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 포지션 애매할 때.. 준비하라

우수성과자의 고민은 자기 인식의 시간이 된다.

회사에서 포지션이 애매한 상황이 될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철저한 자기 인식이다. 왜 포지션이 애매 해졌을까를 이해해야 한다. 이해한다고 모든 것이 해소되지는 않지만 그다음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원인 분석되어야 한다.

타 회사에 다니는 후배가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고민이 있다며 자문을 구한다.

"선배. 영업 실적이 우수해서 핵심인재로 인정받아 왔어요. 우수한 실적으로 직급이 올라가고 오랜 거래처들을 보유하며 팀에서 빠질 수 없는 구성원으로 평가받아왔는데 지금은 직급이 올라가며 팀장 자리를 수행해야 할 시점이 되면서 일을 서서히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있어요. 회사에서 팀장 자리가 금방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주요 거래처 일도 후배들에게 넘기고 팀장 자리에 대한 기회도 확답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좀 애매해지더라고요. 늘 바빴던 시간들이 요즘은 약간 시간이 생겼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오히려 불안하기까지 해요. 지금까지 해 온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이렇게 포지션이 애매해지니 고민이 되네요"

자기 안의 침묵과 접촉하는 법을 배워라. 그리고 모든 것에 나름의 목적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라.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이런 상황은 다행이지. 네가 역량 미달자라서가 아니라 기회가 되었을 때 언제라도 팀을 떠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과정이니 괜찮지. 과도기에 포지션이 애매해지는 것은 당연한 거야. 그렇게 바삐 달려오며 회사에 기여해 왔는데 지금의 낯선 상황이 어색하고 불안하지. 회사를 다니며 나도 부서를 11번 이동할 때마다 늘 낯섦에 대한 도전이었고 한동안 포지션이 애매한 상황이 되더라고. 답답하기도 하고 내 역할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많았어. 오히려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는 나를 더 채찍질했어. 틈틈이 책도 많이 읽고 스스로를 단단히 담금질하려 했던 것 같아. 지금 너도 그런 상황 아닐까!"

회사에는 저성과자와 우수성과자가 공존한다. 저성과자는 조직 적응력도 떨어지고 실적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회사 내에서 주변인처럼 외딴섬이 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우수성과자는 조직 적응력도 뛰어나고 실적도 두각을 나타내어 인정을 받는 직원이다. 하지만 어떤 부류든 동일부서에서 오랜 시간 있다 보면 새로운 기회들이 생기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성과자는 다른 부서에서 받으려고 하지 않고 우수성과자는 팀 내에서 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후배의 고민은 우수성과자라는 타이틀로 인해 한 부서에서 오래 있게 되었으나 선임이 되면서 보직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우수성과자라는 이미지가 회사 내 알려져서 보직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하겠지만 본인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로 가게 되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 애매하다. 지금 위치의 부서에서 팀장 보직을 받으면 좋겠지만 이미 팀장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타 부서의 보직으로 변동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잘 생각해 보자.

자신의 분야를 지속적으로 살려 시장에서 몸 값을 높이고 전문가로 성장하려 하려 한다면 이직을 생각해 봐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상황 속에서 지금까지 해 온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일들을 정리하면서 다음의 기회를 위해 준비할 것들을 추출하고 관련된 책들과 정보를 모아 공부를 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늘 영업을 위해 저녁이 없는 생활을 해 왔지만 지금은 자신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자신의 다음을 만들어 갈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영업을 하다 보면 그 분야만 바라보는 관점이 생기기도 한다. 영업을 배우는 충분한 시간이 되었으니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 거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회사를 바라보기도 했으면 한다. 또한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준비된 리더가 되기 위한 사전 준비들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마 회사는 후배에게 많은 여유를 주지 않을 수 있다. 우수성과자를 어떻게든 활용할 생각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 템포 쉼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니 이 시간을 준비의 시간으로 활용하면 된다.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어떤 것의 주인도 될 수 없다. <나폴레옹 힐>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것은

1. 세상 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한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한다. 특히 경제/경영 서적과 자기 계발 서적을 통해 자신의 관점들을 다양화했으면 한다.

2. 쉼이 있는 잠시의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자기 인식 시간으로 가졌으면 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경력과 향후 살아가며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3. 가족과 보내지 못한 시간들을 이 타임을 통해 보냈으면 한다. 삶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지치고 탈진하는 법이다. 가장 소중한 가족을 돌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

4. 포지션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 플랜에서 일을 업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으면 한다. 한 회사의 일로서가 아닌 평생의 업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의 준비 시간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5. 남들의 직급, 직책에 현혹되어 자신을 자책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상황은 자신을 더욱 괴롭게 만들고 답답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충분히 검증받은 직원이니 당당하게 일하면 된다.

6. 갑자기 시간의 공백이 생긴 것을 즐겨라. 그 시간이 약이 된다. 마음은 불편할 수 있으나 불편함을 즐겨라.

훌륭한 후배가 이 시간을 잘 극복할 거라는 것을 믿는다.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걸어갈지를 짐작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으나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고민의 색은 달라진다. 후배의 시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