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Dec 14. 2023

50대 가장 혼자 살기_책 읽기

외로움은 책 속에 묻어 버리고

학문의 깊이만 추구하고 폭넓은 배움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식견이 부족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폭넓게 배우기만 하고 깊이가 없다면 내세울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또한 학문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함부로 지식을 드리내는 데 급급하다면 경박한 사람이 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자신의 암의 지식으로 남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교만이 앞서기 때문이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_조윤제 지음>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고 외롭기도 하다. 아이가 어릴수록 애정의 깊이는 더욱 커진다. 전화를 통한 아이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아버지로서 미안하기도 하다.


있어야 할 시간과 공간에 같이 있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넘쳐난다. 와이프에게 미안도 하다. 아이를 혼자의 힘에 맡겨 놓고 일하러 다른 곳에 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재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떨어져 있음을 알고 소중함을 깊게 느낀다. 일상이 일상으로 지속되면 지루함이 생긴다. 지루함때문에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지낸다. 가족이 가족끼리 늘 같이 붙어있으면 고마움을 모른다. 간혹 떨어져 있음으로 그들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낀다.


대학 때 자취를 오래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혼자 사는 것에 익숙지 않았다. 늘 부모님과 형, 누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 가족에 의지하며 그래도 되는 줄만 알았다. 가족이 없으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도 했다. 그냥 공부 외에는 수동적 인간이었다.


대학을 들어가며 혼자 생활을 해 나가야 했다. 생활비는 부모님께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과외를 통해 간혹 자립할 수 있는 수익을 얻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는 성적을 받기 위한 공부였다면 대학교에서는 다양한 책을 접하며 사고의 폭을 넓혀 나갔다. 의도치 않게 처음 대학 시점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 커리큘럼의 문제는 아니었다. 자신에 대한 부족함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시간을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과 보내게 되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동아리에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시점에 혼자서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들과 시간을 보냈다.




읽고 또 읽고 한 권씩 늘어나는 책의 수가 그냥 즐거웠다. 그래야 부족함과 방향성에 대한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보며 생각했다.  


" 이렇게 좋은 책들이 세상에는 많은데 나는 지금까지 뭘 읽어 왔는가! 교과서에서 말하는 요약된 문제들을 풀기 위해 이 많은 책들을 놓치고 있지 않았나! 계속 책을 읽자!"


수업 중간중간 공강 시간조차도 읽던 책에 마음이 뺏겼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책이라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책과 담을 쌓았는데 대학에서 뒤늦게 읽기 시작한 책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며 습관을 만들어 주었고 사고의 폭을 넓혀 주는 토양이 되었다.


혼자 살아가는 시간에 대해서는 익숙하다. 어색하지 않다.


단지 결혼 후 가족과 같이 살아오는 시간들에 익숙해져 있었을 뿐이다. 혼자 사는 본능은 가슴속에 살아 있었다. 그 본능이 잠시 멈춘 듯 숨겨져 있었을 뿐이다.


가장 좋은 점은 새벽과 퇴근 시간에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이 바뀌니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TV 등 외부의 영향보다는 스스로가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으니 최대한 책들로 주변환경을 만들었다.


숙소에 가장 많이 보이는 게 책들이다. 안방과 거실에 책들을 늘어놓았다. 언제라도 여유 시간이 생길 때는 책을 펼친다. 당연히 TV와 유튜브를 보는 시간은 매우 많이 줄었다.


집중된 일과를 마치고 직원들과의 일정이 없는 날에는 혼자 노는 걸 즐긴다. 책 읽고, 글 쓰고, 음악 듣고, 영화 보고, 턱걸이하고. 산책하고 이 모든 것들은 혼자 노는 즐거움이다.


서울 근무 시에는 늘 바쁜 출퇴근시간들, 타인들과의 만남, 가장역할 등 자아에 집중할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오히려 혼자라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최대한의 시간을 얻기 위해 새벽 시간을 자아의 시간으로 만들어 나갔지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책의 향기는 중독성이 있다. 중독성이 습관화되면 책을 곁에 두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책이 곁에 있으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생각이 청량해진다.


독서한 책의 이 두터워지고 쌓일수록 자신에게 내공이란 힘이 생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살아가는 이유를 깊게 고민하며 시간허투루 소비하지 않는다.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시간들이 인생 속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책 속의 이야기들이 자신의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이 플라이 휠처럼 돌아갈수록 속도를 내며 의미들이 서로 합해지며  의미의  속도는 더 빨라진다.


 혼자 사는 즐거움 중 가장 큰 행복 중 하나는 혼자만의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독서는 자신을 유하지만 강하게 만들고 생각의 폭을 넓혀주지만 깊이 있게 해 주는 묘한 모순이 존재한다. 


혼자 사는 외로움은 책 속에 던져 버리고 우리의 가슴을 넓힐 수 있는 책향기를 즐기자.


혼자 사는 즐거움은 멀리 있지 않다. 책은 우리의 가장 친한 벗이다.


나는 재산도 명예도 권력도 다 가졌으나, 생애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독서를 통하여 얻었다. 독서처럼 값싸고 영속적인 쾌락은 없다. <몽테스키외>



매거진의 이전글 50대 가장 혼자 살기_운동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