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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l 29. 2023

50대 가장 1달 혼자살기 PJT:2주차  사람 만나기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

혼자 사는 시한부 PJT의 반이 지나간다.


2주 차 주중은 모두 저녁 약속을 잡았다. 봐야 할 분들을 못 보다가 1주일 풀 스케줄로 짰다. 월요일에는 타회사 지인분의 초대로 즐거운 식사시간을 보냈다.


 식전 빵이 맛나서 처음부터 조금 달렸는데 아이고 먹다 보니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배가 불렀다. 과식 타입은 아니지만 오늘은 과식을 안 할 수가 없다. 한우를 빵으로 싸서 나온 메인 요리는 정말 양도 맛도 일품이다.


천천히 요리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코스 요리가 보기보다는 양이 많다. 코스요리를 먹으면서 부족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지인분들이 직장인이라 모두가 실적에 대한 압박을 느끼며 회사생활을 하신다. 결론은 "숫자가 자신을 말해준다"라는 결론이다.


숫자가 본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맡은 시점에서 얼마나 성장하고 플러스를 만들었는지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방법이다.


 숫자로 평가받는 것은 회사생활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이틀째는 고척돔 야구경기를 보러 갔다.


야구 경기장에서 야구경기 관람은 지루하다. 너무 지루했던 기억이 나서 야구는 집에서 편안하게 휴대폰으로 본다.


 직접 고척돔에 갈 기회가 있어 야구경기장을 찾았다. 고척돔이 실내다 보니 잠실보다 시원하고 직관하기는 더 좋은 듯하다. 선수의 움직임도 바로 볼 수 있고 우선 덥지 않아 좋았다. 경기 또한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직원들의 응원은 지치지도 않고 9회까지 계속된다. 이 순간을 즐기는 직원들을 보며 에너지를 받고 간다. 열정은 아름답다. 에너지를 받고 가는 길인데 웃긴 건 늦은 밤이 되니 체력의 방전으로 피곤함이 몰려왔다.

셋째 날 예전에 모셨던 팀장을 뵙고 일을 배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 팔이를 했다.


늘 그 모습 그대로일 수밖에 없는 게 만나서 일하게 된 시점의 감정들이 살아있기에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인 것이다. 이야기의 주제도 늘 그 시절 이야기다. 미래의 이야기보다는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교감을 갖게 된다.


가장 큰 위험은 위험없는 삶이다. <스티븐 코비>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하신다.


대단한 일 아닌 듯 말하시지만 도전이란 단어를 생각하며 사업을 구상하신다. 워낙 원칙이 있고 소신이 있으신 분이셔서 꼼꼼하게 잘 준비하실 듯하다. 도전은 나이와 상관없이 늘 삶에서 존재하는 과정이다. 도전에 불안해 하지만 도전에 흥분하고 자신을 던져보는 게 삶의 에너지지 아닐까 한다.


넷째 날 같이 일하던 후배들이 약속을 잡았다.


이미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한 상태이고 같이 근무했던 시절에 엮었지만 지속적으로 안부를 묻고 연락을 한다. 너무 성실하고 바르게 성장했고 가슴속의 진실함이 늘 느껴지는 친구들이다.


한 친구가 핫플이라며 예약을 한 식당이다. 음식이 정갈하고 금액적으로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금금'이라고 성수동 핫플이 송리단길 분점이 생겨 운영하는 곳이라 한다. 계란김밥, 국수와 육전, 빈대떡 깔끔하다. 후배의 예약으로 덕분에 너무 좋은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후배들의 연애와 회사생활 이야기, 어린 시절 추억들을 빈대떡에 펼쳐 조금씩 조금씩 맛을 음미한다.


"진심성과 진정성이 녹아 있던 우리의 어린 시절이 지나갔네요. 그래도 참 이렇게 괜찮은 사람들이 잘 살아가서 좋네요. 선배도 잘 지내서 좋고요"


후배가 이런 대견한 말을 전달한다.

그들과 있으면 열정이 많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서로가 힘들어하며 의지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만남의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배 부른 상태를 견딜 수 없어 집까지 걸어간다. 30분 정도 걸으니 땀이 흐른다. 하루를 후배들과 마무리하니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금요일에는 늘 만나면 행복해지는 대학 동창을 만났다.


  대학시절 아무것도 없이 둘이 있으면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별것 아닌 것에 행복해하고 웃으며 같이 대학시절을 보낸 친구다. 회사생활을 2년 다니다 그만두고 세무사 시험공부를 통해 지금은 경력이 쌓여 노련한 세무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이다.


늘 이 친구를 만나면 맨날 늦은 시간까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 꽃이 핀다. 세무사 일을 꽤 오래 하고 있지만 그 친구의 주 무기는 재테크이다. 자신이 투자하는 방식과 이야기 속에 그만의 철학이 있다. 투자 수익이 바닥까지 갔을 때 견디었던 이야기와 그런 실패가 지금의 재테크 등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다. 그가 말하는 투자적 시각으로


 "남들이 다 좋다고 할 때 정말 팔아야 하고 남들이 힘들고 거들떠보지 않을 때 사야 한다"


대중을 따라하는 것은 평균으로 후퇴하겠다는 말이다.  투자란 몇 군데 훌륭한 회사를 찾아내어 그저 엉덩이를 붙이고 눌러앉아 있는 것이다.  <찰리멍거>


그리고


 "현금은 늘 갖고 있어야 해. 폭락했을 때 분할로 조금씩 매집해야 하기 때문이지. 분할은 돈을 분할해서 투자한다기보다는 시간 타임을 두고 분할하는 것이 분할이라 생각해"


"절대로 예측은 금물이다. 그래서 팔 때 잘 팔아야 한다. 버틸 수 있고 확신이 있는 놈이 이기는 게임야. 부동산은 지금이 진짜로 조심해야 할 시기야. 모두가 부동산에 목숨 걸 때는 부동산에 투자하다 자신의 목숨이 흔들릴 수 있다"라는 말을 한다.


듣다 보면 재미있다. 워런버핏도 재테크 격언도 친구의 말속에 다 있다. 친구의 재테크 철학을 듣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흐른다.


집에 들어와 휴대폰으로 야구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고 마무리한다.


토요일 새벽잠에서 깨어 '메모는 또 다른 뇌를 갖는 것이다'라는 글을 써 브런치에 올린다.


https://brunch.co.kr/@woodyk/720


그리고 옷을 입고 6시에 피트니스를 간다. 운동 1시간, 사우나 30분 하니 몸이 개운하다. 집에 들어가도 혼자 있으니 골프연습장에 가서 1시간 정도 골프 연습을 한다. 골프는 참 어려운 운동이다. 자주 하지는 않지만 모든 채를 갖고 거리를 맞추어야 한다. 자세가 정확하게 잡혀 고정적이어야 하나 늘 흔들리는 게 문제다. 쉬운 운동이 아니다.


원래 야구하는 것을 좋아해서 타격은 좀 한다고 생각했지만 골프는 쉽지 않다. 골프경기를 나갈 때마다 스코어가 흔들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2주 차 혼자 살기 반이 지나간다.


오늘은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 한다.


아차! 세탁기가 다 돌았다며 빨래를 빨리 꺼내달라고 한다. 청소가 밀려 있다고 청소기가 얼른 먼지를 빨아들인다.


 2주 차 1달 혼자 살기 너무 즐겁다. 나이 들어감에 혼자 살기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해 보는 듯하다.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건 행복이다. 그리고 보고 싶었던 분들을 만난다는 것은 에너지다.

오늘날 누군가 그늘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이가 오래전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


삶은 그런 것 같다. 사람의 인생들이 모여 삶이 되는 것 같다. 그게 우리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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