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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코치 Jul 14. 2021

문제의 발견

일 잘하는 사람은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낸다

중견기업 IT Solution 회사에서 스타트업 플랫폼 회사로 이직을 했다.

Agile Coach라는 다소 생경한 포지션은 '어떻게 일하는 것이 옳은가요?' 라는 쉬운 질문에

어려운 대답을 해야 하는 고민이 많은 자리다.


위 질문은 바꿔 말하면 |

'미션을 공유하는 회사라는 집단에서 어떻게 해야 팀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과 같다.

즉, 팀으로 일 잘하는 사람은 그럼 무엇이 다를까? 를 생각해보면 된다.




나는 크게 3가지 측면을 기준으로 삼는다.  


우선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만약 당신이 상명하복의 회사 생활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문제란 상명하복, Top-Down 식으로 존재했지 본인이 생각해서 맞는지 따져들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 경험상, 팀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새롭게 정의하거나 완전히 다른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아래와 같은 3가지 질문을 자주 던지며 문제를 발견한다.


'이 문제로 도움을 줘야할 대상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요?'

'이 솔루션으로 어떤 가치를 전달해야 하나요?'

'그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이 질문은 강력한 효과가 있다. 대답해야 하는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이 기능을 사용할 고객이 누구인지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영업팀이라면 계약할 클라이언트를 떠올릴 테고, CS담당자라면 엔드유저를 떠올릴 것이며, PR담당자라면 신문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할 고객을 떠올릴 것이다. 이처럼 이해관계자들마다 서로 다른 고객(타겟)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잊혀진다.



두 번째는 그렇게 파악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능력이다.


내가 경험한 개발 프로젝트들은 과학적으로 , 데이터적으로 증거를 댈 순 없지만 항상 아래와 같았다

회사에 사람이 많고, 시간이 많고, 돈이 많아도
언제나 만들어야 할 기능은 차고 넘친다


언제나 일에 쫒겼지, 우리팀이 일을 쫒아 본 경험은 극히 드물다.

그런데 극히 드문 경험에서 성공케이스는 우선순위를 제대로 파악했을 때다.

회사에서 하면 좋은 일들은 수백 수천가지다.

하지만 이걸 다 할 수 있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기능에 집착해야 한다.

이걸 우린 1순위라고 부른다. 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이 1순위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우선순위 파악을 잘하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게 제일 중요한 일이 맞나요?'

'1순위 업무만 해야지 왜 2순위, 3순위에 집착하나요?'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뭔가요?'


이 질문의 효과 역시 강력했다. 팀 전체가 손가락 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수 많은 협업요청 사항을 과감하게 커팅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는 그 어떤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다.
'옆 부서 동기는 나랑 친하니까 그 요구사항은 먼저 해줘야겠다' 따위의 개인적인 우선순위 의사결정은 팀 내 다른 동료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Peer-Pressure 를 받게 된다. 팀은 치열하게 가장 중요한 것 하나에만 집중하게 된다. 문제의 크기가 작을 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작고 중요한 Feature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 능력은 공유능력이다.


회사에서 Sync를 맞춰야 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일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1인 연구원이라면 마지막은 Skip해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팀으로 일하고 있다면 어쩌면 이 마지막 능력의 부재로 당신이 회사에서 중용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합리적 의심)


공유라 함은 지난 시간의 의사결정을 지금 내 앞의 동료들을 위해 잘 정리해서 꺼내놓는 능력이다.

여기서 쉽게 겪게 되는 상황 하나.  

- 1시간 전 회의결과에 대해 정리해서 공유했더니 같은 회의에 참석했던 A 개발자가 이렇게 말한다 'API를 자체 개발하자는게 아니라 외부업체 솔루션을 사용하자는 이야기 였어요' 또는 '7월 7일에 미팅하자는게 아니라 문서만 공유하자는 이야기 였습니다' 이처럼 방금 전 한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도 정리하고 공유하는 순간 다르게 오해하고 있었음을 우리는 수 많은 회사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왜 일까? 그 사람들이 혹은 서기를 맡은 내가 잠시 졸았나? 집중력이 흩뜨려졌기 때문인가?

그것보다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시각적 청각적으로 우리는 시시각각 제한을 받고, 우리의 상상력은 탁월한 인사이트를 줄 때도 있지만 대부분 엉뚱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휘발되지 않는 '글' 이라는 도구로 내용을 정리하고 다시 싱크 맞추는 것은 회사에서 팀으로 일할 때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공유를 잘하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상황을 불편해 한다


- 사전 어젠다가 없이 진행되는 안건회의

- 방금 전 끝난 회의에 대해 서기가 회의록 공유를 하지 않는 경우

- '자 일단 모여서 이야기 해봅시다' 로 시작되는 회의 ( 대부분 시간만 잡아먹고 Action Item 도출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니 사실 더 최악은 '다음 회의 때 다시 이야기 해봅시다' 로 끝나는 경우다)




자 여기까지가  '어떻게 일하는 것이 옳은가요?' 라는 쉬운 질문에 대한 어려운 대답이다.


동시에 묻게 된다. 나는 지금 이렇게 일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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