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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Dec 08. 2023

어머니란 말이 더 아름다운 이유

미소 짓는 어머니를 보며 눈물이 난다.

"엄마 꿈을 꾸다 새벽에 잠에서 깼어. 집에서 누나가 마루에서 모르는 아줌마와 집안 일 하고 있고 나는 집에서 도둑고양이 너무 많아 정신없이 쫓아내고 있는데 문득 엄마가 안 보이길래 누나한테 엄마 어디 계시냐고 물어보니 누나가 눈짓으로 방을 가리키더라고~


그때야 문뜩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이구나라는 걸 알았지. 슬픈 마음에 엄마가 계신 방문을 여니 아프셔서 골방에 들어가 이불 덮고 혼자 누워계시더라고. 내가 들어가 "엄마" 하고 부르니까 엄마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 엄마가 쓰러지실까 봐 너무 걱정돼 엄마를 부축했지. 그리고는 바로 또 누우시더니 이불 뒤집어쓰시더라고.


마음이 너무 아파 다시 "엄마"를  불렀더니 또 반짝 나를 보시더라고~ 돌아가실 거 같아 엄마를 안고 마지막으로 기운 날 때 가족들 보라고 모시고 나왔고 아빠를 찾았지. 아빠가 다른 방에서 나오시며 내가 안고 있는 엄마를 여러 감정의 표정으로 보시더라고.


내가 아빠에게 마지막 인사로 "사랑한다"라고 말하라고 했더니 못하시더라고~쑥스러우신 듯해서 그럴 거야. 내가 화가 나서 아빠에게 "사랑한다"라고 엄마에게 말하라고 소리치다가 깼네. 두 분 꿈을 같이 꾼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두 분 싸우지 않고 잘 계시겠지?


엄마 아빠에 대한 그리움은 내가 죽을 때까지 변함없을 듯해. 그리움의 횟수는 줄어들겠지만 너무나 사랑했던 엄마 너무 보고 싶네!"


새벽 1시에 형에게서 온 카톡 문자다.


본인 아픈 걸 자식에게 부담 줄까 봐 를 내신 적이 거의 없다. 어머니의 일평생이 고생과 힘듦의 시간들이었고 그걸 잘 아는 형 누나는 늘 노심초사 어머니 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랜 시간 큰집 살림을 혼자 도맡아 해 오시다 보니 늘 손에 일을 놓을 수 없었던 어머니셨다.


나이 들어감에 쇠약해지시고 편찮으신 모습이 늘 안쓰러웠지만 어머니 곁을 자주 지켜주지 못했다. 이 시간들을 형과 누나가 늘 곁에서 돌보아 주셨다.


어머니가 자식과 손주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 모습은 이 세상의 행복을 다 가지신 듯 너무 아름다우셨다. 나날이 병세가 안 좋아지시며 말수도 줄고 거동도 불편해하셨지만 자식의 얼굴을 보면 늘 미소 짓고 목소리가 높아지셨다. 아마 형과 누나는 그 시간들이 가슴속에 더 크게 자리하고 있을 거다.


가족이라는 힘이 어머니의 힘에서부터 시작이다. 어머니가 살아가는 시간들이 우리 어린 자식들에게는 모든 에너지였다. 고민도 슬픔도 어머니 곁에서는 다 풀렸다. 어머니가 안고 있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는 전부였다.


아버지는 집안에서 자식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을 하셨다. 그게 아버지의 역할로 굳어지고 자식과 어머니에 대한 애정 표현은 쑥스러움 때문에 자주 할 수 없으셨을 거다. 아버지도 대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역할 때문에 늘 부담을 안고 회사로 출근하며 본인의 성실함으로 힘든 세상을 버티셨다.


어려운 시간들을 같이 오랫동안 지내오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의 감정을 교환하셨을 것이다. 쑥스러움 속에 자리한 애정을 표현할 시간도 없었고 가족들의 생계가 우선이라 두 분은 늘 하루하루를 열심히만 사셨던 것 같다. 자신의 인생에 자신이란 없고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사신 분들이셨다.


돌아가시기 전 앙상한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난다.


형이 꿈에서 본 어머니의 모습일 거다. 형이 그리워하며 보고 싶은 어머니시지만 형과 누나는 정말 어머니에게 많은 시간들을 들이며 최선을 다 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곁에 있었다. 어머니가 미소 짓는 모습을 형과 누나는 너무 좋아한다. 미소 짓게 하고 싶어 늘 어디론가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을 곁에서 해 주었다.


어머니의 그늘이 이렇게 착한 자식들을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런 가족에서 태어난 것이 가장 큰 축복인 듯하다.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주신 수많은 시간과 선물들을 우리는 너무 고마워한다. 그리고 그 고마움이 그리움으로 남아 이렇게 꿈에서도 나타나는 듯하다. 잠시라도 그리운 어머니를 보게 되니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지내던 어머니가 다시 환생하신 듯하다.


그냥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고마움이 그리움으로 그리움이 눈물로 떨어진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마 형과 누나, 그리고 가족들을 지켜보고 계실 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과 공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는 우리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할 것이다.


우리도 언젠가는 어머니 곁으로 가겠지만 남은 삶의 시간들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 남은 시간들을 의미 있는 시간들로 만들고 다시 어머니를 만나게 될 때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속에 안기고 싶다.


  "엄마,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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