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트레이드오프가 기본원리이다. give and take의 원리가 존재하는 시스템이고 선택과 집중이 움직여지는 체계이다.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가치나 대가를 지불해야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경제학자의 말처럼 공짜보다는 유료를 선호하고 유료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한다.
회사는 자본주의 체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주체이다.
회사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해야 한다. 판매를 통해 이윤을 얻고 재투자를 통해 생산품의 가치를 높여 재판매한다. 이런 순환적 과정 속에서 회사는 지속 성장을 유지하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생존한다. 회사 내에 일하는 직원들은 회사가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의 노동력을 투자한다. 투자한 만큼 기업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불해 주고 사무실을 임차하여 각자의 자리를 만들어 준다. 직원들이 회사의 자원이기에 human resource 팀을 유지하며 사람들을 관리한다.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은 기업에다 자신의 가치를 팔아 보상을 받고 그것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경제생활을 한다. 개인 가치에 따라 평가받고 시장에서 평가받은 수준으로 각자의 몸값이 정해진다. 프로선수들이 실적과 역량에 따라 몸값이 측정되듯이 개인마다의 연봉이 측정되어 월단위로 급여가 나간다. 연봉의 차이는 여러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자신이 속해 있는 회사의 수준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고 자신이 속해 있는 업종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속한 부서의 중요도에 따라 달라지고 전문성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몸값은 달라지게 되어 있다. 그게 자본주의라는 경제 시스템에서 이루어지는 공정성이다. 급여의 차등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공정하다는 말로 모두를 평등하게 획일화해서 보상을 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공정하지 않은 시스템이 될 수 있다.
회사는 상품을 팔지만 그 속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무슨 가치를 팔고 있는 것인가?
결국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회사에 팔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직장인의 가치가 시간과 성실함이었다. 기계화되고 효율화되지 않은 시장에서 개인은 자신의 시간과 성실함으로 기업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갔다. 사람의 손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기업의 시스템으로 많은 인력이 모여 같이 힘을 합해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지금 한 명이 할 수 있는 양을 과거에는 2~3명이 붙어서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 인건비는 저렴하고 회사는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구조였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군사 독재의 잔재들이 남아 획일화된 문화를 요구하고 기업은 그런 군대식 문화를 받아들여 상하관계를 철저히 나누었다. 그곳에서 직장인들은 나를 찾기보다 조직을 찾았고 회사생활에 올인하는 모습이었다. 회사는 모든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다. 직원들이 많은 시간과 성실성을 회사에 보여주길 바랐다. 누구보다 먼저 사무실에 나와 가장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이 칭찬받고 조직생활 잘하는 직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버지 세대의 직장인들은 무엇을 팔며 살아왔는가를 물어볼 때 대부분이 시간과 성실함을 팔며 살아오셨다고 말할 것이다. 그럼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팔고 있는가?
지금의 직장인들도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다. 하지만 과거 시간의 양보다는 적을 것이다. 많은 부분이 효율화되었고 불필요한 일보다는 효과성을 추구하는 부분들로 전환되어 시간 단축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 성실함은 다른 관점이 되었다. 성실함은 부족한 시간과 부족한 자원을 메우기 위한 노력의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하고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선호한다. 그럼 우리는 회사에서 무엇을 팔고 있는가? 자신의 가치를 판다는 것은 회사에서 자신의 가치가 의미 있다는 말이다.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이 생산적이냐를 따져봐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타율과 타점이다. 타율은 얼마만큼 자신이 경기에서 죽지 않고 살아 나가느냐 문제이고 타점은 결정적 순간에 얼마나 팀에 기여하느냐를 보여주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자신의 타율과 타점이 얼마나 되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회사 내 경쟁 속에서 생존해야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굉장히 냉정한 말이다. 상대평가를 통해 살아남는 자와 떠나는 자가 존재하고 그들 속에서 살아남은 자가 승자가 된다는 말이다. 건조하고 냉정하다. 결국 생존하지 못하는 자는 자신의 가치를 팔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회사를 떠난다고 패배자는 절대 아니다. 개인마다의 삶이 빛나는 곳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늘 고민이 된다.
직장에 남아 있을지 떠나야 할지를 고민한다. 스스로가 작아지고 평가에 밀려 자신의 가치가 가볍게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평가는 경쟁이다. 절대평가는 경쟁이 아닌 듯 보이지만 그것 또한 기저에 깔려 있는 의미는 경쟁이다. 경쟁 속에서 자신의 가치가 작아질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직장인들에게 지속적 챌린지가 다가온다. 이때 생각할 가장 좋은 방법은 회사에 감정이입 되어 모든 것을 회사 내 시각으로 보는 방식을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범위를 넓게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세상이란 곳이 회사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보고 있는 시각의 각도가 좁기 때문에 그것이 전부처럼 보이는 것이다. 시각의 컴퍼스를 넓혀서 새로운 세상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단시간에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회사를 다니면서 지속적으로 외부의 시각으로 자신을 쳐다보려 노력해야 한다. 세상의 변화를 유의 깊게 보며 자신의 가치가 어디에 맞는지도 찾아봐야 한다. 그런 활동들이 부캐이다. 결국 직장인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경제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돈이라는 수단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지금의 경제 시스템에서는 우린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그 외 나머지 시간과 열정은
자신의 세계관을 넓히는데 써야 한다. 자신의 삶에 시간과 효율성을 접목시키고 자신이 살아가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단시간의 훈련이 아닌 장시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배움이 진행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실수하는 것은 직장에 있을 때 시간을 축척해 나가며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 가지 못하는 부분이다. 회사를 떠나야 하는 시점에서야 절실히 느끼며 후회한다.
우리는 회사에 시간과 자신의 가치를 팔고 있는 것이다.
그에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너무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생애곡선이 꺾이고 가치가 회사에서 낮아지는 시점이 오는 것은 자명하다. 그때를 대비하여 장기 플랜을 갖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자격증일수도 챗GPT의 전문가일 수도 작가일 수도 사진스토리텔러일 수도 투자자일수도 어떤 것도 좋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빨리 씨앗을 던져 놓고 그 씨앗을 키워나가야 한다.
직장인들이 가장 불안한 것은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시점 본인이 무엇을 할지를 모르고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라도 자신의 부캐를 만들어 보고 끊임없이 배우고 세상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직장인들의 불안감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나 스스로를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시간의 가치를 축척하는 사람에게는 불안감이 아니라 기회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직장인들은 깊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