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혼자 시작하는 유튜버 박동욱

『인생 2막, 유튜브 ON』

by 박동욱

혼자 남았다. 사실 그게 시작이었으니, 아쉽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윤슬이 떠난 다음 날,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낯선 방, 조용한 숙소, 그리고 나 혼자. 어색한 듯 익숙한 그 고요함 속에서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할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혼자 여행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제는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유튜버니까—라는 생각이 어쩐지 스스로를 웃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야, 뭐 하냐? 어차피 놀 거면 우리 집이나 와. 서산이야. 바람 쐬러 오든가."

그 말에 조금 설렜다. 친구와의 오랜 재회도 좋고, 새로운 곳도 좋았다. 나는 곧바로 시외버스를 예매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흐르는 풍경은 마음을 가볍게 했다.

그렇게 두 시간쯤 흘렀을까. 도착이 가까워질 무렵,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어… 미안. 와이프가 오늘 온단다. 너 며칠 있다 오면 안 되냐?”

순간 정적. 뭐라 말할 수 없었다. 그냥 웃음만 나왔다.

“야, 나 이미 버스 타고 거의 다 왔거든?”

“아 진짜 미안해. 다음에 내가 꼭 살게.”

전화를 끊고 나니, 기분이 좀 묘했다. 열도 나고 웃기기도 했다. 이게 뭔가 싶어서, 나는 카메라를 꺼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콘텐츠는… 친구의 배신으로 낯선 서산에 버려진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낯선 도시에 혼자 내려, 캐리어도 없이 어정쩡하게 걷기 시작했다. 지도도 없이, 계획도 없이, 그냥 감으로 항구 쪽으로 향했다. 서해라면 항구쯤 있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항구를 찾긴 했다. 바닷바람은 짭조름했고, 갈매기 소리는 의외로 낭만적이었다. 나는 셀카봉을 들고 항구를 스케치하듯 촬영을 시작했다. 고기 손질하는 아저씨들, 그물을 정리하는 모습, 배의 흔들림…

그러다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거기 젊은 양반! 허락도 없이 왜 찍고 그래? 얼굴 나오면 안 된다고 했잖아!”

당황한 나는 카메라를 급히 내렸다. 손을 번쩍 들고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촬영 안 하겠습니다!”

쫓겨나기 직전, 한 중년 남자가 나서며 말했다.

“에이, 요즘 유튜버들이야 다 저렇게 찍지. 이해해 줘, 형님.”

그 남자는 나를 향해 웃으며 손짓했다.

“혼자지? 와, 여기 와서 같이 고기나 구워.”

그렇게 나는 어쩌다 보니 고기판 앞에 앉게 되었다. 모르는 동네,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불 앞에 앉으니 그게 또 편했다. 아저씨들은 내게 이름도 묻지 않고 술잔부터 건넸다.

“젊은 친구, 뭐 찍는 거야?”

“그냥… 유튜브요. 여행 브이로그 같은 거?”

“오, 유명한 사람 되는 거 아냐? 우리도 찍혀?”

“얼굴 안 나가게 할게요. 손만 나오게.”

“그럼 젓가락질은 조심해야겠네!”

웃음이 터졌다. 대화는 가볍고, 고기는 맛있었고, 바닷바람은 생각보다 덜 추웠다.

오늘 하루, 예상도 계획도 없던 이야기로 채워졌다. 그리고 이상하게, 윤슬이 없는 자리였지만 덜 외롭진 않았다. 어쩌면 이런 게 진짜 여행 아닐까 싶었다.

이 도시엔 친구도 없고, 연고도 없지만, 카메라에 담긴 이야기들은 점점 풍성해지고 있었다. 유튜버 박동욱, 오늘도 혼자지만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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