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과 냉이 된장찌개 — 봄이 깨우는 기억과 사람 이야기
벚꽃이 흩날리며 봄의 눈꽃을 바라봅니다. 봄이라는 계절의 생동감이 온몸으로 느껴지고,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향기가 뒤섞입니다.
화창한 봄날의 날씨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합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옛 연인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노란 개나리의 미소에 기분이 설레기도 합니다. 봄의 잔치가 여기저기 벌어집니다. 겨울의 움츠림에서 활짝 피는 봄의 꽃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활짝 열리게 됩니다.
창문을 열고 하늘하늘한 봄바람을 맞이합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창문을 통해 몸으로 스며듭니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되살아납니다. 한참 동안 밖을 바라보며 순수한 추억들에 넋을 놓아 버립니다. 그 풋풋했던 기억들이 그리워집니다.
어머니와 캐던 냉이 향이 지금도 느껴집니다. 밭에 나가 파릇파릇한 냉이를 호미로 캐며 바구니가 가득 채워지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냉이를 흐르는 찬물에 씻어 어머니는 냉이 된장찌개를 끓입니다. 온 집안에 봄이 왔습니다. 겨울의 된장찌개와 냉이가 들어간 봄의 된장찌개는 다릅니다. 겨울의 우리와 봄의 우리가 느끼는 감성이 다르듯, 둘은 다릅니다.
봄이 오면 혈관 속에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는 단어들이 흐르는 듯 자꾸 감성에 빠져듭니다. 집 마당에 피는 꽃들과 땅에서 잠을 자던 풀들이 자신만의 색과 향을 내며 올라올 때 느꼈던 어린 시절의 감동들이 지금의 나이에도 살아 움직입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은 후 산책을 합니다. 사무실에 있으면 봄의 화창함보다는 서류와 과업에 빠져 자연의 기분을 알지 못하고 지나칩니다.
점심 산책은 자연의 기운을 직접 느끼며 사람들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갑니다. 모두들 느낍니다. "봄이 왔구나. 날씨가 너무 좋네. 그냥 다 좋다." 자연은 그렇게 우리를 감동시킵니다.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이유는 늘 자연과 함께 놀아왔기 때문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자연 속에 푹 빠져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추억들은 계절 속에 담겨 있습니다.
특히 봄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계절입니다. 생명이 활기를 찾고, 들판의 푸른 식물들이 두터웠던 겨울의 땅을 뚫고 봄을 맞이합니다.
헤어졌던 연인들은 옛 연인에게 전화하고 싶어지고, 봄의 향기에 취해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싶어 집니다. 옛 추억이 담긴 영화를 찾아보고, 어린 시절 들었던 음악에 심취합니다.
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그리고 겨울도 찾아옵니다. 마음에 겨울이 찾아오면 세상은 겨울로 변해 버리고, 마음에 봄이 찾아오면 온 세상이 봄이 됩니다.
계절이 찾아오는 흐름이 자연의 흐름이라면, 마음의 계절이 바뀌는 것은 삶의 변화입니다. 꽃피는 봄이 와도 누군가에게는 겨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봄은 마음의 겨울까지도 흔들어 놓기도 합니다. 다시 시작하고 싶고, 다시 일어나고 싶게 만듭니다.
자연은 이미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온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자연은 인간보다 더 위대합니다. 자연이 지닌 에너지는 사람이 상상하지 못한 범위까지 웅장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자연이라는 세상 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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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곁에 있는 자연을 쉽고 가볍게 생각합니다. 자연이 주는 가치와 소중함, 추억들을 잊은 채 인간의 위대함을 자랑합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미세한 존재입니다. 자연을 이해할 때 삶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향기와 움직임을 느낄 때 삶은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봄바람이 주는 생동감을 느끼고, 봄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할 때 우리는 그 순간을 감탄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우리가 자연의 삶을 느끼며 함께 살아갈 때, 우리의 삶도 비로소 느낄 수 있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 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 있다. <봄길, 정호승 저>
일로 고생하며 분주히 노력하는 후배 직원들과 봄에 관해 이야기하다 이런 말을 합니다.
"잘 만들어 가야 우리 후배들도 좋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데. 그런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다. 너희들 한 명 한 명이 봄이면 회사도 봄이 되고, 너희들 한 명 한 명이 겨울이면 회사도 겨울이 되는 거야. 서로 의지하며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봄을 만들어 가자.
난 이런 그림과 사진들이 좋더라. 자연만 있는 사진보다 그 속에 사람이 있는 그림. 자연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가 꽃피는 공간의 그림이 좋더라고. 사람도 하나의 그림 속 풍경이 되는 그런 그림. 우리가 속해 있는 회사라는 곳도 너희들이 존재하기에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하나의 자연 속 풍경이 되는 거 아닐까."
감성이 폭발하는 봄이 왔습니다. 아침 새들의 소리도 더 경쾌해집니다. 사랑하고 그리운 어머니와 아버지의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봄의 소리에 마음이 흔들린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이 모든 삶의 풍경들 속에 살아 숨 쉬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것에 감탄합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 지금의 삶의 흐름, 회사라는 공간에서 동료들과 나누는 이야기들. 이 모든 것들이 봄이 찾아오며 저의 세포에 자극을 주는 단어들이 되어 줍니다.
봄은 우리에게 봄을 느낄 수 있게 환경을 변화시킵니다. 지나가는 꽃들이 예뻐 보이고, 하늘의 구름이 여유롭게 느껴집니다.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봄이지만, 또 돌아오는 봄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 속에 살아 있습니다.
봄은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