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범주에 구속되지 말자. 책리뷰, 책요약, 서평
# 필요한 사람: 확장편향증에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 목적의식에 사로잡혀 진실을 보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궁금증이 있는 사람, 다양성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
# 좋은 점: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이 서로에게 의미를 주고 살아가는 것이 자연이고 세상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생각이나 행동에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고 목적만을 달성하기 위한 집착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미스터리 소설처럼 쉽게 읽히면서도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는 책이다.
# 부족한 점: 굉장한 책이라고 평가받는 것에 비해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대단한 책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하고 이야기 속에 많은 의미를 담았지만 읽고 나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하며 의문을 던질 수 있을 듯하다. 그 의문이 스스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모든 사람이 입을 맞춰 똑같이 노래를 부른다면 그 노래의 가사는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않는다. <스태니슬로 렉>
한 가지 풀만 먹고 자란 사슴 뿔은 한 가지 병만 고칠 수 있고, 스무 가지 서른 가지 풀을 먹은 사슴 뿔은 스무 가지 서른 가지 병을 고친다. <동의보감>
인간이 우리 편의로 자연계에 그어놓은 선 때문에 우리는 그 너머 복잡성을 바라보려고 노력하지 않은 사실 말이다.
인간을 비롯해 모든 생명체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 사회에, 서로에게 중요해요. 아버지 우리는 모두 중요해요.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합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우리가 어류에 대해 해 온 일이 바로 이와 똑같다. 미묘한 차이들을 '어류'라는 하나의 단어 아래 몰아넣은 것이다.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 주는 존재이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이제야 나는 나의 아버지에게 할 반박의 말을 찾아냈다. “우리는 중요해요. 우리는 중요하다고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반대로,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만 하고 그 주장만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이다. 그건 너무 음울하고 너무 경직되어 있고 너무 근시안적이다. 가장 심한 비난의 말로 표현하자면, 비과학적이다.
내가 물고기를 포기했을 때 나는, 마침내, 내가 줄곧 찾고 있었던 것을 얻었다. 나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얻었다. 내가 그 좋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얻으려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다. 파괴와 상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들 역시 혼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 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 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산사태처럼 닥쳐오는 혼돈 속에서 모든 대상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