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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Dec 24. 2023

50대 가장 혼자 살기_스파 하기

로마인들은 목욕이 건강을 지켜준다고 믿어 대중탕을 도시 곳곳에 지었다. 당시 목욕탕은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건강과 활력이 넘치는 집단 사교 장소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 시인들은 시를 낭송했고,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설파했으며, 정치가들은 정치담론을 나누는 공적이면서도 사적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라틴어 ‘solus per aqu(물로부터의 건강)’이란 뜻에서 유래된 스파(SPA ). 그래서 고대 로마는 다양한 문화의 융성기이기도 했지만, 피부미용 분야에서는 정통 스파의 기원을 제공한다. <아랫목을 떠올리게 하는 스파요법_헬스조선, 신규옥, '18.01>



회사 내에는 헬스키퍼가 있다. 현장 직원들의 장시간 근무 피로도를 풀어주기 위해 굳은 근육과 피곤한 근육들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30분 정도 받으면 피로도가 풀리기도 하지만 지압으로 일부 신체 부위에 통증이 남아 있게 된다.


자주 받을 수도 없지만 정말 몸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신청해서 마사지를 받기도 한다. 헬스키퍼의 역할은 상체 등 쪽 스트레스로 인한 뭉침 등 일부 부위에 한정되어 있다. 그래도 이런 복지가 회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부분이다.


회사 내에 외부업체가 하는 스파도 있다. 퇴근 후 꼭 한번 받아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지도 궁금했다. 태어나서 스파를 받아 본 적이 거의 없고 받아 본 것이라야 중국과 태국 가서 발마사지 정도이다.


스파에 혼자 들어갔다. 프로그램을 물어봤다. 시간으로는 50분짜리, 80분짜리가 있고 종류로는 아로마스파, 에너지스파가 있다. 아로마스파는 오일을 통한 소프트한 마사지이고 에너지스파는 건식으로 전신을 지압과 신체를 이용하여 마사지하는 것이다.


에너지스파를 선택했다. 옷을 갈아입고 거꾸로 누워 마사지를 받는다. 지배인님이 머리부터 마사지를 시작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는 시간들이 길기 때문에 늘 머리와 목 주변은 스트레스성 근육이 뭉쳐있고 단단해져 있다. 그곳을 지압과 마사지를 하니 아프다. 통증을 느끼지만 그냥 내 몸을 지배인님께 맡기니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사회가 성장하고 생활수준이 올라가며 '스파'라는 용어가 대중화되고 물을 이용한 미용, 건강, 웰니스 등의 사업이 커져갔다. 어린 시절에는 대중목욕탕을 가는 것도 일 년에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밖에서 뛰어놀고 집에 오면 손과 얼굴정도를 씻었지 전신을 씻는 것은 분기별 행사 수준이었다. 추운 겨울에는 어머니가 부엌에서 차가운 물을 데워 따뜻하게 한 후 붉은색 고무대야에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 목욕을 시켜 주셨던 기억이 난다.


워낙 씻지를 못하다 보니 한번 목욕을 하면 고무대야에 때들이 춤을 출 정도였다. 초등학교에서 신체검사가 있는 날은 어머니가 바쁘다. 형, 누나 같이 목욕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번호표 뽑고 순번을 기다려야 했다. 옛 시절 신체검사 시간은 선생님들과 주변 아이들이 신체의 일부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피부가 지저분하면 놀림을 당할 수 있었다. 당연히 그 전날에는 깨끗이 씻고 신체검사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이야 집 안에 화장실과 샤워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씻는 것에 불편함이 없었지만 어린 시절에는 화장실도 마당 끝쪽 멀리 떨어져 있었고 씻는 곳은 부엌에서 외부로 나가면 우물 옆 일부 공간에 세숫대야를 놓고 우물물을 담아 얼굴과 손을 씻었다. 뜨거운 물은 군불로 데워야 했다. 당연히 목욕을 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였고 자연스럽게 목욕은 연 중  행사가 되었다.


시대가 변해 지금은 단순히 대중탕에 가서 목욕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마사지, 피부미용 등 건강에 필요한 활동들을 하며 스파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현대 생활에 뭉쳐있는 근육과 스트레스를 풀어 주기 위해 스파를 이용한다.



하루하루 생활이 빡빡할수록 그리고 일에 몰입할수록 현대인들은 피로감이 쌓인다. 사람과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건강에 이상이 온다. 하루의 피로를 술로 푸는 사람들도 있고 휴대폰과 미디어를 즐기며 풀기도 한다. 운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도 한다.  각자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근육의 이완과 마음의 평온일 것이다.


스파는 그런 측면에서는 굉장히 효과적인 활동이다. 기본적으로 신체에 뭉쳐있는 근육을 풀어주고 이완시켜 주며 정신의 타이트함을 풀어준다. 몸을 따뜻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긴장되어 있고 뭉쳐있으면 혈액순환이 안 되며 신체가 차가워진다.


스파가 좋다는 것은 알지만 자주 받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들도 있다. 지불하는 비용도 만만치는 않다. 일상을 살다 보면 불필요한 활동과 필요한 활동들이 늘 시간들을 채워버린다. 늘 무언가에 빠져있거나 쫓기며 산다. 나를 둘러보기보다 남의 일과 시선에 시간을 뺏기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퇴근 후 혼자 보내는 시간을 이용해 업장 내 있는 스파를 이용하고 프로그램 내용을 업무적으로도 알게 되었다. 전신 마사지를 받고 사우나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아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했다. 몸의 독소가 빠지는 듯 개운하고 뭉쳐있던 세포와 근육들이 이완되며 나른해진다.


숙소에 들어가 간단히 저녁을 먹고 유튜브를 본다. 이른 시간이지만 몸과 눈이 다 풀리며 휴대폰을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그냥 잠이 들어버린다.


어린 시절 씻지 못해서 지저분했던 꼬마아이가 이렇게 나이 먹어간다. 생활의 변화를 체험하며 '어린 시절 꼬마가 벌써 이렇게 나이를 먹었구나' 하며 지금의 행복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과거에는 느낄 수 없던 문화생활을 지금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나의 환경들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함을 지키는 핵심은 '균형'입니다. 긴장과 이완의 균형이 이루어야 쉴 때는 쉬고 일할 때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들숨과 날숨도 균형, 몸의 균형, 척추의 바른 균형 그리고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는 것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나를 점검해 보는 것입니다. 내 몸과 마음의 균형이 어떤지, 내 호흡의 균형이 어떤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점검을 해보았다면 나에게 맞는 수련법을 찾아서 꾸준히 실천해 보는 것이 그다음입니다. 꾸준함은 자신을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줍니다. <고도원의 편지, 건강의 지키는 방법, '23.05>


늘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과 시간들 속에 빠져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기도 했지만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현재의 고마운 환경들에 대해서도 잊고 지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이완은 너무 좋은 말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늘 긴장된 상태로 살아간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어 온몸의 세포와 근육이 딱딱히 굳어지고 근육이 작아지며 유연성이 떨어진다. 당연히 몸이 편안하지 않다. 이럴 때 이완은 정신과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명상, 걷기, 요가, 마사지, 사우나 등 릴랙스 하는 활동을 통해 늘 긴장감을 풀어주어야 한다.


업무도 그렇고 일상도 그런 듯하다. 긴장과 이완이 조화롭게 균형 잡힐 때 삶은 재미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이완만 있는 생활은 지루하고 긴장만 있는 삶은 너무 피곤하다. 긴장 속에 이완이 자리할 때 삶의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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