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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Aug 06. 2023

50대 가장 1달 혼자 살기 PJT. 일상 속 철학

혼자 있는 시간, 잠시 삶을 생각해 본다.

나답게 사는 것은 어렵지만 뿌듯한 일이다.

다른 사람이 되지 않는 것, 우리가 배워야 하는 태도다. 나답게 사는 것은 어렵지만 뿌듯한 일이다. 다른 사람이 되지 않는 것, 우리가 배워야 하는 태도다. 홀로 떠 있는 섬처럼 우리는 누구와도 똑같을 수 없다. 내가 아닌 거짓 자아 뒤에 숨겨진 나만의 섬을 되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진정한 자아를 찾고 싶어야 한다. 단순히  남과 달라 보이고 튀고 싶어서 억지로 개성 있는 척을 하는 건 의미 없다. 억지로 보여주는 개성은 또 다른 순응주의에 불과하다. 자신이 지닌 개성에 자발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교류하고 나누되 무리하게 남에게 맞추지도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지도 무리에 휩쓸리지도 말자.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자기 자신이라는 유일한 섬이 되자. 우리는 순응하고 참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 받아들이고 조용히 입을 다물고 체념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쳇바퀴 같은 일상이 이어지면서 무엇인가에 갇힌 기분이다.

자유를 어딘가에 저당 잡힌 것 같은 기분, 어떻게 하면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넓디 널은 바다처럼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떠나야 한다. 파도와 위험이 도사려도, 거센 바람과 폭풍우가 있어도 생애 단 한 번은 평생 가본 적 없는 곳으로 떠나야 한다.

<모든 삶은 흐른다 중, 로랑스 드빌레르 저>


50대 가장 혼자 살기 PJT가 3주 차를 넘어간다. 남은 1주가 너무 부족한 듯한 느낌도 든다. 결혼 후 살아오면서 1달을 서로가 떨어져 살아 본 적이 없다. 서로에게는 휴식이고 서로에게는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주고 있다. 같이 있어야 서로를 아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 있어도 서로가 삶을 아끼며 살아간다면 그것 또한 서로에 대한 존경이고 포용이다.


1주 차는 평화롭게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겼다. 2주 차는 만나지 못했던 지인분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냈다. 3주 차는 차분하게 나를 정비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3주 차는 무더위가 주변을 감싸고 있어 혼자 있는 생활이 덥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북적되는 시간이 적고 가벼운 몸 하나로 집에 들어와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위의 위용을 조금은 위축시킬 수 있었다.


3주 차까지 혼자 살다 보니 회사생활이 고맙게 느껴진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며 생활한다. 회사생활이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듯하다. 회사생활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고, 회사생활 속에 사람들을 알아가고, 회사생활을 통해 하루의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한다. 회사생활이 나에게 차지하는 포지션은 매우 크다.


그만큼 회사생활을 마무리했을 때 허전함은 크게 다가올 것이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께서 정년퇴직을 하셨을 때 그것이 아버지에게 무슨 의미인지 헤아리지 못했다. 정년까지 다니는 게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 시절에는 많은 분들이 정년을 다니시기도 했다.


수많은 하루를 회사에서 문제없이 무난하게 살아오셨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인생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다. 대단하시면서도 자식들에게는 고마운 모습이었다. 퇴직 후 아버지의 허전함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아버지는 그 마음을 그렇게 드러내시지 않았다. "그냥 열심히"라는 단어만 앞에 들고 그렇게 살아오셨던 것이다. 아버지는 회사에 대해 감사했다. 서운함보다는 감사함을 표현하셨던 것 같다. 그렇게 아버지에게 중요했던 회사생활이 마무리되었을 때 허전함이 밀려왔으리라 지금에서 짐작해 본다.


혼자 살다 보니 회사생활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삶의 연결고리가 되어주고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는 게 느껴진다. 아버지의 퇴임의 허전함도 지금에 와서 더 강하게 다가온다.


회사생활의 마무리 후 또 다른 삶도 중요하다. 퇴임 후 삶을 생각해 보면 혼자 있는 시간들을 무엇으로 채워나갈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듯하다. 회사생활의 마무리는 늘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아쉬움을 적게 만들고 회사를  은퇴하고 싶다. 그러기에 회사생활을 허투루 하고 싶지 않다.



홀로 있는 시간은 가치 있다. 홀로 있기에 자기로 살아갈 수 있다. 삶의 깊이를 더욱 느끼고 고독함 속에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은 자신을 더 깊게 바라보는 시간이다.


만일 당신에게 주어진 삶이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그 시간 동안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1분 1초도 오직 당신만을 위해 쓰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1주일은 너무나 짧은 시간임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 당신이 좋아했던 것을 더욱 사랑하고 당신에게 힘을 주었던 풍경들을 더욱 눈여겨봐야 한다. 아침의 작은 햇살과 저녁의 붉은 노을을 마음껏 찬미하며 오랫동안 자신의 그림자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고요한 묘원을 홀로 산책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것들에게 매일 안부를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 않으면 작별인사를 건넬 시간조차 없이 생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혼자 사는 즐거움 중 발췌, 사라 밴 브랙스낙>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삶 속에서 같이 있어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간은 원래 혼자이기에 혼자 사는 삶을 느낄 수밖에 없다. '50대 가장 혼자 살기 프로젝트'가 끝나가지만 혼자 사는 삶을 느끼며 삶의 가치를 한 단계 더 크게 느끼는 시간이 되어주고 있다.


 대학 시절과 회사 초년생 때 혼자 살기와는 느낌이 다르다. 이 시절의 혼자 살기는 철없이 뛰어노는 강아지였다면 지금의 혼자 살기는 호랑이의 민감한 감각을 갖고 다양한 곳을 혼자서 고독하게 걷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만큼 인생의 깊이가 달라졌다는 느낌이다.


3주의 마지막 일요일 새벽,  조용히 글을 쓰며 보낸다. 늘 삶은 "따로 같이, 같이 따로"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지 않고 값진 시간이 되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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