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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l 24. 2023

50대 가장 한 달 혼자 살기 PJT(1주 차)

1주는 무사히 혼자 살아보기가 끝나다.

사람은 혼자 있는 동안에만 그 자신이 될 수 있다. 그가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는 자유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혼자 있을 때에만 그가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서 쇼펜하우어>


회사 일로 지방 출장을 갔다 오다 보니 집에서 보낼 시간은 짧았다. 다행히 음식을 냉장고에 사다 놓지 않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음식 재료는 없었다. 아침에는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하고 지방 출장으로 저녁을 집에서 먹는 날이 거의 없었다. 3일 차에 남은 스테이크 한 조각을 먹어치우고 평일에는 음식 할 일이 없었다.




주말이 되었다. 토요일은 외부 일정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저녁에 돌아와 집에 있는 짜파게티 라면을 요리해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 네플릭스로 영화 2편을 봤다. 오랜만에 느끼는 혼자만의 영화감상 시간이었다. 소리도 키워서 누구의 관섭 없이 자유롭게 영화를 보니 대학시절 블럭버스터라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영화 테이프를 빌려 보았던 시절이 문뜩 생각이 난다. 하도 영화를 좋아해서 다양한 영화 테이프를 빌려서 혼자 밤늦게까지 보았던 기억이 난다. 중간고사 끝나면 하루에 6편을 빌려서 하루 종일 영화만 보기도 했다. 오늘만큼은 혼자 영화 보는 재미에 빠졌다.


일요일 아침에 눈이 일찍 떠진다. 고민이 된다. 새벽 운동을 갈까 했는데 폭우로 그냥 집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새벽 5시부터 8시까지 2편의 글을 쓰고 나니 아침밥을 먹어야 할 듯했다. 동네 김밥집으로 가서 한 줄 김밥을 사 왔다. 김밥을 너무 좋아하는 취향인데 와이프는 김밥 취향이 아니다. 그래서 주말 김밥은 거의 없다. 간혹 장모님께서 김밥을 좋아하는 걸 알아서 해줄 경우 외에는 주말 김밥은 먹기 힘들었다.



간단히 아침 김밥을 먹고 글 한편을 더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에 쓰다가만 글이 있어 완성을 하려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글을 쓸 때마다 느끼지만 글을 계속 읽으면서 수정하다 보면 글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게 느껴진다. 글쓰기가 취미다 보니 정신적으로 글이 자아를 많이 치유해 주었다. 그리고 읽지 못한 신문들을 꺼내 읽기 시작한다. 경제이슈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한주를 훑어 본다.


점심은 평양냉면 밀키트이다. 너무 간단하다 1분 정도 면을 끓여서 차가운 물에 식혀 들어있는 육수를 넣으면 끝이다. 시원하고 맛나다. 밀키트 하나에 4인분이 들어 있는데 8천 원 돈이다. 2+2 상품을 사서 푸짐하다. 물냉면을 하나 준비해서 장모님이 만들어 주신 열무김치를 올려 먹었다. 냉면전문집 못 지 않은 맛이다. 간단하고 맛나게 먹었다.


슬슬 이른 새벽 기상에 피곤해진 뇌가 신체에 신호를 보낸다. 잠이 스르륵 온다. 낮잠에 들고일어나 보니 시간이 꽤 지났다. 워낙 일찍 깨는 습관이 있어 늘 식사 후에는 식곤증이 몰려온다. 오늘은 낮잠도 여유롭게 빗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저녁을 두부와 버섯으로 먹을까 해서 마트에 걸어갔는데 오늘은 쉬는 날이다. 주변에 편의점은 많은데 두부와 버섯을 살 슈퍼가 없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전기밥솥에 밥을 올렸다. 집에 있는 참치와 초고추장을 비벼서 반찬으로 먹고 김치를 간단히 접시에 담아 먹었다. 간단한 저녁식사가 끝나니 오늘 할 일은 거의 끝났다.


저녁 8시 진성리더십 프로그램에 글쓰기 노마드클럽 강의가 있어 10시까지 들어야 했다. 수업을 듣고 글쓰기에 대해 생각해 보며 수업을 맞혔다. "50대 가장이 보내는 혼자 주말 보내기"도 자유롭게 끝이 났다. 마지막은 글쓰기로 1주를 정리해 본다.


혼자 산다는 것은 자유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를 얻은 만큼 스스로 주도적으로 해야 할 것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자유는 단순히 자유만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희생했던 부분들을 자신 스스로가 책임지고 해 나가야 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자유를 원하지 않는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임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자유롭게 사는 50대 가장 한 달 혼자 살기 PJT"는 가족이라는 육체적, 심적 무게를 잠시나마 자유롭게 하는 시간이 되어 주고 있다. 1주일의 혼자 살기는 끝나간다. 다음 주부터는 매일 저녁 약속이 있어 집은 기숙사 역할을 할 듯하다. 친구들과 회사동료들, 그리고 선배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다음 주 1주일이 채워질 것이다.


자유의 2주 차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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