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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l 18. 2023

50대 가장 혼자  한달 살기 PJT(1일 차)

음식의 간소화가 기본이 되는 미니멀리즘

30일 동안 혼자 살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대학시절과 회사초년차 시절 혼자 살았을 때가 기억이 난다. 그때는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 시켜 먹거나 라면으로 때웠다. 최대한 밖에서 시간을 보냈기에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은 적었다. 결혼 후 혼자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1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혼자 살아 볼 시간이 주어졌다. 한편 기대가 되고 한편 걱정도 된다. 와이프와 아이가 있던 자리가 허전할 듯하다. 그래도 홀로서기를 해 볼 수 있는 시간은 의미 있다.


혼자 지내며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리고 무엇을 먹을지도 생각한다.


이래 저래 못 해 본 것들을 하고 싶다. 특히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조용히 음악 감상과 책 읽는 것에 빠져 보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틈틈이 저녁 운동을 하고 싶다. 주말에는 조조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에게도 연락해 보고 싶다는 계획을 세워 본다.



혼자 살기 첫날이 되었다.


출근해서 회사에서 일을 한 후 퇴근할 때 간단히 장을 보았다. 8시 이후 마트에 들어가니 할인 품목들이 즐비했다. 구이용 고기를 사고 버섯을 사고 과일로 방울토마토를 샀다. 모두 20~30프로 할인된 가격이다. 미국산 소고기, 송이버섯, 방울토마토 할인받아 1만 6천 원이다. 내일 저녁까지 든든한 식량이다. 집에 도착해서  스테이크 고기 한 점을 프라이팬에 넣고 굽는다. 옆에는 버섯이 구워진다. 방울토마토는 물로 씻어 식탁에 둔다.


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간단히 구워서 한 접시에 담아 먹기 시작한다. 초고추장을 꺼내 식초와 섞어 새큼한 맛을 더 낸다. 버섯과 고기를 찍어 먹고 저녁 식사를 간단히 마무리한다. 설거지도 별로 없다. 프라이팬은 기름종이로 식기 전에 닦고 다시 한번 물로 헹구고 그릇도 2개 정도만 설거지하면 된다. 후식으로 방울토마토까지 먹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음식 후 가장 거추장스러운 게 잔반 처리다. 먹을 만큼만 요리하고 가장 간단히 할 수 있는 요리를 선택하니 잔반도 거의 없다.


와이프의 눈치도 볼 필요 없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요리를 하고 내가 먹고 싶은 거를 선택할 수 있으니 너무 좋다.


요리와 음식의 간소화를 통해 번거로움과 음식 처리를 효율화하니 뭔가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식사를 하고 9시쯤이 된다. 책을 읽을까 하다 TV를 틀어 놓는다. 그냥 시간을 흘려보낸다. 채널을 돌리다가 시간을 허투루 보낸다. 옆에는 휴대폰을 두고서 계속 검색한다. 책은 소파에 있고 나는 영상매체에 손과 눈이 집중된다. 이 시간들이 아까운 줄도 모르고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좀 달라진 저녁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1달이란 시간 동안 혼자 살 수 있다는 기회는 자아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못 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하루를 허비하다 보면 1달은 기회가 아니라 일상의 나태함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일은 저녁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싶다. 그리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조용히 음악과 책을 통해 정신을 가다듬고 싶다. 그 느낌을 글로도 쓰고 싶다.


한달 동안 50대 가장이 혼자 살아보는게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혼자 살면서 느끼는 감정과 생활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회사 퇴직 후 노후를 살아갈 시점에는 혼자서 이것저것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들을 늘 했다. 그러기 위해서 미리 혼자 살아보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늘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편안하게 살다가 혼자서 무엇이든 해 나가는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싶고 그 시간 동안 가족의 소중함과 혼자의 가치를 둘 다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미니멀리즘을 좋아하다.


심플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삶을 좋아하는데 그렇게 1달을 살아가려 한다. 혼자 살기 첫날은 음식을 간소화하고 잔반을 최소화하며 설거지를 최소화시켜 번거로움을 더는 경험을 직접 하는 것이다. 나름 미니멀리즘을 실천한 듯하다.


이번 1주일은 최대한 약속을 잡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 그래서 퇴근 후 약속 없는 주를 만들었다. 1달이란 시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그 속에서 혼자 사는 즐거움과 가치를 느껴 보고 싶다. 그 느낌을 글로 남기고 싶다. 


그리고 한달 후 가족과 같이 사는 삶으로 되돌아 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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