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의 이유〉
식당 입구에서 잠깐 멈춘다.
“혼자요.”
말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제법 길다.
누군가에겐 어색한 순간이고
누군가에겐 익숙한 일상이겠지만
나에게 ‘혼밥’은 선택이고, 태도다.
사람들과의 식사도 좋지만
나는 나 혼자 먹는 밥의 조용함을 더 사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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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은 단순히 혼자 먹는 식사가 아니다.
그건 ‘나를 돌보는 의식’이다.
다른 이의 시선과 대화에 맞춰야 하는 식탁과 달리
혼밥은 온전히 나의 속도, 나의 입맛, 나의 기분대로 흘러간다.
나는 꼭 한입 먹기 전에 음식을 바라본다.
이따금 향도 맡는다.
혼밥을 하다 보면 음식이 삶에 묻히지 않고
제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그 순간, 나는 오늘 하루를 천천히 되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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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함께 먹는 밥상은 ‘관계’의 자리라면
혼자 먹는 식사는 ‘존재’의 자리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식사,
상대의 표정을 읽지 않아도 되는 식사,
그 자체로 충분히 위로가 된다.
어떤 날은 식당이 북적거려도 괜찮고,
어떤 날은 조용한 구석 자리를 고른다.
음식 맛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혼자라는 이 시간,
그 자체가 맛있는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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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였다.
혼자 먹는 사람은 어쩐지 초라해 보인다는 생각,
어디선가 나도 그렇게 느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혼밥을 한다고 해서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로 채워지는 시간이라는 걸 안다.
혼밥은 고독이 아니다.
자기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조용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