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내 마음 바라보기

by 박동욱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바람과 파도를 잠재우는 작은 의식과 같아.
종이 위를 헤엄치는 글자들을 바라보며 나는 비로소 나 자신과 마주하고, 내 마음과 진솔한 대화를 시작하게 되지. 그렇게 하나하나 써 내려가는 글은, 때론 그 어떤 대화보다도 깊은 위로가 되어 나를 어루만져 주곤 해.


생각해 보면, 글쓰기는 참 신기한 일이야.
무엇이든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나의 속도로 천천히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일지 몰라.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내면과 가장 진지하게 만나는 일이니까.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 어딘가에 마음을 기대고 싶을 때, 글은 나를 위한 가장 안전한 쉼터가 되어줬어.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날도 있지만, 스스로를 가장 잘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인 것 같아. 종이 위에 써 내려가는 글자들은 결국 내 안의 내가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니까. 누구에게도 보여줄 필요 없는, 오직 나만을 위한 고백과 같은 글을 쓰며, 나는 나를 알아가고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지.


어쩌면 글쓰기는 거울 앞에 서는 것과 비슷해.
처음엔 조금 어색하고 낯설어, 나를 마주하는 게 불편하기도 하지. 내 모습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초라하게 보일 때도 있고, 괜찮아 보인다고 믿고 있던 내 모습이 사실은 지쳐 있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해. 하지만 용기를 내서 계속 바라보고 나면, 조금씩 내 모습이 또렷해지기 시작하고 결국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돼.


글을 쓸 때도 그래. 처음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답답하고, 쓸 내용이 없어 막막한 날도 많아. 그런 날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펜을 쥐고 천천히 손을 움직여 봐.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하나씩 적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마음의 실체가 선명히 드러나곤 하니까.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않아도 돼. 완벽한 글보다는 솔직한 글이 나를 더 잘 위로하니까.


글을 통해 나의 마음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솔직하게 쓰는 거야. 잘 보이고 싶어서, 남들에게 멋지게 읽히고 싶어서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돼. 있는 그대로, 흐르는 대로 그냥 써내려 가봐. 그 과정에서 내 마음의 모양이 드러나고, 나의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나만 볼 수 있는 일기장에 하루의 감정을 담아도 좋고,
작은 메모장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기록해도 좋아.
어떤 방법이라도 괜찮으니 매일 조금씩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해 봐.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무엇이 날 힘들게 하는지,
무엇이 날 기쁘게 하는지,
글은 그런 감정들을 조용히 펼쳐 놓아주는 역할을 해줘. 나의 속마음을 차곡차곡 글로 쌓아 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가끔 내 마음이 너무 어지럽고 복잡할 때,
나는 일부러 더 천천히 글을 써보곤 해.
빠르게 달리는 세상과 반대로 가는 나의 느린 걸음이,
내게 평온을 가져다주기 때문이지.
급할 필요 없어. 잘 써야 할 필요도 없어.
단지 천천히, 내가 나에게 말을 걸듯 써 내려가는 글들이
나를 가장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글쓰기는
그냥 편안히 숨을 쉬는 것과 같아.
깊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듯,
글자 하나하나를 그렇게 써 내려가면 돼.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오롯이 나의 세계에 빠져들고,
바깥의 모든 소음은 잠시 멀어지지.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조금 더 나를 아끼게 되고,
조금 더 나를 이해하게 돼.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볼 때면,
때론 깜짝 놀라기도 해.
내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이렇게 슬펐구나, 이렇게 기뻤구나 하며
나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까.
그렇게 글은 나에게 또 다른 시선을 주고,
나를 더 깊게 이해하게 만들어 주지.


지금도 마음이 복잡하다면,
아무 걱정 없이 글을 써봐.
그 글은 누구의 평가도 필요 없어.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나의 이야기를,
조용히 나에게 들려주듯 써보면 돼.


그렇게 글을 써 내려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다시 나의 중심을 잡고,
내 마음의 바람과 파도를 다스릴 수 있어.


글로써 마음을 다스리는 이 시간이,
오늘도 너에게 가장 다정한 위로가 되어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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