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Nov 25. 2023

남궁민, 이보영. 비주류로 살래요.

비주류가 주는 사이다

비주류란 조직이나 단체 내부에서 소수파를 이르는 말이다.


사람들은 주류에 포함되기를 원한다. 주류에 포함되면 안도감이 생긴다. 대다수의 무리들 속에 소속이 된다는 것은 소외되지 않고 큰 무리 속에 안착해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단체 활동에서 소외된 느낌이 든다는 것은 외롭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인 것이다. 우리라는 무리에 소속되기보다 나라는 존재로서 외롭게 서 있는 경우이다.


 일본어로 '독고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게 정상이고 집단적 사고가 옳은 판단이라 생각했었다.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사회 부적응자로 판단해 버렸다. 정치적으로도 집단적 사고를 주입시켜 소수의 소리를 무시하도록 활용했고 언론도 소수의 소리들을 들려주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행동들이 지배를 한 사회였다.


독재정치는 국민들을 개돼지라는 표현으로 집단적인 사고를 계속해서 세뇌시켰다. 정부가 정해준 박스 안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손한 행동이고 용납되지 않는 태도였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통제의 시각으로 막아 놓고 개인의 존엄성을 무시했다. 민주화가 되면서 다양한 소리들이 사회에 흘러나왔다.


혁신자는 타고난 반대론자이다. 혁신자는 매사에 의심을 한다. 모두가 당연시하는 것들을 의심해야 한다. 미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통해 시작된다. 전례 없는 변화가 끝없이 일어나는 오늘날 창조적 파괴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제일 먼저 업계 통념을 뒤집어야 한다.
_게리하멜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중


누구나 사회라는 집단에서 외톨이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주류에 포함되고 싶고 비주류에 빠져 외롭게 보이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작은 소리들이 조금씩 사회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비주류라고 하던 것들이 힙하다는 말로 대치되기도 한다. 특히 드라마 속 비주류 인물들이 기득권 사람들에게 사이다 행동과 발언을 하는 것에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얻기도 한다.


드라마 "대행사"에서 이보영은 광고계에 비주류였다. 회사 내에 주류 정치 선동자들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실력과 소신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인물이다. 그에 따른 후폭풍들도 만만치 않다. 집단적으로 그녀를 조직에서 외톨이로 만들기도 한다.


실제 현실에서조차 그녀의 독종 같은 성격은 상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대일 것이다. 스스로를 자학하고 괴롭히면서까지 조직 내에서 물러서지 않는 능력자가 되었다. 늘 외롭고 힘들게 스스로를 살아가지만 불손하거나 부정 의한 것에 타협하려고는 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녀는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고 금수저도 아니지만 오롯이 자신의 실력으로 광고계에서 탑이 된 캐릭터이다. 비주류가 주류의 세계에서 탑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그런 현실을 비꼬기라도 하듯 그녀를 탑으로 묘사해 준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사이다를 느낀다. 이런 부분들이 이 드라마를 인기 작품으로 만들어 준 것 같다.


사회에는 다양한 덕후가 존재한다.


덕후라고 하면 한 곳에 미쳐있거나 몰입되어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상식적인 사회에서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모든 세상이 균일화되고 획일화된 사회에서는 덕후는 정말 미친 사람이다. 하지만 사회가 다각화되고 표현의 자유가 넓어질수록 덕후는 세상의 비주류에서 주류로 나타나고 있다.


덕후는 전문가이다. 한 분야의 지식이 누구보다도 깊은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박학다식한 사람을 똑똑하다 칭했다. 정보가 비대칭적일 때는 많은 지식을 암기하고 기억력이 우수한 사람들이 똑똑한 사람의 대명사였다. 지금은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의 비대칭이 사라지고 있다. 이젠 오히려 한 분야의 전문가, 덕후가 다양한 분야의 똑똑이가 아닌 한 분야의 똑똑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고 조명을 받는다.


덕후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주류의 세계에 발을 딛고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너무 많은 분야를 다 이해할 수도 없다. 그리고 많은 걸 알고자 하면 너무 평범해진다. 하지만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면 그 전문성이 어디에 선가는 탑이 되어 있고 그런 면을 과거와는 다르게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사회에 퍼져있다.



 비주류가 자신들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며 매우 어려운 과정을 뚫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적이다.


비주류이기 때문에 너무 외롭기까지 하다. 자신의 소신을 지켜가고 행동하기때문에 외로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처절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주류 집단의 시선에 견뎌내야 하는 괴롭움도 있다.


"대행사"의 광고계 실력자이며 비주류 이보영, "스토브리그"의 굴러온 돌 남궁민, "머니볼" 영화의 외로운 브래드피트,  "강원도 감자빵"의 비주류 사업의 성공신화 "밭"이 우리들에게 주는 교훈은 다른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진정성이 녹아 있는 철학을 당당히 지행일치시키는 모습이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준다.


절대로 "대행사"에서 보이는 이보영의 모습은 현실적이지 못할 수 있다. 조직은 그런 여성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타인들과의 소통이 안 되는 독불장군처럼 비친다. 조직원들은 그녀를 드라마처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보영이라는 상사를 다면평가를 통해 조직관리가 엉망이고 상사의 갑질이라고 수군거리며 이야기할 수도 있다. 타 부서의 도움을 받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들이 벌어지면 일이 완성되기는 더욱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명확한 소신을 갖고 행동하며 쓸데없는 정치질로 성공의 사다리를 타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이다. 업무적으로는 잔인할 정도로 냉혹하지만 괜찮은 후배와 선배들에게는 자신의 약속들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드라마 속 이보영이 우리들에게 사이다일 수 있다.




 "세상엔 패배했을 때, 더 악랄해지는 인간들이 있어요. 그런 종자들이 역사를 만들어냈고~"


이보영이 사내 정치인들을 갈아 업고 실력자들을 인사발령 내자 반발한 인력들에게 하는 대사


"이끌든가, 따르던가, 비끼든가!"


보기 싫은 정치인 상사들이 이보영의 시원한 한 방으로  속수무책 당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다.


비주류로 살아가기 쉽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색과 향기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비주류가 오히려 더 멋진 삶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혹시 지금의 내가 주류에 들어가고 싶어 스스로의 철학을 버리고 안절부절 하고 있지는 않은지?


SNS에 인싸가 되고 싶어 허세를 떨며 나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만약 진정성을 담고 있는 당신의 행동과 철학이 확고하다면 당신은 그런 것에 안절부절 할 필요가 없다. 주류와 비주류의 차이가 아닌 자신의 진정성 있는 철학과 행동들이 자아라는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외롭지만 자신의 소신과 믿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주인공들이 던지는 명대사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스토브리그 명대사>

"하지만, 변화는 필요합니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이면, 전 할 겁니다. 팀에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전 잘라 내겠습니다. 해왔던 것들을 하면서 안 했던 것들을 할 겁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무 의심도 없는 흐리멍덩한 사람이랑 일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까지 의심하고 확인하기 바랍니다. 떳떳하면 기분 나쁠 것도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돈이 없어서 졌다. 과외를 받을 수 없어서 대학을 못 갔다. 몸이 아파서 졌다. 모두가 같은 환경일 수가 없고 각자가 가진 무기 가지고 싸우는 건데 핑계 대기 시작하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지게 됩니다."

"자기도 모르는 자기 가치를 우리가 왜 인정해 줍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을 느끼는 방법! 스며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