면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차나 글이나 느긋하고 여유롭게 즐기는 마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