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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n 21. 2022

탑건 매버릭,  전설이 되었다.

탑건 매버릭을 보며 전율을 느끼다.

탑건은 나에게 전설이다.


F14의 이륙과 착륙 장면은 잊을 수가 없고 전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굉음과 노을 진 바다는 무엇인지 모르는 내 속의 울컥함을 끄집어냈다. 중학교 시절 극장에 가서 이렇게 멋진 영화를 만났다는 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고 미국 영화는 한국영화보다 너무 뛰어나다는 편견을 갖기도 했다. 늘 토요명화를 보며 행복해했고 친구 집 가서 빌려온 비디오테이프를 쌓아놓고 보며 뒤끝의 여운들을 잊고 싶지 않았다. 극장에 가는 것도 시골에서는 쉽지 않았지만 극장에 가게 되는 경우는 늘 개봉 전 포스터나 광고지를 들고 나와 들뜬 마음으로 개봉날을 기다렸다.


탑건의 탐 크루즈가 돌아왔다.


미션 임파서블의 탐 크루즈도 아니고 제리 맥콰이어의 탐 크루즈도 아니고 레인맨의 탐 크루즈도  파 앤 어웨이의 탐 크루즈도 어퓨 굿맨의 탐 크루즈도 아닌 탑건의 탐 크루즈가 돌아왔다. 나에게는 중학교의 전설적 영화 주인공이 30년이 훌쩍 넘은 시간에 탑건 후속작 탑건  매버릭으로 돌아왔다. 세월은  20대의 꽃미남 매버릭을 60의 매버릭으로 변화시켰고 영화는 그를 더 멋있는 파일럿으로 돌려보냈다. 탑건 OST만 들어도 영화 속 장면과 그가 뿜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내 세포의 한 부분은 아직도 레전드 영화를 위해 공간을 빌려주고 있었다.  영화 속 탐 크루즈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숨죽여 부러워했고 행동이 말해주는 탐 크루즈의 용기를 늘 추앙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릴 적 추억들이 조금씩 작아지려 할 때 다시 탐 크루즈의 탑건 매버릭이 돌아왔다.


나이 든 모습을 보면 실망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했다. 탑건은 젊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인데 너무 인위적 조미료를 넣은 영화로 변질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분명 20대의 탐 크루즈는 60이 되었고 얼굴에 주름이 지어졌다. 같이 등장하는 패기의 젊은 파일럿과는 힘이나 모습에서 작아 보였다. 시대가 바뀌어 F14가 F/A-18E/A로 바뀌고 초음속 비행기도 등장하며 해군의 파일럿 사령탑 탑건은  구시대의 유물처럼 취급받고 파일럿도 필요 없는 무인 전투기가 등장하는 시대로 이젠 탐 크루즈도 한물 간 주인공인 듯 심드렁하게 팩폭을 넣는다. 하지만 그건 잠시의 이야기다. 영화를 볼수록 그 말들은 잊혀진다. 탐 크루즈는 20대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 60이다. 젊은 파일럿이 가질 수 없는 경험과 자신감, 후배들을 사랑할  수 있는 포용력, 당당해야 할 때를 알고 있는 리더,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을 갖추고 나이를 먹었다.


영화 시작부터 F/A-18E/A의 엔진 굉음과 하늘로 전투기가 이륙하는 장면에 danger zone 노래가 들려오고 80년대 탑건을 그대로 갖다 놓았다. 아직도  비행 중 친구를 잃은 슬픔을 잊지 못하고 살지만 비행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후배들이 상관이 되어 있고 자신은 비행에 1등이지만 늘 원칙에 벗어나는 행동으로 아직도 대령으로 남아 있지만 그는 군을 떠나지 못한다. 매버릭은 중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후배들을 짧은 시간에 육성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을 겪고 결국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실전으로 후배들과 같이 뛰어든다.


매버릭은 후배에게 생각하지 말고 하라고 말한다. 그냥 하라고 말한다. 자신이 그래 왔고 지금의 삶도 그렇게 살아오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고백하는 것처럼 후배들에게 그렇게 말한다. 틀에 갇히지 말고 믿으라고 자신을 믿고 행동하라고 계속해서 우리들에게 20대의 방황하던 매버릭이 60이 돼서 돌아와 나를 자극한다.


60의 매버릭 그리고 탐 크루즈는 진정한 나의 멘토가 되어 주는 듯하다. 20대 때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나를 야단치더니 지금의 매버릭은 아직도 그러고 있는 나를 다시 한번 호통친다. 그리고 젊은 후배들에게도 이렇게 나도 할 수 있는데 작은 것에도 좌절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말한다. 탐 크루즈는 직접 전투기를 몰며 촬영을 했다고 한다. 영화 속 모습만이 아닌 영화 밖 삶도 그는 멋있는 매버릭이다. 열정을 잃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열정적으로 산다. 더 해 보고 싶은 것이 많다고 한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전달하고 싶다고 한다. 진짜 멋있는 인생선배 같다.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나의 어린 시절 탑건을 보며 느꼈던  전율을 다시 일으킨다.


단순히 오락 액션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영화다. 예전 미국 영화 블록버스터를 감탄하며 보았던 어린 시절의  느낌이다. 다시는 이런 탑건  영화는 나올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탑건 1편과 30년이 지난 탑건 매버릭은 진짜로 레전드 영화를 이 세상에 남겼다. 한동안 영화를 보고 와서도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다시 보러 가야 할 것 같다. 탐 아저씨가 존경스럽고 탑건이란 영화가 준 여운에 감사함을 느낀다.


살아있고 역사를 느끼고 세월이 가슴속 뜨거움을 끄집어낼 때 행복은 찾아온다. 잊혀가는 것은 그것으로 의미 있고 추억은 그것으로 아름답다. 탐 크루즈의 세월은 너무 멋있게 익어왔고 탑건은 그 궤적을 같이 해 왔다. 탑건은 나에게 전설이 되었다.


탑건 OST

https://youtu.be/4 JTuot3 vc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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