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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Dec 06. 2023

50대 가장 혼자 살기_운동하기

턱걸이 습관

나는 가게에서 사과를 사오면 냉장고 아래쪽 야채 칸에 넣어두고 까맣게 잊곤 했다. 그걸 떠올릴 때쯤이면 사과가 다 뭉그러져 있기 일쑤였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었기 때문에 먹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환경을 다시 설정하기로 했다. 어떤 습관을 삶의 큰 부분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신호를 자주 인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아주 작은 습관의 힘_제임스 클리어>


어깨를 돌릴 때마다 통증이 왔다.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 중 하나이다. 48년 동안 어깨에 문제없이 지내왔다는 것만으로 어찌 보면 고마운 일이다. 48년 지나면 음식점도 노포가 된다. 하물며 자신의 신체가 48년 동안 이상 없이 자신을 보호해 주고 동행했다면 너무 고마운 일이다.


컴퓨터를 하며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를 하다 보니 어깨가 굳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턱걸이다. 턱걸이를 시작한 지는 3년이 넘었다. 48세부터 시작한 운동이 50대 들어서도 하고 있으니 습관화된 듯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있는 철봉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2개 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중력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나 더를 외치며 꾸준히 했다. 3년 동안 주말만이라도 턱걸이를 하다 보니 어깨 통증이 거의 없어졌다. 어깨와 몸이 펴지니 웅크리고 있던 신체가 활기를 찾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혼자 살면서 매일 10회 이상 3세트 이상을 숙소에서 한다. 숙소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수축되었던 어깨를 펴기 위한 턱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것도 턱걸이다. 책 읽다가도 집중력이 떨어지면 턱걸이를 한다. 그냥 일상 속에 하나의 습관처럼 턱걸이를 한다.


턱걸이를 한다고 몸이 굉장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적 트레이닝을 통한 몸만들기가 아니다 보니 틈틈이 하는 운동이고 어깨에 통증을 사라지게 하기 위한 예방 운동일뿐이다. 턱걸이가 습관이 되니 턱걸이를 못하게 되는 날은 오히려 몸이 뻐근하다.


턱걸이는 철봉을 잡은 상태에서 몸이 풀리지 않은 처음 시점이 힘들다.  올라가서 다시 내려와 또 올라가는 것은 오히려 할수록 수월해진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시점이 되면 버거워진다. 한계점에 가까워지면 올라가기 위해 몸이 비뚤어진다. 마음속으로 하나만 더 하나만 외치지며 힘을 다 쏟는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지금 더 많은 턱걸이 숫자가 나온다.




© charlottemsk, 출처 Unsplash



 어머니가 늘 하셨던 말이 있다. "지랄도 하면 는다" 이 말이 딱 맞다. 습관화되어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없던 근력이 생기고 작은 몸이지만 하루하루 팔에 힘이 생긴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뇌는 불편한 것을 싫어하고 편안 것을 찾는다. 그래서 자신이 해 왔던 대로 생각하려  한다. 변화를 싫어하는 것이다. 변화를 싫어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좁은 시야대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편협해지게 된다. 안 하던 것도 해 보고 뇌에서 거부할지라도 좋은 습관들을 만들기 위해 자주 뇌와 몸을 귀찮게 해야 한다.


직장 위치가 달라지면서 습관화된 턱걸이를 철봉 기구가 필요했다. 인터넷 주문을 하기 전에 운동 좋아하는 후배에게 어떤 게 좋을지를 물어보니 자기 집에서 갖다 준다며 사지 말라고 한다. 아이 공부방 만들어 주는데 턱걸이 기구를 뺀다고 한다.


고맙게도 후배는 손수 차에 싣고 2시간이 넘는 먼 거리를 이동해서 숙소로 찾아왔다.  후배는 예전에 지금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이다. 워낙 도전정신이 많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친구다. 진정성과 열정이 넘치는 후배라 더욱 나에게는 소중한 후배였다.


늘 고민될 때 같이 시간을 보내며 인생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 나가려 했다. 그리고 지금도 본인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런 후배가 오랜만에 턱걸이 기구 때문에 먼 거리를 운전해서 오니 너무 반가웠다. 후배 덕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리고 퇴근 후 자기 전까지 틈틈이 턱걸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상 속 턱걸이는 이제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


신체를 쭉쭉 펴고 근육을 자극하는 운동은 신체의 기를 자연스럽게 흐르게 한다. 신체는 운동을 하면 할수록 강해지고 자신의 의지가 더해지면 강함은 더욱 단단해진다. 살아가며 자신의 의지와 정신력은 앞으로 나가는데 필수품이다. 의지와 정신력이 무너지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은 사라진다. 현재에 안주하려 하고 지금만을 유지하려 하면서 스스로가 약해지게 된다.


턱걸이는 처음이 어렵지만 그것을 꾸준히 해 나가면 스스로의 몸이 단단해진다는 게 느껴진다. 하나를 둘로 둘을 다섯 개로 다섯 개를 열개로 만드는 것은 본인의 끈기와 의지이다. 그런 끈기와 의지가 뇌를 자극할 때 우리의 하루하루는 더 알차지고 강해진다.


모두 똑같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라도 똑같은 결과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믿기지 않는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아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날부터 전미대학 대표선수에 선출될 때까지 단 한순간도 극적인 전환점이란 없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순간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전환점이었다. 자잘한 승리들과 사소한 돌파구들이 모여서 점진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_제임스 클리어>


인생의 과정 중에 힘든 일들은 늘 존재한다. 항상 어려움과 고통이 존재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런 인생길에 자신의 강한 의지와 끈기가 없다면 늘 넘어진 상태로 주저앉아 있게 된다. 넘어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 시 일어남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하루도 '하나 더'를 외칠 수 있는 강한 의지와 끈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의 삶 속에 더 나은 변화를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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