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프롤로그에 작가는 언급한다.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세계사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간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이 만들어낸 다섯 가지 힘, 즉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입니다. 무엇이 과연 세상을 움직여왔는지, 큰 흐름으로 살펴보면 인류 역사를 좀 더 쉽고 적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계사를 공부하면 세계정세, 국제경제, 문화 등 다방면의 교양을 넓힐 수 있다. 너무 방대한 양의 역사이기에 이것들을 통론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재미있는 주제로 역사를 알아가면 그 과정들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이 책은 '사이토 다카시' 작가가 쓴 책인데 세계사를 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시계열로 나열한 책이 아닌 인간의 욕망을 기반으로 세계사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짚어 보는 세계사 관련 책이다.
# 읽은 만한 사람들 : 세계사 입문자, 세계사를 쉽게 접하고 싶은 자, 우리가 현재 듣고 알고 있는 것에 대한 기원들을 찾아보고 싶은 분,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 # 장점 : 세계의 역사를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점 # 단점 : 사실 고증이라는 부분들이 빈약하고 일본인 작가의 일본에 대한 생각들이 일부 언급된 부분
1장. 욕망
인간의 욕망은 역사를 움직인다. 스타벅스는 커피와 미국문화가 결합하여 독특한 플레이스를 만들었다. 검은 액체인 커피는 역사적으로 각성제 역할을 했다. 커피를 마시는 커피하우스는 돈, 정보, 사람들의 욕망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커피는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하여 아라비아 지역에서 유럽으로 들어오게 되고 커피의 생산을 위해 식민지의 주민들은 착취당하게 되었다. 커피 원두를 최대한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기 위해 식민지에 플랜테이션을 만들고 흑인 노예들을 착취하며 커피의 생산량을 증대시킨다. 기호품인 커피는 '니그로의 땀'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커피가 각성 음료가 되었지만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코카콜라 또한 전 세계의 각성 음료로 미국의 문화를 세계로 확장시켜 나가게 된다.
금은 모든 물건을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많은 사람을 매료시킨 물건이다. 금의 이동이 권력의 이동과도 같았다. 신대륙에서 대량의 금을 약탈해 간 스페인은 16세기 전성기를 이루지만 영국의 함대로 패하며 유럽의 패권을 빼앗기며 금은 영국으로 모인다. 영국은 무역을 통해 금을 모은다. 잡화와 총기를 서아프리카 무역상인에게 팔고 노예를 신대륙에 판매하고 신대륙에서 설탕과 담배등 삼자무역을 통해 금을 모으면서 대영제국을 완성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의 최고 수혜국인 미국이 최대 금 보유국이 되며 패권은 미국으로 넘어간다.
중세시대에는 비금속으로 금을 만드는 연금술이 유행했고 연금술은 근대과학의 근간이 되었다. 인간의 금에 대한 욕망은 끊이지 않고 있고 지금 또한 금은 돈과 같이 오랜 자산 축척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인간이 욕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금이 마음을 부추기고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실질적인 힘을 가진 철이 이용되었다.
현대사회는 기호를 소비하고 브랜드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역사적으로 재미있는 점은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던 곳은 브랜드가 되지만 경제의 중심지였던 곳은 브랜드가 되지 않는다. 문화가 살아 있던 지역은 과거의 역사와 인간의 욕망들이 남기고 간 자부심이 있지만 경제 중심지였던 곳은 사람이 모이지 않은 몰락의 추한 모습으로 남기 때문에 결국, 사람의 욕망들이 모이는 문화도시가 브랜드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2장. 서양근대화의 힘
그리스는 직접민주정치가 태생한 곳이고 그리스, 로마는 종교와 정치가 분리 운영되었던 곳이다. 이러한 거대한 에너지가 자취를 감추게 된 시대가 중세시대이다. AD 392년에 기독교를 국교로 채택하면서 제국의 주인이 황제에서 신, 혹은 그 대리인인 교황으로 옮겨 갑니다. 세계사에서 중세로 구분되는 시기는 는 5세기 후반의 서로마제국의 멸망부터 15세기까지 약 1천 동안 유럽은 거의 변화가 없다시피 한 시대가 됩니다.
중세시대는 신을 거역할 수 없는 종교의 힘이 지배하게 되고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게 됩니다. 세계사에서 가장 상징적 한 장명은 '카노사의 굴욕'입니다. 1077년 교황에 맞서다가 파문당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가 교황이 머물던 북이탈리아의 카노사 성에 찾아가 사흘간 사면을 청했던 사건입니다. 그만큼 교회의 힘은 막강했던 시대입니다. 억압된 힘이 결국 '르네상스' '종교개혁'으로 폭발합니다.
인간은 아름답다는 의식이 살아나 인간이 앞서는 시대, 종교와 세속 사이의 부등호가 역전되는 시대가 도래합니다. 교회는 라티어로 된 성서를 독점하게 되었고 언어의 독접은 권력을 쥐게 됩니다. 독일의 종교개혁의 마틴루터가 교회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며 '성서를 민중의 손에'라는 구호를 내걸고 교회의 권력 독점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중세 이전 고대 그리스 로마에는 철학이 모든 학문의 중심이었다면 중세는 기독교에 대한 지식, 신학이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이었고 그 지식의 원천인 라틴어 성서를 독점했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지배한 것입니다.
프로테스탄트는 금욕주의를 추구합니다. 프로테스탄트는 세속의 직업을 신이 각자에게 부여한 소명으로 생각했고 노동이야말로 신의 영광을 더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이 소비하는 것을 자제하며 일을 확대하는 것에 돈을 쓰며 부를 늘려 나갑니다. 베버는 그것이 자본주의의 모체이자 메커니즘이라고 말합니다.
프로테스탄트의 금욕주의는 프로이트, 융과 같은 심리학자가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금욕주의에서 나타나는 문제들, 인간의 욕망의 억제하고 신체적 금욕주의가 존재하는 분위기에서 인간의 신체는 상처받고 정신만이 중요한 시기가 되면서 무의식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됩니다. 그런 과정들 속에 심리학은 성장하게 됩니다.
3장. 제국의 야망
갈 수 있는 데까지 가고 싶다는 남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욕망이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와 맞물리면서 제국을 만든 것이다. 이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한다. 로마 제국의 기틀을 마련한 카이사르는 무력으로 정복은 하지만 그 지역의 종교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고 적극적으로 로마 시민권을 주고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통치하였다. 하지만 다른 민족들과 사회적인 구조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붕괴하게 된다.
지금은 경제분야에서 제국의 모습이 드러난다. 무력이 아닌 돈의 힘으로 침략하는 시대이다. 구글이 전 세계의 인터넷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며 세계의 모든 정보를 흡수하여 구글 제국을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미국이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며 세계의 파워를 자신들이 쥐락펴락하려는 모습과 흡사한 것이다.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갖고 있는 미국의 경제는 세계의 경제를 움직이고 있기에 과거의 제국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이다.
책 발췌/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中
책 발췌 내용 / "세계사를 움직이는 힘" 中
1장. 욕망의 세계사 물질과 동경이 역사를 움직인다.
엘리트라면 스타벅스에서 공부하고 일한다는, 새로운 신앙과도 같은 묘한 인식이 생겨났습니다. 그 바람에 스타벅스라는 미국 자본주의가 낳은 부산물이 도시의 성지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분위기가 내 안의 어떤 의욕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철과 금은 서로 극을 이루는 금속입니다. 금이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전혀 녹슬지 않는 것인 데 반해 철은 부식하기 쉬운 금속입니다. 금은 산출량이 제한되어 있지만, 철은 세계적 규모로 생산했을 때 생산량이 많은 금속입니다. 금은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지만 철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의 욕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금'이 마음을 부추기고,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실질적인 힘을 가진 '철'이 이용되었습니다.
2. 서양근대화의 힘. 모더니즘이라는 멈추지 않는 열차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한 때는 '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당연하게도 합리적이고 냉철한 사고방식은 수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시되었죠. 그중에서도 특히 아테네 같은 도시국가에서는 논리적인 치밀함과 명철함을 내세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날카롭게 경쟁하면서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풍조가 확립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논리적인 명철함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고대 그리스의 가치관이 엄청난 힘으로 키워져 서양의 근대화를 재촉함으로써 결국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러한 서양을 만들어낸 거대한 에너지가 자취를 감추는 시대가 나타납니다. 그것은 기독교, 특히 가톨릭교회가 지배하는 '중세'라는 시대입니다.
르네상스는 14~16세기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문화운동으로, '재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즉 신이 무겁게 짓눌렀던 중세로부터 벗어나는 전환기의 운동인 것입니다.
성서가 라틴어로 쓰여 있는 것이 교회에게는 권력을 지키는 방패가 되었던 것이지요. 교회는 알고 민중은 모른다.
데카르트의 '나'는 신체를 배제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분명한 신체를 가진 존재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동물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물론 인간은 의식을 을가진 존재이고, 더 나아가 영혼의 소유자이지만 의식과 영혼은 인간의 한 부분일 뿐 그 자체로 인간은 아닙니다. 따라서 나는 데카르트식 인간관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신과 신체를 나누어, 신체에는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느 근대적인 사고방식에는 기독교, 특히 프로테스탄트의 금욕적인 가르침이 들어 있습니다. 근대의 신체 경시풍조 역시 기독교적인 가치관의 연장선상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한데 이 시기에 딱 하나 우위에 섰던 신체감각이 '시각'입니다.
원근법을 사용하지 않은 중세의 그림은 밋밋하고 현실감이 없습니다. 원근법이 사용되면서 비로소 평면이라는 2차원의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의 세계로 묘사도기 시작합니다. 원근법이 이 시기에 유럽에서 발명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시점으로 '본다'는 것이 세계를 파악하는 방법으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에 어울리는 기법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