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 있으면 더 깊게 알게 되는 사실들
싸울 때 함께 싸워주는 녀석도 친구. 싸움을 말리는 녀석도 친구. 말리는 척하면서 상대를 꼬집는 녀석도 친구. 싸우는 것도 말리는 것도 꼬집는 것도 곁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친구의 다른 말은 곁. 앞도 뒤도 아니고 곁. <사람사전 중_카피라이터 정철 지음>
신뢰는 흠모와 보은처럼 느리게 찾아온다. 흠모보다는 좀 더 느리며, 보은보다는 좀 더 빠르다. 또한, 흠모보다는 안정된 상태이지만, 보은보다는 불안정한 상태다. '실망'이라는 거추장스러운 마음 상태를 몇 번 거치며 거듭날수록, 불에 달궈진 연장처럼 단단해진다. 대개의 다른 호감들이 추상적이고 희미한 상태에서 진행되어 초점이 잡히고 구체적이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면, 신뢰는 그것을 역행한다. 구체적인 이유들이 점철된 후에야 비로소 막연하고 추상적인 신뢰를 낳는다. 그 순서를 밟은 한, 신뢰는 최적의 강도를 갖게 되고 알맞은 온도와 거리를 찾아 뿌리를 내린다. <마음사전 중_김소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