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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n 26. 2023

낭만닥터 김사부의 어른이 있었으면...

리더는 책임의 무게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책임을 지는 리더가 있다면 직원들은 더 신나서 일한다.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다 보면 내로남불, 책임전가 등 남 핑계로 일괄하는 리더들을 자주 보게 된다.



예전 모셨던 사장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운이 많이 따라 사장까지 할 수 있었어. 그건 부인할 수 없지. 그런데 일할 때는 늘 모든 일의 결과는 내가 책임질 테니 너희들은 네가 맡은 일에 대해 열심히 해 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 것 같아.



누구나 잘못된 일들을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지. 그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리더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책임을 회피하는 리더 밑에서는 직원들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오히려 책임질 일들이 더 많이 생기더라고. 책임을 지려고 하면 책임질 일이 더 적어지는 현상이 벌어져. 늘 그런 생각으로 일을 했으면 좋겠네."



당신은 책임지려는 리더인가? 회피하려는 리더인가?



일을 하다 보면 문제들은 늘 발생한다. 조직은 결과로 평가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은 그 결과의 원인을 파악하고 관여했던 임직원에 대해 냉정히 공과를 따진다. 일을 한 직원은 결과가 좋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 일부를 부담하고 결정권자들은 잘못된 판단을 한 책임을 진다. 그중 책임의 무게가 가장 큰 쪽은 최종 결정한 리더이다.


하지만 책임을 지려는 리더보다 잘못을 직원에게 돌리려는 리더들이 조직에는 존재한다. 책임질 일은 직원의 잘못으로 돌리고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남 탓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자주 보는 당당히 책임지며 직원들을 옹호하고 안아주는 덕장의 모습을 조직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저는 잘 몰랐습니다.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제가 다 알 수는 없잖습니까. 그런 것까지 제가 책임을 진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지시한 적 없습니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

"리더에게 주어진 책임, 이는 당연하다. 하지만 이 당연함이 직장에서는 가끔은 당연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책임에는 분명히 권한이 주어진다. 그런데 권한과 혜택만 쏙 빼먹고 책임을 지는 순간이 오면 번개처럼 사라져 버리거나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사가 의외로 많다. 어이없는 정도를 넘어 인간적인 배신감마저 안기는 상사도 사실은 많다. 동료들이 따르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상사, 위기와 위험의 순간에 선두에서 이끄는 상사, 부하 직원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상사, 부하 직원을 디딤돌 삼아 전진하지 않는 상사다. <매일경제 Citylife 제799호 (21.10.12) , 박기종>


직장인들 설문조사에 꼴불견인 상사 상위 랭크에 "미꾸라지형 상사"는 늘 언급되는 유형이다. 책임질 일에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고 자신의 업무만을 부각하는 상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직원들과 일을 하다 보면 모든 게 다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그리고 일을 하다 보면 직원들의 실수를 볼 때도 많다. 직원들을 야단칠 때도 있지만 그냥 넘어갈 때도 있다. 큰 흐름에 작은 부분이라면 그것이 대세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보고나 업무에서는 작은 부분부터 디테일하게 체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잘못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당연히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많은 비난과 질책을 받게 된다. 그 책임은 최종 결정한 리더의 몫이 되어야 한다.



모셨던 대표님 말씀처럼 책임을 지라고 리더의 자리를 주는 것이고 결정을 내리라고 리더의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리더로서 책임을 진다는 생각이 있을 때 당당할 수 있다. 그리고 직원들은 리더의 안전망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 때 행동하고 움직인다.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말한 대로 안 하니 그렇게 된 거잖아.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분명히 이야기했잖아. 내가 하라는 대로 하니 그렇게 잘 되잖아. 내가 없으면 어떻게 업무를 진행할래!"



잘 된 것은 내 탓, 안 된 거는 남 탓을 돌리는 자기애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리더들은 조직 나 자신의 영역을 만들려고 애쓴다. 특히 이런 부류의 리더들은 자신만을 어필하고 자신만의 업적을 마케팅하려 한다. 돋보여야 살아남는다는 생리를 너무 잘 알기에 너무 얄밉게도 그런 식으로 상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치적을 포장한다.



본질적 고민보다는 자신의 포장을 위한 포장지 확보에 시간을 들이며 알맹이가 빠진 채로 리더의 혜택만을 누리며 생존한다. 조직은 포장지의 모습에 현혹된다. 그러다 보면 포장지 리더가 기생하며 조직의 본질적 고민을 흔들어 놓을 때가 있다.



예전 모셨던 상사 중 한 분은 말할 때마다 자신이 중심이고 직원들을 변두리로 만들었다. 잘못은 남 탓, 성과는 내 덕분이라는 논리로 직원들을 대한다. 이런 분일수록 사람들을 도구로 바라보며 활용의 가치로만 따진다.



회사 내에서 사람의 활용도를 따지는 리더가 잘못이냐고 되묻는다면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어차피 회사라는 곳이 업무로 만나 일하는 곳이고 활용의 가치에 따라 평가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에서 가장 큰 오류는 조직문화측면이다. 조직문화가 흔들리면 조직이 흔들리고 각 직원들의 근간이 흔들린다. 책임지지 않는 모습과 포장의 달인들이 판치는 조직문화 속에는 책임지지 않으려는 직원들로 가득 차게 된다. 그런 리더들 곁에는 아부와 정치가 판 친다.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너희들은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펼쳐봐라.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게"



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리더들이 존재하는 조직이 살아 움직이는 조직이다.



리더는 언제라도 책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면 리더의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 리더가 직원들의 안전망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직원들은 진정성을 느낀다. 그에 직원들은 움직이고 행동한다.




후배가 이런 말을 던진다.



"책임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책임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며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리더들이 조직에 많았으면 해요. 과연 우리 조직은 어떤지 자문해 보게 되더라고요"



책임질 줄 아는 어른들이 많은 조직일수록 성공할 수밖에 없다. 만약 '미꾸라지 리더'들이 많은 조직에 오늘도 일하고 있다면 주변을 기웃하며 시간을 보내지 말고 도광양회를 생각하며 실력을 키우고 훗날을 기약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나온 대사로 글을 마친다.

"내가 끌고 오긴 뭐... 나야 그냥 헛소리 해가면서 일만 뻥뻥 쳤던 거지. 실제로 이렇게 올 수 있었던 건 전부 니들 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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