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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geun Jul 01. 2020

단체생활에 지쳤어요


성인 이후 나만의 공간에서 생활했던 기간은 단 13개월.

28살 하고도 6개월을 살아온 나는 스무 살 이후 12.7% 의 시간만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난 요즘 단체생활에 너무나도 지쳤다!



중학교 1학년 시절, 미국에서 첫 단체생활을 시작하며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게 살아왔다. 혼자만의 공간이 없으니, 울고 싶을 때 울고 웃길 때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더 크게 웃을 수 없었다. 어쩌면 내가 너무 눈치를 보는 성격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모든 걸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 옆에서 거울을 보며 홀로 춤을 출 수는 없지 않은가.



쉬는 공간에 누군가 있다는 건, 오롯이 내 속근육을 단련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집에 도착해서도 사회적 페르소나를 내려놓지 못했다. 속근육은 내 뱃살처럼 말랑말랑해져 외로움을 잘 견뎌내지 못했고, 혼자 고민하는 데 서툴렀다. 스트레스를 잘 컨트롤하지도 못했고 매번 남들과 대화를 하는 환경이었기에 나 자신과 대화하며 생각을 정리할 여유는 없었다. 심지어 어렸을 때부터 협소한 공간을 나눠 써왔기에 외적 취향이 공고해지기는 어려웠다.



물론 같이 지냈던 사람들은 진심으로 멋진 분들이었다. 그들은 매번 영감을 불어 넣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은 좋은 카페에서도 볼 수 있는 걸! 이제는 정말로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때마침 바라던 전세 계약을 맺었고 입주 날짜가 다가오는게 너무 설레는 요즘이다. 얼마나 바래왔는지 모른다. 다만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온전히 나의 책임일 것이다.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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