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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geun Jul 06. 2020

이슬아를 칭찬합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인스타그램> 네이버 뉴스를 전전하다가, 겨우 책상 앞에 앉아 이슬아의 책을 7~8 페이지 읽는 것이 나의 루틴이다. 이슬아의 책을 읽는 건 휴식 행위이다. 마음이 편해지고, 몸이 안정을 찾는다. 몸이 직장에서 갈기갈기 찢기고, 마음이 숫자에 지배당했을 때 이슬아의 문장은 나를 이 모든 것에서 해방시켜준다. 이 책은 사실 남의 일기장이다. 선생님은 아니지만 돈을 주고 합법적으로 훔쳐본다. 어렸을 때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다. 마음 같아서는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쾅쾅 찍어주고 싶다.



이 사람은 참 솔직하다. 자신의 얘기를 이토록 진솔하게 하는 사람은 없어지는 추세이기에 그녀의 이야기는 한결 더 소중히 느껴진다. SNS가 생겨 취향을 보이는 건 쉽지만, 치부를 오픈하는 사람은 없는 포장의 시대다. 그녀는 자신이 운 이야기, 전 애인 이야기, 돈 얘기, 성생활 얘기 등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꺼려할 얘기를 날 것으로 보여준다. 그녀는 부담스러운 주제로 이상하리만큼 기깔나게 이야기해준다. 듣다 보면 난 그분을 잘 모르지만 웬만한 지인들보다도 더 정들게 된다. 사실 그녀는 따뜻한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잘 읽힌다. 문장이 너무 좋다. 무미건조한 하루를 가는 붓으로 꼼꼼하게 색깔을 칠한 것만 같다. 책을 읽는 건 좋은 일인 걸 알지만 재미있지는 않은 나이지만, 이슬아의 수필을 읽을 때는 새로 나온 카트라이더를 하는 것 마냥 들뜨게 된다. 



아직 이슬아씨가 나와 비슷한 나이이기에, 앞으로 그녀의 더 많은 글을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더욱더 마음이 놓인다. 더 많이 쓸 수 있게 그녀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이야기는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말하는 건 아무래도 부족해. 이제부터 좋은 이야기는 사람을 잃어버리게 한다고 말하자. 아주 처음부터 다시 하게 한다고 하자. 산산조각을 낸 뒤에 이전의 모양으로 도로 붙을 수는 없게 한다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는, 대체로 사랑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  
- ㅜ일간 이슬아 2020.06.04(水),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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