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Jul 19. 2023

50대 가장 혼자 한달 살기(2일 차). 운동하기

운동은 정신을 밝게 한다.

"모자람이 채워지면 고마움과 만족할 줄 알지만 넘침에는 고마움과 만족이 따르지 않는다.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저>


퇴근 후 피트니스로 차를 몰고 갔다.


피트니스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는 1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 사람들이 없을 때 운동을 1 시간하고 사우나 30분 정도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근육운동이라면 턱걸이 외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워낙 혼자 걷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서 대부분 운동이라 하면 산책과 걷는 게 전부였다.


1년 전 좋은 기회가 되어  회사에서 피트니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우연히 가보게 되었다.


새벽에 운동과 사우나를 한 첫날 피곤함보다는 개운함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주말 새벽은 일과 약속이 없다면 피트니스를 무조건 간다. 턱걸이, 러닝머신, 하체 관련 레그프레스 등을 하고 온탕에 반신욕을 하고 냉탕으로 몸을 식힌다. 그런 후 집에 돌아오면 정신과 몸에 피곤이 쌓이기보다 에너지가 생긴다. 매일 가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이른 출근과 저녁 약속들로 주중은 만만치가 않다.


회사에서 일찍 퇴근한 날은


와이프와 아이에게 미안해서 집으로 곧장 차를 몰고 간다. 자주 가족과 주중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미안함이 늘 존재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는 시간에는 오롯이 운동에만 집중한다. 이어폰도 음악도 듣지 않는다. 운동하며 집중하는 것이 걷는 것과 같은 명상법이란 생각으로 순수한 운동의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운동을 한 후


사우나에 몸을 담고 있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글의 소재가 문뜩 떠오른다. 답답했던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풀리는 현상을 느낀다. 운동과 사우나가 주는 효과는 정신의 이완이고 이완은 창의력을 갖다 주는 활동이다. 오히려 집에 앉아서 영상매체를 보며 빈둥되는 것보다 덜 피곤하다.


쾌락도 지혜도 학문도 그리고 미덕도, 건강이 없으면 그 빛을 잃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몽테뉴>


혼자 살기 2일 차는 운동에 포커싱을 맞추었다.


와이프와 아이에 대한 미안함 없이 여유롭게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러닝머신도 시간을 늘려보고 반신욕도 시간을 늘려서 몸 상태를 더 플러스로 끌어올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여유로움에서 오는 행복함으로 다가왔다.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늦은 시간이라 간단히 저녁을 준비했다.


남은 송이버섯과 계란프라이, 방울토마토로 저녁을 준비했다.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하다. 접시도 2개면 충분하다. 소스가 필요해서 초고추장에 식초를 넣어 신맛을 강하게 했다. 버섯은 식감이 고기와 비슷하다. 어릴 적부터 버섯과 두부를 너무 좋아했다. 마트에 가면 버섯은 가성비 좋은 재료이다.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단백질 보충에도 너무 좋은 재료이다.


간단한 저녁 식사는 속에 부담도 없다.


내일은 남은 스테이크 한 조각으로 식사를 계획해 본다. 육체를 바쁘게 해서 정신을 밝게 하고 나니 기분이 너무 상쾌하다. 가족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죄책감에서도 해방된 2번째 날이다. 간단한 식사와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대학시절 들었던 추억의 발라드 음악을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들었다. 와이프와 아이가 집에 있으면 시끄럽다는 핀잔에 스피커를 꺼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소소한 나만의 시간이 즐겁다.


하루의 마무리는 "50대 가장 한 달 혼자 살기"의 글을 쓰는 것이다. 결혼 후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하며 여유로움을 심적으로 느낄 때가 많지 않았다. "없었다"는 단어보다는 "있지만 이렇게 자유롭게 느낀 적은 많지 않았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퇴근 후는 오롯이 나만의 기준과 나만의 시간으로 채울 수 있어 행복하다. 이런 자유로움이 계속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 가족이 1달 후 돌아온다는 기약이 있으니 이렇게 외롭지 않고 마음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란 생각도 해 본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다. 내가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에 의해 내 인간 가치가 매겨진다. 따라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인 힘을 부여하는 것은 나 자신의 사람됨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저>


"혼자라는 시간"은 우리가 살아가며 늘 접해야 하는 시간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그런 시간은 많을 수밖에 없다. 그 시간을 스스로 무엇으로 채워가며 어떤 것이 불필요한지 고민하여 축소하고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은 우리에게 늘 주어진 과제이다. 혼자라는 시간이 자신의 색감을 더욱 드러나게 해 주는 시간인 것은 분명하다. 간혹 삶의 무게감을 짊어지며 힘들어할 때 혼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보자. 그런 자유로움을 하루라도 느끼며 삶의 무게를 내려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


거창한 개인적 시간일 필요 없다.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 예를들면 혼자 조조영화 보기, 퇴근 후 서점가기, 그냥 걷기 등 우리 일상의 소소한 시간을 "혼자라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오늘 혼자 살기 2일 차가 지난 갔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하나도 아쉽지 않은 하루였다.


"행복의 기준이라니, 행복에 어떤 기준이 있단 말인가. 만약 행복에 어떤 기준이 있다면 그건 진짜 행복일 수 없다. 수많은 사람이 저마다 다른 환경과 상황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어떤 기준(틀)으로 행복을 잴 수 없다는 말이다. 내 식대로 표현한다면,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로 물어야 한다.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저>




매거진의 이전글 50대 가장 혼자 한달 살기 PJT(1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