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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의존과 중독문제

AI 디스토피아 시리즈 3편

by 김태민

챗GPT의 유해성과 의존성을 경고하면 이제 비웃음을 산다. 그러나 비웃음은 위기를 반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대중은 AI챗봇의 장점과 강점만을 거론한다. SNS에는 챗GPT와 나눈 대화를 캡처해서 업로드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고민을 털어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할 수 없는 내밀한 대화를 AI와 주고받는다. 애칭을 붙여주고 마치 소중한 친구처럼 대한다.


순기능과 역기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애초에 한 몸이고 서로 분리할 수 없다. 앞면과 뒷면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생성형 AI를 사무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늘 사용하는 여러 생산성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채팅을 통해 정서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순간부터 챗GPT는 도구가 아니라 인격체가 된다.


AI를 도구가 아니라 친구로 여기는 사고방식이 문제의 원인이다. 챗GPT는 입속의 혀 같은 존재다. 친구이자 동반자로서 한결같은 태도와 온도를 가지고 이용자를 대한다. 짜증을 내거나 등을 돌리지 않는다. 늘 내 편이고 항상 내 입장을 대변해 준다. 현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함께 나누는 대화가 늘수록 친밀감과 공감대는 증가한다.


AI챗봇과 인간의 관계는 다툼이나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관계다. 바로 이점이 챗GPT의 가장 큰 위험요소다. 이상적인 인간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면만 있는 사람은 없다. 소통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면서 인간은 갈등하고 다투고 화해하면서 성장한다. 충돌하고 대립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고통스럽지만 지나고 나면 사람에 대한 경험치가 된다.


하지만 AI챗봇은 그럴 일이 없다. 쓴맛이나 떫은맛 없이 단맛만 가득한 디저트다. 달콤한 맛에 길들여지면 쓴맛이나 떫은맛을 점점 멀리하게 된다. AI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직무와 직장 같은 사람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대체하는 것이다. AI챗봇이 대중화되면 사람들 간의 관계는 단절되고 소통이 급감하게 될 것이다.


의사소통은 다름을 이해하고 차이를 받아들이는 창구다. AI챗봇과 보내는 시간이 늘고 사람을 대신해서 내밀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람들 간의 소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즐겁고 편한 AI와 소통하는 것을 즐기게 되면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사람과의 대인관계를 점점 기피하게 될 것이다. 챗GPT는 인간의 결핍을 파악하고 심리적인 취약점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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