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좋아요 3개, 그중 하나는 내 거

『인생 2막, 유튜브 ON』

by 박동욱

뜨끈한 해장국 한 그릇 앞에 앉자마자, 속이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었다. 윤슬은 무심한 듯 자연스럽게 반찬을 내 쪽으로 밀어주며 말했다.

“술 마신 다음 날은 무조건 국물이에요. 여행도, 촬영도, 속이 편해야 잘 돼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식당의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조용한 대화를 이어갔다. 여행의 이유, 목적, 그리고 유튜브.

“어제도 여기서 찍어보려고 했거든요. 근데… 눈치도 보이고, 정신없고, 시끄러워서 결국 포기했어요.”

윤슬은 젓가락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당연한 거예요. 식당 촬영은 아무나 못 해요. 일단 가게 측 동의를 구하고, 벽을 등진 구석자리를 찾아 앉는 게 기본이에요. 절반은 그걸로 성공하는 거예요.”

나는 감탄과 동시에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그런 기본도 몰랐구나 싶어서.

“어르신들이 가끔 말 거시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게 촬영에 도움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근데 중요한 건, 그런 모든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편집하느냐예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까의 문제거든요.”

그녀의 말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삶의 태도처럼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국물을 떠먹으며 그 말을 곱씹었다.

“핸드폰으로 찍어도 괜찮을까요?”

“다들 그렇게 시작해요. 요즘은 좋은 편집 어플도 많고, 장비보다 중요한 건 내용이에요. 뭘 담을지, 어떻게 말할지.”

우리는 식당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조금 차가웠지만, 햇살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윤슬이 휴대폰을 꺼냈다.

“제가 찍는 거 보여드릴게요. 걷는 브이로그 스타일이에요. 따라와요.”

그녀는 가벼운 걸음으로 골목길을 걸었다. 나는 한 발자국 뒤에서 그녀를 따라가며, 그녀가 어떻게 카메라를 잡고 어떤 시선으로 풍경을 담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나무, 지나가는 고양이, 그리고 반사광이 묻어나는 창가. 그녀는 그것들을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 모두를 '이야기'로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찍고, 목소리는 따로 녹음해요. 걷는 소리도 넣고, 필요한 장면만 골라내고. 편집은… 감정이 말해주는 거죠.”

나는 그녀가 말한 ‘감정이 말해주는 편집’이라는 말이 오래도록 머리에 맴돌았다. 아직 나는 어떤 감정을 보여주고 싶은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이상하게도, 부럽진 않았다. 그냥 조금, 궁금했다.

그날 밤, 숙소로 돌아와 첫 영상을 다시 올렸다. 편집도 없고, 흔들리고, 어색한 영상. 조회수는 단 세 개. 그중 하나는 아마 나고, 또 하나는 조카일 테고…

그래도 이상하게 뿌듯했다. 누군가 볼지 모르는 한 편의 기록. 좋아요 3개 중 하나가 내 거라도, 이건 시작이니까.

그리고 생각했다. 나도 걷고 있다. 아직 어설프고 느리지만, 분명히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걸으면서 배우는 중이다. 누군가의 발자국 뒤를 따라가며, 나만의 프레임을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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