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구축 전략 8단계, 삼성과 제네시스 성공 사례로 배우는 브랜드
결핍, 그리고 열등감은 피해야만 하는 파도가 아닙니다. 성장을 위해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마중물입니다. 우리에게 열등감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결핍의 증거들 속에 브랜드의 기회, 성장의 가능성이 숨어있습니다.
마케팅이 지갑을 여는 것이라면 브랜드는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 마케팅이 머리를 겨냥한다면 브랜드는 심장을 향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바로 '나'라는 브랜드입니다.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강민호 저>
새로운 브랜드를 세상에 알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입혀야 하고, 그 이야기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스토리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한 팩트의 나열도, 과장된 포장지도 아니다. 스토리는 그럴싸해야 하지만 허구여서는 안 된다. 형태가 없는 것에 형태를 부여하고, 차별화된 이야기를 통해 고객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
이야기의 힘은 전달자에게서 나온다. 아무리 흥미로운 내용이라도 전달자가 강약을 조절하지 못하고 재미를 가미하지 못하면 그 힘은 약해진다. 명품 브랜드를 보라. 그들은 스토리와 희소성을 품고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될 때 브랜드는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새로운 브랜드가 명품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속에 차별성과 희소성, 그리고 이야기가 녹아들어야 한다.
브랜드 구축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단기간에 유명인을 동원해 화제를 모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신기루처럼 금방 사라질 수 있다. 빠르게 타오르는 불은 빠르게 식는 법이다. 진정한 브랜드는 시간의 힘이 녹아들고, 그 속에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일 때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자신이 직접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쌓아온 흔적들이 모여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다시 이야기가 될 때 비로소 브랜드는 세상에 각인된다.
브랜드를 시장에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나아갈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둘째, 성공한 브랜드들을 분석해야 한다. 성공 사례를 연구하고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브랜드를 구축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셋째, 우리만의 스토리를 정리하고 차별화 포인트를 명확히 해야 한다. 다른 브랜드와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세상에 알릴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넷째,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스토리를 쌓아가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꾸준함으로 시간의 힘을 빌려야 한다. 이야기가 힘을 얻는 시간을 기다리며 지속적으로 브랜드에 색을 입혀야 한다.
다섯째, 적절한 매체와 전달자를 선택해야 한다. 누구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전할 것인지 신중히 결정하고,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야 한다.
여섯째, 브랜드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직접 브랜드를 체험하고, 그들의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퍼지도록 해야 한다.
일곱째,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상품의 질과 서비스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을 매일 점검하고 유지해야 한다.
여덟째, 내부 구성원들이 브랜드의 홍보대사가 되어야 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브랜드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질 때, 브랜드의 진정성이 전달된다.
삼성의 브랜드 여정은 시간과 혁신이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1970년대 가전제품 대량 생산으로 시작해 흑백 TV 제조로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이후 반도체 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1990년대에는 세계 최초 64M DRAM, 디지털 TV, MP3 전화기 등 혁신적 제품들을 쏟아내며 글로벌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시기 삼성은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며 파란색 타원형 배경의 흰색 로고로 글로벌 브랜드 통일화 전략을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을 강조하며 초일류 브랜드로 도약했고, 로고를 시그니처 '삼성 블루'로 단순화하며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삼성의 진정한 힘은 기술 혁신에서 나온다. 반도체 분야에서 DRAM 독보적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HBM과 DDR5 같은 첨단 제품군에 집중 투자해 AI 시대에도 기술적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2010년대 갤럭시 S 시리즈의 성공으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장기간 지켜왔고, 2024년 1분기에도 20.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삼성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6년 연속 세계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기업 중 유일한 성과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의 AI 경쟁력 강화, AI 홈 경험 확장, AI 반도체 투자, 고객 중심 브랜드 전략을 가치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는 브랜드 독립과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다. 2015년 현대차로부터 독립적인 브랜드로 출범하며 대중차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하고 럭셔리 시장에 정면 도전했다. 출범 후 7년 10개월 만인 2023년 9월, 제네시스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국내 약 69만 대, 해외 약 31만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립했고, 대표 모델 G80은 2025년 5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 5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네시스의 성공은 객관적 지표로도 입증된다. 미국 J.D. 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2022년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 1위를 달성했고, 2017년 첫 평가 이후 6년 연속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기술 경험 지수 조사에서는 2025년까지 5년 연속 전체 브랜드 및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석권하며 BMW, 벤츠 같은 유수 업체를 제치고 첨단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제네시스의 차별화는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브랜드 철학에서 나온다. 제네시스 하우스, 브랜드 체험 공간, 전용 멤버십 서비스 등을 통해 차량 판매를 넘어선 차별화된 럭셔리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단순히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독립된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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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제네시스의 성공이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제품 품질 유지, 전문가적 의식,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전략적 마케팅이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는 핵심 요소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시간의 힘을 필요로 한다.
개인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이런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힘에 겨울 수 있지만, '나'라는 브랜드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시간의 겹이 쌓여 자신의 스토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들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드러나며 나만의 색과 브랜드가 되고,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브랜드로 살아가게 된다.
각자의 색은 존재하지만 그 의미는 다르고, 전달되는 메시지도 다르다. 나만의 브랜드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우리 스스로 소중히 여겨야 하며, 그 과정이 곧 삶의 과정이다. 삶의 과정을 함부로 낭비하지 말고 차곡차곡 하나씩 쌓아가며 시간의 힘을 믿어야 한다.
브랜드는 시간을 먹고 자란다.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가치가 달라진다. 실력과 끈기, 차별화된 역량, 그리고 그 가치를 꾸준히 밀고 나갈 용기가 필요하다. 그 모든 과정에 스토리가 녹아 있어야 하고, 이런 복합적인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브랜드는 진정한 힘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